119.도로에서 만나는 나무, 후박나무
후박나무
Machilus thunbergii Siebold & Zucc.
해안과 산기슭에서 자라는 상록성 큰키나무
과명 녹나무과
분포 경남, 경북, 전남, 전북, 제주
제주어 누룩낭(토평), 반두어리, 후박낭
몇 년 전만 해도 제주시를 벗어나면 마을 어귀의 정자나무가 여름철 더위를 피하는 장소였다. 누군가 정자나무 밑에서 쉬고 있으면 어느새 하나둘 모여들면서 이야기꽃을 피운다. 제주도의 정자나무는 팽나무가 대부분이지만 애월읍 납읍마을에는 후박나무가 그 역할을 한다.
제주도에서는 어렵지 않게 후박나무를 만날 수 있다. 곶자왈에서 가장 흔한 나무가 바로 후박나무이며 오름에서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제주도의 식생을 대표하는 나무이니만큼 왕벚나무와 먼나무 다음으로 가로수로 많이 심는다. 생장이 빠르고 공해에 강하여 가로수로 제격이다. 제주도의 관문인 공항로, 제주시 구좌읍 비자림로, 서귀포시 대산로와 칠십리로 등 곳곳에 후박나무 가로수길이 있다. 물론 제주도 말고도 남해안 일부 섬, 울릉도 등지에서도 자란다. 이처럼 후박나무는 우리나라가 원산이어서 국내에서는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지만 세계적으로는 희귀한 나무로 알려져 있다.
후박나무라는 이름은 '잎과 나무껍질이 두껍기 때문'에 붙여졌다고 하며, '인정이 두텁고 거짓이 없음'을 뜻하는 '후박하다'라는 단어에서 연유한다. 한방에서는 후박나무의 껍질을 후박피라 하여 설사와 이질 등 위장병을 다스리는 약재로 사용한다. 또 기관지가 좋지 않거나 소변이 시원치 않을 때도 쓴다. 이러다 보니 사람들이 껍질을 너무 많이 벗겨 내서 죽는 후박나무가 한두 그루가 아니었다.또 자세히 관찰해 보면 여름철 후박나무 주변에 모기가 없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나무껍질에 모기향의 원료가 되는 성분이 있기 때문이다. 잎에도 독성이 있어 곤충이 잘 모여들지 않고, 운동신경을 마비시키는 성분도 들어 있다.
울릉도 하면 호박엿을 떠올리지만 시작은 '후박엿'이었다고 한다. 후박나무 껍질을 넣어 약용으로 후박엿을 만들어 먹었는데, 후박나무가 점점 없어지면서 호박을 넣어 호박엿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이후로 울릉도 하면 '호박엿'을 떠올리게 되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또 일본에서 들어온 일본목련을 우리나라 원산의 후박나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이것은 일본목련의 한자 이름이 '후박'이라서 생긴 오해일 뿐 두 나무는 전혀 다르다.
줄기-높이는 20미터에 달하고 나무껍질은 갈색 또는 연한 갈색으로 줄무늬가 있다. 어린 가지는 녹색으로 붉은빛이 돈다,
잎-어긋나며 가지 끝에 모여 난다. 긴 타원형 또는 거꿀달걀형으로 표면은 짙은 녹색이고 뒷면은 회록색이다. 잎끝은 급격하게 좁아지고, 가장자리는 밋밋하다.
꽃-암수한그루로 5~6월에 새 가지 밑부분 잎겨드랑이에서 나온 꽃대에 황록색 꽃이 모여 원뿔모양꽃차례를 이룬다.
열매-둥근 핵과는 약간 눌린 모양이며, 7~8월에 잎겨드랑이 쪽에서 흑벽색으로 익어 간다. 열매자루는 붉은빛을 띈다.
주요 특징-가죽질 잎은 짧고 약간 넓으며, 끝이 급히 좁아져 돌출한다. 얼매자루는 붉은빛을 띤다.
이야기로 만나는 제주의 나무 중에서
글.사진 이성권
첫댓글 울릉도 후박엿 처음 듣는 얘기 입니다 ~~백경미 카페지기님! 매일 매일 감사합니다 갑자기 호박엿 생각이 나네요
같이 먹을까요~~ ㅋㅋ
아버지께서 교통이 좋지 않았던 시절에 울릉도에 방문하셨다가 사오신 후박엿이 생각납니다.
그땐 호박엿이라고 생각하고 먹었었고, 특이하게 이에 달라붙지 않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맛난 사탕이라도 입에 한가득 물고, 어릴적 기억에 문을 똑똑 두드려 보겠습니다.
오늘도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