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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수사본부에 도착해서 도츠가와 경위는 곧 오노데라 이사장에 대한 심문을 시작했다.
“당신은 여기 오는 도중에 호텔N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모른다고 하셨지요? 그건 새빨간 거짓말이야. 오늘 호텔N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무슨 일을 하려 했는지, 그걸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게 오노데라 씨, 바로 당신이야”
도츠가와 경위는 우선 오노데라를 향해 거친 말투를 사용했다.
“내가 알고 있다는 무슨 증거라고 가지고 있나?”
오노데라도 지지 않으려는 듯이 강한 말투로 물었다.
“물론, 있지요. 당신은 호텔N의 주위를 통과하는 코스로 오늘의 마라톤대회를 주최했습니다.. 처음에는 호텔의 전면을 통과하는 루트였지요. 그런데, 왠지 갑자기 호텔의 뒤를 통과하는 코스로 변경했지요? 이건 무슨 이유였습니까?”
“호텔 정면은 자동차 출입 및 사람의 출입이 많아 마라톤 런너가 뛰기 힘들기 때문이었어. 더구나, 호텔 정면을 통과하게 되면 구경꾼들이 몰려들어 호텔에게도 불편을 주게 되지. 그래서, 호텔 뒤를 통과하게 한 거야. 그게 뭐가 이상한 거지?”
“그건 변명이 되지 않습니다”
“왜?
“처음 당신이 호텔N의 앞을 통과하는 코스로 결정했을 때, 호텔 앞이라고 하지만 도로 하나 넘어 있는 호텔 입구에서 100미터 떨어져 있는 도로가 루트로 되어 있었지요. 이게 그 때의 포스터입니다. 이거 틀림없는 것맞지요? 호텔에 물어보니 이 정도라면 불편이 없을 거고, 더구나, 호텔 손님들의 응원이 가능해서 오히려 기뻐할 거라고 호텔N의 지배인이 증언했습니다. 결국, 이 코스로도 아무 불편 없이 대회를 진행할 수 있었을 겁니다. 그런데, 어제 갑자기 당신 혼자만의 생각으로 마라톤 코스를 바꿔버렸습니다. 호텔 정면이 보이는 도로에서 뒤쪽도로로 바꾸었지요. 그러나, 그쪽이 구경꾼이 모여들기 어렵고, 무엇보다도 어두워서 마라톤 경기의 화려함이 없어지고 맙니다. 그런데도, 당신은 왜 뒤쪽 도로로 바꾸었나요?”
“그러니까, 좀 전에도 말했잖아? 런너들도 달리기 어렵고 호텔에 불편을 끼치니까 바꿨다고”
“그것만으로는 전혀 설명이 안 됩니다. 지금도 말했듯이, 호텔 정면이라고는 하지만 100미터 떨어져 있는 도로를 이용하니까 전혀 불편한 상황이 아닙니다. 호텔측도 불편한 일 없다고 증언하고 있고, 당신도 그래서 처음에는 이 코스로 정한 거잖아요? 그런데 갑자기 코스를 바꿔버렸습니다. 왜 바꾸었을까? 명확하게, 5년 전의 살인사건의 증인인
“그건 어디까지나 마라톤을 아무 탈없이 끝마치고 싶었기 때문이었고, 우선 난 이이단가 뭔가 하는 증인인지 뭔지에 대해선 아는 게 없고, 아무 관계도 없단 말야”
오노데라가 항변했다.
도츠가와 경위는 범인 두 명의 얼굴사진을 오노데라의 앞에 놓곤
“잘 들어요, 여기 남자 두 명의 얼굴사진이 있습니다. 이름은 히라타 아키라, 호시노 겐타. 오노데라씨는 물론, 이 사진의 얼굴을 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아니면, 두 사람 모두 전혀 모르는 얼굴인가요?”
