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 속 사자 친구 세 마리 데려오기
박경선(대구대진초등학교 교장)
<학교에 간 사자>와 <나와 사자 이야기> <집으로 가는 길> 그림책 속에는 사자가 친구로 나온다. 모두 환상 동화다. 환상 동화의 개념과 특성을 잠시 살펴보고 데려온 사자와 친구되기 위해 이 사자들을 잘 데리고 노는 방법에 대해 말하고자 한다.
1.환상(판타지)의 개념; 현실 속에 비현실의 이야기를 합리적으로 꾸며 믿게하는 것
-성인문학의 환상은 상황에 따라 파멸하거나 상황을 극복하는 구조를 취하지만, 그림책에서 환상은 환상 그 자체로 끝나는 경우보다 대개 현실로 돌아온다. 현실과 환상을 대비시켜 환상을 통해 현실을 다르게 보게 한다.(김주연 저-그림책 문학읽기)
이때, 환상은 현실을 바탕으로 하는 환상이어야 한다. 그러려면 현실과 환상을 연결해주는 어떤 길 통로가 놓여져야 한다. 여기서 그림책 속 사자 세 마리를 현실로 데려오는 방법을 살펴본다.
학교에 간 사자-사자가 책 읽기를 좋아해 학교 도서관에 간 이야기
나와 사자 이야기-동물원에 가 사자를 보며 ‘사자야 나랑 친구할래?’하며 말을 걸어 친구가 된다.
집으로 가는 길- 광장에 서있는 사자 동상에게 꽃 한송이 내밀며 ‘우리 집까지 좀 데려다줄래?“ 말을 걸어 동상 사자가 따라오는 것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환상이 지닌 문학 특성
① 환상은 꿈과 유사하다. 꿈은 외계와 차단된 상태에서의 정신 경험(무의식의 세계)와 존재 않는 새로운 무엇을 만들어내려는 욕망(외계의 현실에 전념하는 의식상태)의 세계다.
② 환상은 현실의 벽을 뚫고 나가려는 의지와 신념을 가진 역동적 힘을 지닌다.
③ 환상은 언어의 주술력으로 창조된다. →그럴듯하게 꾸며낸 거짓말이 참말처럼 행세하는
④ 환상은 비현실 속 현실에서 자라므로 그것을 수용할 수 있는 분위기가 중요하다. (어린이가 환상을 쉽게 받아들이는 까닭은 상상력과 경이의 마음이 있기 때문이다.) 환상(판타지)는 종교처럼 믿지 않으면 진실성을 느낄 수 없다.
ㆍ환상의 유형
① 전승적 환상
옛날 이야기나 전래동화에 나타난 공상성이 풍부한 환상
② 몽환적 환상
가장 초보적인 방법으로 등장인물이 작품 속에서 꾸는 꿈, 꿈이 주는 허무감은 문학성의 상실까지도 초래하기에 고도의 세련된 기술이 필요하다.
③ 매직적 환상이란 요술이나 마술, 마법과 같은 신비한 힘이 도입된 환상이다. 메르헨에 자주 등장하는 마녀나 마법의 성에서 찾을 수 있고 도깨비 설화에서도 찾을 수 있다. 매직의 힘은 불가능을 가능으로 변하게 하고 유에서 무를 창조한다. 어린이가 가장 선호하는 환상의 유형이다.
④ 우의적 환상은 동식물, 무생물과 같은 비인격체에 인격을 부여하여 의인화하는 수법을 말한다. 의인화한 우의적 동화라고 해서 모두 환상동화라고 할 수는 없다. 작품 전체, 혹은 부분이라도 환상성을 지니고 있어야 한다.
⑤ 시적 환상은 단순 명쾌성을 중히 여기는 아동문학의 특성에도 부합되는 것들로 문체의 장식적 요소로 많이 사용된다.-옛날 옛날처럼 거듭되는 반복 또한 주술성 환상이다.
⑥ 심리적 환상
등장인물의 의식 세계에서 나타나는 공상 세계는 물론 의식의 흐름까지 포함하여 미분화 상태에 있는 이미지군으로 기록하는 것이 의식의 흐름 수법이다.
ㆍ엔서니 브라운의 "고릴라" 둘은 현관 문을 열고 밖으로 나왔어 "그럼 가자." 고릴라는 한나를 살짝 들어올려 허리에 꼈어. 그리고 나무를 타면서 동물원으로 갔지."주인공 한나에게 꿈이 없었다면 얼마나 불행했을까? 아버지에 대한 원망, 꿈 즉 비현실 속에서는 오히려 실제 고릴라를 만나고 모든 것, 아버지에 대한 불만이 풀어진다. 현실 속에서는 인형일 뿐이었던 골리라였지만, 딸의 말을 묵살하던 아버지는 한나가 꿈을 꾼 이후 딸을 다정하게 대한다. 아버지가 한나를 다정하게 대하는 두 가지 해석: 꿈이 한나의 불만들 풀어줬기 때문에 아버지를 따뜻하게 보는 것, 하나는 한나의 마음이 꿈으로 따뜻해진 것. 어느 쪽이든 꿈과 연관되어 있다. 의식은 지식으로서의 앎이 아니라 몸으로서의 앎이다. 어떤 문제에 대한 민감도, 혹은 외로움이나 불안, 거창하게는 골방에서 시대의 아픔과 슬픔을 느끼는 것까지 모두 몸으로서의, 느낌으로서의 앎이다. 비록 체계화된 지식은 아니지만 이것이 바로 의식이다. 그런데 무의식이라는 개념은 프로이드 때문에 잘 알려져 있고, 체계화되어 있다. 무의식을 알기 위해서는 꿈으로 가고 꿈을 알기 위해서 꿈꾸기 전의 상태로 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