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라는 세계’라는 제목을 가진 이 책은 어린이책 편집자로 일했고, 독서 교실에서 어린이들과 책을 읽고 있는 김소영 작가의 책이다. 독서 교실에서 있었던 여러 이야기, 또 여러 어린이와 있었던 이야기가 있다. 또 우리가 어떻게 어린이를 바라보고 대해야 하는지 잘 이야기 해주는 책이었다. 사실 이 책을 알게 된 것은 중학교 1학년, 학교 다닐 때 알게 되었다. 이 책으로 국어 수업을 진행했었는데, 여러 챕터를 읽은 후 이 책은 꼭 사서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바로 주문했던 기억이 난다. 그만큼 어린이에 대해서, 어린이와 함께 살고 있는 이 사회에 대해서 한 번 더 살펴보고, 고민할 수 있게 해주었던 책이다. 어린이 뿐만 아니라 우리의 사회, 또한 나까지도 돌아보게 하는 책이었다. 이 책을 3번째 읽고 있는데, 그래서 그런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챕터가 생겼다. 바로 3부에 ‘쉬운 문제’라는 챕터이다. 국어 시간에도 이 챕터를 읽고 여러 토론을 나눈 기억이 있다. 그래서 그런지 읽을 때마다 더 생각하고, 고민해 보는 챕터인 것 같다. 오늘 글에서는 ‘쉬운 문제’라는 챕터에 나온 이야기로 글을 써 보겠다.
이 챕터의 시작은 동네 떡볶이집에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앞 손님이 주인아주머니께 반말을 쓰며 이리저리 따졌던 상황과는 달리, 그 손님이 간 후에 귀여운 어린이 손님 둘이 떡볶이를 먹고 한 번에 치우기 좋게 정리해 놓은 상황이 나온다. 이 상황을 바탕으로 ‘노 키즈 존’과 ‘노 베드 패런츠 존’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아까 앞 손님과 같이 어른임에도 불구하고 피해를 준다면, 그것은 아이들이 가게에서 피해주는 것과 똑같은 것이라고 작가는 이야기한다. 식당에서 떠드는 아이들과, 왁자하게 모여 떠드는 테이블을 다르게 생각하는 것은 차별이라고 말한다. 물론 작가는 아이들이 피해를 주지 않는다는 말을 하고 싶다는 게 아니다. 자신도 피해 본 경험이 있으며, 이것에 대해 깊이 고민하기 전에 피해주는 아이들을 곱지 않은 눈으로 보았다고 이야기한다.
이런 태도가 차별과 혐오의 소산이라는 것을 안 뒤에는 의식적으로 어린이의 소음을 무시했다. 기차에서 아기가 울면 ‘아기가 피곤 한가 보구나’하고, 식당에서 아이가 보채면 ‘집에 가고 싶은가 보구나’하고 말았다. 그러자 놀랍게도 내가 편안해졌다. 눈살 찌푸릴 일이 없기 때문이다. ‘다른 손님들’이 이런 관용을, 내가 너무 늦게 갖기 시작한 이런 관용을 조금씩 갖는다면 어린이도 배울 기회를 얻을 수 있다. 물론 한 번씩 어린이의 고함에 나도 모르게 얼굴을 찡그릴 때가 있고, 이 점이 가게에서 일하시는 분들을 당황하게 할 수도 있다. 그런 순간들을 공유하면서 어린이를 가르칠 수 없을까? 더 많이 알고 더 많이 누린 사람이 잘 모르고 경험 없는 사람을 참고 기다려 주는 것. 용기와 관용이 필요하지만, 인간으로서 할 수 있고 해야 하는 일이다. (212쪽)
더 많이 알고 더 많이 누린 사람이 잘 모르고 경험 없는 사람을 참고 기다려 주는 것. 어린이에 대해 차별과 혐오가 아닌, 관용으로 바라보는 태도가 우리 사회에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관용이란 남의 잘못을 너그럽게 받아들이거나 용서한다는 뜻이다. 경험 없는 어린이들에게 그저 안 좋은 시선과 차별을 주는 것이 아닌, 용서하며 참고 기다려 주는 것. 바른 것을 가르쳐주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사실 나는 노 키즈 존에 대해서 반대하는 입장이다. 어린이였던 내가 그 상황을 마주했을 때, 함께한 부모님도, 동생과 나도 좋은 감정을 얻지 못했다. 카페를 갔던 상황이었는데, 노 키즈 존이라고 이야기하는 직원도 좋게 볼 수 없었다. 물론 그 직원에게는 잘못이 없었지만, 부정적인 감정밖에 들지 않았다. 이 책에서도 나오지만, 만약 특정한 인물을 지정하여 출입을 금지한다면 기분 좋을 사람이 누가 있을까? 그런 상황 속에서 누가 차별이 아니라고 이야기할까? 뉴스에서는 출생률이 떨어져서 난리라고 하지만, 나는 어쩌면 출생률이 떨어지는 이유를 알 것 같다. 우리 사회는 어린이를 환영하지 않는다. 아이가 울면 얼굴이 찡그려지기 마련이다. 똑같은 과정을 밟아왔는데, 그들을 차별하는 것이 과연 옳을까?
요즘 시대를 보면 드는 생각은, 그저 너무 이기적인 세상이라는 생각밖에 안 든다. 여기서는 어린이만 이야기하지만, 사실 우리 사회에서 차별받는 대상이 너무나 많은 것을 본다. 결국엔 편한 사람들이 더 편함을 추구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 사회 속에서 아무 말 없이 살아가는 나도 많이 반성하게 된다. 오늘 책을 통하여 나를 살펴보고, 나의 주변을 살펴본다. 내 주변에 있는 많은 어린이에게 조금 더 웃으며 인사하겠다고 다짐한다. 내 주변에 있는 사람들에게 조금 더 배려하기로 다짐한다. 나부터 조금 더 배려하고, 조금 더 생각하고, 조금 더 행동한다면 아마 우리 사회는 관용이라는 말에 적합한 사회가 되지 않을까?
오늘 참 많은 내용을 이야기했다. 노 키즈 존부터 시작해서 차별, 우리 사회를 돌아보기까지. 결론을 맺자면 나부터, 우리부터 실천하자. 이기적인 사회에서 편함을 추구하는 것이 어쩌면 당연하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바른 생각으로 판단되지 않는다. 모두가 살기 좋은 사회를 만들기 쉽지 않겠지만, 각자의 자리에서 노력할 수 있다. 이 노력을 통해 더 빛나는 사회를 만들어 가는 우리들이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