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종편이 황금채널을 받았습니다. 종합편성채널 4개(JTBC, 채널A, MBN, TV조선)사의 채널이 14~20번으로 확정됐네요.
국내 최대 MSO CJ헬로비전은 JTBC에 14번, MBN 16번, 채널A 18번, TV조선 19번을 줬고 수도권 최대 MSO인 티브로드는 JTBC 17번, MBN 18번, TV조선 19번, 채널A에 20번을 순으로 배정했습니다.
이와 같이 12월 방송을 시작하는 종편들은 지상파와 홈쇼핑 채널 다음으로 빠른 번호를 받으며 힘을 받게 됐습니다.
번호를 보면 야당과 시민단체들이 계속 문제삼았던 정권의 입김 작용이 이뤄진 것 같습니다.
지난 10월 30일 최시중 방통위원장은 씨앤앰과 티브로드 등 4개 SO 사장단을 방통위 청사에서 만나 "종편과 SO들이 채널협상 과정에서 서로들 이기적으로 자기 입장만 내세우는데, 그러지 말고 법이 정한 테두리 안에서 시청자의 입장에서도 생각해 달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채널 배정에 최시중 방통위원장의 영향력이 작용했다고 볼 수 있는 정황입니다.
채널 선전하는 조선,중앙일보 캡쳐화면. 이 시기는 종편과 SO가 채널 배정 문제를 두고 협상을 벌이던 민감한 때. 최 위원장의 발언은 SO 관계자들에게는 압력으로 느껴졌을 것 같습니다. 지난해 10월 최 위원장은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김부겸 민주당 의원의 '종편에 대한 채널 특혜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답변을 할 수 있냐'는 물음에 '(지상파 인접 채널 부여를) 고려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채널 선전하는 조선,중앙일보 캡쳐화면.
이 시기는 종편과 SO가 채널 배정 문제를 두고 협상을 벌이던 민감한 때. 최 위원장의 발언은 SO 관계자들에게는 압력으로 느껴졌을 것 같습니다.
방통위가 종합유선방송사업자인 SO의 채널 편성을 간섭할 권한이 없는 상황인데도 최 위원장은 '행정지도'를 통해 이를 밀어부치겠다는 겁니다. 그 이유로 최 위원장은 '시청자의 편익을 위해서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시청자의 편익을 위해서'라고요? 글쎄요. 제 눈에는 특혜로 보입니다. '종편 살리기' '종편 키우기'로 느껴집니다.
그토록 시장자유주의를 강조하는 정부에서 왜 종편에만 '황금채널' 부여 등의 특혜를 줍니까. 형평성에 어긋납니다. 더군다나 다른 케이블 프로그램 공급 사업자들은 종편에 떠밀려 뒷번호로 밀리거나 아예 케이블 채널에서 빠질 수도 있는 상황입니다. 그것도 현 정권에 우호적인 종편 사업자들에게 '황금채널'을 준다면 누가 봐도 권언유착입니다.
지상파HD 방송 중단 공지문. 특히 종편 출범 시기에 맞물려 묘하게도 지상파 고화질 방송을 케이블을 시청하는 가정에서 볼 수 없죠. 지금 SO와 지상파는 재송신 협상을 둘러싸고 싸우고 있는데요. 그 결과 케이블TV를 통한 지상파 고화질 방송이 멈춘 상태입니다. 시청자들의 불만은 커지고 있고요.
지상파HD 방송 중단 공지문.
특히 종편 출범 시기에 맞물려 묘하게도 지상파 고화질 방송을 케이블을 시청하는 가정에서 볼 수 없죠. 지금 SO와 지상파는 재송신 협상을 둘러싸고 싸우고 있는데요. 그 결과 케이블TV를 통한 지상파 고화질 방송이 멈춘 상태입니다. 시청자들의 불만은 커지고 있고요.
고화질 지상파 방송을 볼 수 없는 상황에서 출범하는 종편. 시청자들의 관심이 종편에 더 쏠리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황금채널에 멈춘 지상파 송신, 누가 보더라도 상황은 종편에 유리하게 돌아가고 있네요.
종편 채널 배정에 지나친 관심을 보여온 방통위가 이상하게도 500만 가입자들을 고통에 빠뜨린 SO-지상파 갈등에는 소극적인 것도 이해할 수 없습니다.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된 종편. 지금도 보수적인 목소리가 많이 들리는 상황에서 보수적인 색채가 더 강해질까 걱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