오노데라는 사진을 힐끔 쳐다보곤 곧 도츠가와 경위를 보며
“아니, 이런 얼굴은 본 적이 없어. 두 명 다 모르는 남자야”
“그건 이상한데요. 지금부터 5년 전 당신은 이즈반도의 동쪽을 달리는 국도135호선을 이용, 마라톤대화를 기획하고 주최했지요. 그때 그 지방의 얼굴인 K조직에게 교통정리 및 구경꾼 정리를 부탁했습니다. 물론, 당신은 그에 걸맞은 돈을 지불하셨지요? 그때 이사장인 당신과 K조직의 연락책으로 이 두 사람이 당신한테 몇 번인가 왔었을 겁니다. 잘 보세요. 당신이 잘 알고 있는 히라타 아키라와 호시노 겐타입니다. 5년 전 이 두 사람은 K조직의 조직원이었습니다. 그건 물론 알고 계시지요? 5년 후인 오늘 이 두 사람은 호텔N의 1501호실에
도츠가와 경위가 말을 마치자 오노데라의 안색이 갑자기 창백해졌다.
“몇 번인가 말했지만, 난 이 두 명의 남자를 전혀 몰라요. 혹시, 경찰은 이 두 남자가 나와 관계가 있다는 증거라도 가지고 있습니까?”
“당신 밑에서 일을 하다 1개월 전에 그만둔 남자가 있지요? 이름은 미즈노 히로유키. 그가 확실히 증언했습니다. 5년 전에 열린 국도 135호선을 이용했던 마라톤대회 때에 당시 K조직의 조직원이었던 이 두 명의 남자가 K조직과 당신과의 연락책으로서 당신에게 가끔 방문하는 걸 보았다고 그가 증언했습니다. 이 증인도 후에 만나게 될 겁니다”
도츠가와 경위가 말을 하자 오노데라의 안색이 더욱 창백해졌다.
5.
체포된 히라타 아키라와 호시노 겐타 두 명은 호시노 겐타가 가메이 형사에게 왼쪽다리를 쏴서 부상당했고, 히라타도 형사들과 격투를 하면서 상처를 받았기 때문에 둘 다 병원에 입원하게 되었다. 그래서, 도츠가와 경위는 가메이 형사와 함께 병원으로 가서 둘을 심문하게 되었다.
“이렇게 된 이상, 각오하고 너희들도 모두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게 자네들을 위해서도 좋을 거야”
도츠가와 경위가 말을 했으나 둘은 묵묵부답이다.
도츠가와 경위는 계속해서
“여기 오기 전에 [42.195회]의 오노데라 이사장을 체포해서 이야기 듣고 왔어. 오노데라는 자네들을 안다고 자백했어. 처음 알게 된 게 5년 전의 히가시이즈였다고 했지. 국도 135호선을 이용해서 마라톤대회를 열었을 때 오노데라는 그 지방의 얼굴인 K조직에 돈을 지불하며 인원정리 및 교통정리를 부탁했고, 그때 자네 둘이 K조직과 오노데라 이사장과의 사이에서 연락책을 하도록 명을 받았지. 이게 틀림없는 사실이지? 오노데라도 확실하게 인정했거든”
도츠가와 경위가 설명했지만 아직 둘은 묵묵부답이었다.
“잘 들어, 그 후 오노데라 이사장은 자네 들에게 큰 돈을 주며 니시이즈의 도오가시마 바다에서 나카가와
도츠가와 경위가 설득했다.
“오노데라 이사장은 우리들에 대해서 뭐라고 했나요?”
히라타가 입을 열며 그렇게 물었다.
“5년 전의 나카가와
도츠가와 경위가 말을 하자 히라타가 갑자기 웃음을 터뜨렸다.
“여보세요, 형사님, 그런 거짓말로 우리들에게 오노데라 이사장의 부탁으로 살인을 했다고 자백 받으려는 짓은 그만두시는 게 어떨까요?”
엉겁결에 도츠가와 경위도 웃어버렸다.
“알았어. 난 거짓말이 약해서, 안 속아준단 말이야”
도츠가와 경위가 말을 하자 이번에는 호시노가
“우리는 원래 그 오노데라라는 친구가 워낙 마땅치 않아서 형사님이 거짓말로 연극을 하지 않아도 정확하게 말씀 드릴게요”
라며 계속 말을 이어갔다.
