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구 이야기] ㅡ 탁구의 세계, 동물의 세계
여타의 세계와 마찬가지로 탁구 세계의 중심에는 사람이 있습니다. 따라서 탁구인이 되기에 앞서 먼저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뜻.
동물의 세계는 없습니다. 세계가 있으려면 사람이 있어야 하고 세계의 주인공은 언제나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생존의 덫(그물, 우리, 감옥)에 갇혀서 허우적대는 처절한 모습들을 마치 동물의 세계가 따로 존재하는 것처럼 착각을 불러일으킵니다.
세계란, 있는 그대로의 것이 아니라 만들고 구성되어지는 것입니다. 바로 사람에 의해서. 오직 사람만이.
탁구의 세계에서, 움직이는 공에게 자유를 주는 것도 사람이고, 공의 자유를 가두고 거둬가는 것도 사람입니다.
강한 커트나 드라이브는 회전을 구실로 공을 가둡니다. 반면에 너클볼은 공의 자유를 수용하고 허용합니다.
어느쪽으로든 한 가지 방향으로 공의 회전을 만드는 것은 일방적 통행을 힘으로서 강요하는 것으로, 양방향 혹은 다방향의 가능성을 열어두는 자유로운 공의 난해함에는 미치지 못합니다.
아무리 강한 커트볼도 강한 드라이브를 이기지 못하고, 아무리 강한 드라이브를 걸어도 강한 스매싱의 힘에는 미치지 못하듯이, 힘만으로 버텨낼 순 없습니다.
탁구공이 생존의 덫에 걸려서 몸부림치는 모습들을 보면서, 마치 그것이 탁구의 세계라고 가리키는 것은, 마치 동물의 세계가 존재하는 걸로 착각하는 것과 다를 바 없으며, 사람이란 존재의 가치를 떨어뜨리는 결과로 나타납니다.
탁구를 하면서 점점 인간미를 잃어간다면, 차라리 탁구를 안 하는 것이 더 이롭겠다는 생각입니다.
사람 나고 돈 났다고 하듯이, 사람 나고 탁구 났다는 것 아니겠습니까.
건강을 위해서 탁구를 해야 한다면, 탁구를 통해서 인간미를 더욱 가꾸는 일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고 봅니다.
인간미가 도드라지는 것은, 관계(사람관계)를 중요시 하고 서로 배려하고 격려하고 탁구를 통해 더 크게 연대하면서 공감의 장을 넓혀가는 경우입니다. 특히 생체인들에게는 모두가 해당된다고 봅니다.
kjm / 2024.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