“확실히 나와 히라타는 5년 전 이즈의 동해안을 무대로 활동하던 K조직의 일원이었어요. 그럴 즈음에 그 오노데라가 이사장을 하고 있는 단체가 동해안에서 마라톤대회를 주최하게 되었지요. 우리 조장에게 돈을 가지고 와서 사람과 자동차 정리를 부탁한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우리 둘은 조장의 명령으로 그 이사장과의 연락책이 되어 회의를 했다. 3횐가 4회 정도 했었나. 그때 얼굴을 기억했었겠지. 우리도 그의 얼굴을 기억했지만”
“그게 인연이 되어 오노데라에게 나카가와
“네 그래요. 오노데라한테서 직접의뢰 받아 도오가시마에서 나카가와 마유미라는 여자를 배에 태워 바다로 나가 익사시켰습니다. 그때 조직에게 폐를 끼쳐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서 조직을 그만두었지만요. 돈을 좀 더 줄 거라 생각했는데, 그 친구는 구두쇠라서. 돈이 너무 적어서 실망했지요”
“그래서, 다음은 니시신주쿠였던가?”
“네, 올해가 되어 여자를 죽였습니다. 이것도 그 이사장에게 부탁 받은 겁니다. 잘은 모르겠지만, 5년 전에 도오가시마에서 진짜 나카가와
“그래서 오늘 호텔N에 온 목적은 도오가시마에서의 살해 때 당신 둘을 봤다는 증인이 나타나서, 그 증인을 살해하기 위해 왔던 거지?”
“이사장한테서 연락이 와서 실은 도오가시마 사건에 관련된 증인이 나타났고, 그 증인이 지금 도쿄의 호텔N에 머물고 있다. 목격자니까 빨리 처리해 버리는 게 좋지 않겠냐고 했습니다. 그 이사장은 조금도 변하지 않았고, 역시 구두쇠였죠. 당신네들 문제니까 돈은 못 주겠다고 했습니다”
“호텔의 어느 방에 증인이 들어 있었는지 처음부터 알고 있었어?”
가메이 형사가 물었다.
“아뇨, 처음에는 호텔N의 어느 객실에 숨겨져 있을 거라고 생각은 했습니다만, 어느 방인지는 몰랐습니다. 최초에 이사장이 어찌됐든 입구에 가까운 방일 거라고 말을 했습니다. 그래서, 우리들은 일요일에 이사장이 주최하는 마라톤대회가 열린다고 해서 그 마라톤대회를 이용하기로 했습니다. 어제가 돼서야, 증인이 머물고 있는 방이 엘리베이터로부터 제일 먼 뒷문 근처의 1501호실인 걸 알았습니다. 그래서 이사장에게 급히 마라톤코스를 변경해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뒷문으로부터 비상계단을 이용하면 1501호에 들어갈 수 있으니까, 방에 뛰어들어가 증인을 살해할 수 있다. 우리들은 마라톤런너에 휩싸여 호텔N의 뒷문에 접근해서 비상계단에 올라타고, 방 키를 폭파하고 그 방으로 뛰어들었습니다. 조금만 여유가 있었으면 죽일 수 있었는데, 요즘은 어찌된 영문인지 몸이 옛날 같지 않아 잘 되질 않네”
하라다가 쓴웃음을 지었다.
“당신들이 청부 받은 살인사건에 대한 건데, 어떤 이야기가 있어 살인을 청부 받게 되었는지 어디 말 좀 해 보시지”
도츠가와 경위가 묻자 호시노 겐타가
“별로 알고 싶지도 않아서 물어보지 않았습니다”
한쪽 팔이 없는 히라다는
“난, 이상한 살인을 두 번이나 하게 된 게 이해가 안 되고, 도대체 어떤 일인지 궁금해서 나 나름대로 조사해 봤어요”
“그래서 뭘 알았는데?”
도츠가와 경위가 묻는다.
“결국은, 올림픽 마라톤에서 두 번 우승한 사사키 무네오라는 유명한 마라톤런너에 관한 거라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우리들이 청부 받은 두 번의 살인 저편에는 스포츠계의 영웅이라고 말들 하는 사사키 무네오가 있다는 걸 알았습니다”
하라다가 말했다.
“사사키 무네오의 사실을 알았을 때 자넨 어떤 생각을 했어?”
도츠가와 경위가 하라다에게 물었다.
“처음에는 이건 대단한 건데 하고 흥분했습니다. 아무튼, 올림픽 영웅의 명예가 걸려 있는 거니까요. 그 사람의 명예를 지키기 위한 살인이다. 그래서, 보통의 살인이 아니라고 생각해서 흥분했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뭔가 바보 같은 생각이 들더라고요. 이러니 저러니 말을 해도, 다만 사사키 무네오 한 사람의 명예를 지키기 위한 것이잖아요? 그것 때문에 우리들은 사람을 죽였으니까”
“그럼, 자넨 사사키 무네오에 대해 화가 났다는 거야?”
“아뇨, 바보 같다는 생각은 했지만, 화가 나지는 않았습니다. 그보다, 사사키 무네오의 이름을 이용하여 돈을 버는 사람이 몇 명인가 있지요. 우리들에게 살인을 요구한 오노데라라는 이사장 등이 그 전형적인 인물이고요, 그런 부류의 인간들에게 화가 난 겁니다. 그래도, 뭐, 그 친구에게 돈을 받았으니까 우리들도 칭찬 받을만한 존재는 아니지만”
그리 말을 하곤 하라다가 웃었다.
“자네들은 금년이 되어 가짜 나카가와
도츠가와 경위가 물었다.
“네, 조금은 알고 있지요”
라고 하라다가 대답했다.
“그걸 알려 줄래?”
“그것도 역시 사사키 무네오라는 마라톤런너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섭니다. 명예를 지키는 게 자신들의 돈 벌이와 관련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가짜를 죽인 거지요”
“그러나, 일반적이라면 가짜를 죽일 필요는 없잖아?”
“정말 왠지 모릅니까?”
역으로 하라다가 물었다.
“뭘?”
“이 경우에는 역으로 가짜 나카가와
“역시 그러네”
도츠가와 경위가 고개를 끄덕이자 하라다는 갑자기 심술궂은 표정이 되어
“형사님은 혹시 기타센쥬의 마마살인에 대한 동기를 모르고 있었던 게 아니었나요?”
라고 물었다.
“아니, 대체적인 상상은 하고 있었지. 결정적인 증거가 없었어. 좀 전의 자네들 증언으로 자신이 생겼네. 고마워”
도츠가와 경위는 일단 두 사람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끝.
끝까지 읽어 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기회가 되는대로 다음 작품도 발표하도록 해 보겠습니다.
첫댓글 아 휴 - 이렇게 끝이 나는군요. 조직폭력배 들이란 사람 목숨을 죽이는 돈벌이로 하는짓거리 ...
억울한 죽임을 당한 나카가와 의 진상을 파 헤친 도츠가와경위의 끈질긴 추적으로 밝혀졌네요.
긴 소설 연재해주신 도라님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읽다 가 잊어버리고 또 이어지는 이젠 기억이 자꾸 흐트러 집니다.ㅎㅎㅎ
잘 봤습니다. 이번엔 오싹하게 무서운 납량특집 추리물은 어떠신지요? ㅎㅎ
어쩌면 현실에서도 이와 비슷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겠지요?
옳고 그름에 대한 판단 없이 돈벌이로만 생각하는 어이없는 사람들...
그러나, 도츠가와 경위처럼,
자신의 신념을 위해 목숨을 거는 사람, 더 나아가 남을 위해 자신을 내던지는
헌신적인 사람들 덕분에
이 세상은 아직도 살만하다 ~ 생각합니다.
도라님 덕분에 추리소설도 읽고 사는 일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늘 건강 조심하시고, 예쁜 길에서 뵙겠습니다. ^ ^
그동안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또 후속편 있나요?
글쎄요? 기다리시는 분에게는 죄송하지만, 제가 아직 후속 작품을 결정하지 못했네요. 지난 1월에 다녀온 일본의 기다(北) 알프스와 카미코지를 배경으로 한 단편 산악 미스터리 작품이 몇 편 있기는 한데... 어찌 할 지 한번 생각해 보겠습니다.
도라님 기타알프스나 카미쿠지를 배경으로한 책 제목이 무엇인가요 혹시 아시면 가르쳐주세요, 한번읽어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