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7,23 전당대회를 12일 앞두고 '보수의 심장'인 대구에서 열린 합동연설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탄핵 문제를 둘러싸고 당권 후보들 간에 공방이 벌어졌다. 한동훈 후보는 비상대책위원장시절 박근혜 대통령을 예방한 것을 언급하며 "역시 큰분었다. 큰마음 가지고 큰 정치 하겠다"고했다.
이에 대해 원희룡후보는 "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으로 누군가는 '화양연화' 였는지 몰라도 우리 모두 지옥을 겪었다"며 적(채상병특검법)과 화해를 주선하는 자가 바로 배신자"라며 한후보를 직격 했다. 한후보가 과거 "내 인생 화양연화는 문재인 정권 초기 검사시절이었다."라고 말한 것을 겨냥한 것이다. 화양연화(花樣年華)는 '인생에서 가장 빛나고 행복했던 순간들을 가리키는 말로 인생 최고 절정기'를 의미한다.
문재인정권 초기 적폐청산이라는 이름아래 이명박, 박근혜 전직 두 대통령을 비롯해 안기부장 3명 국방장관 등 보수정권 고위 공무원 1천여 명을 수사 2백여 명을 감옥에 보내고 5명이 자살한 보수우파 진영을 궤멸시키기 위해 무자비하게 망나니 칼을 휘두르던 그 시절이다. 한후보는 수사 검사로 활약했고 박근혜 대통령을 기소 반성의 여지가 없다면서 징역 30년 추징금 1,805억원을 구형했다.
한후보는 이시절을 '화양연화'라고 말한 것이다. 한동훈 후보가 지난 2년간 법무장관으로 재직하면서 왜 문재인 일가의 수사 지휘를 안 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검사들의 직접 지휘권은 검찰총장이지만 검찰총장의 지휘권은 법무장관이다. 한동훈 법무장관, 이원석 검찰총장, 송경호 중앙지검장은 모두 한통속이었다. 이원석 총장은 9월 퇴임을 앞두고 김정숙 여사나 김혜경 여사 수사는 제외시키고 송경호 중앙지검장에게 지시 김건희여사 디올백 사건과 도이치모터스 투자증권 사건만 특별수사팀을 꾸려 수사에 나섰다.
한동훈장관과 이원석총장은 사법연수원 동기생이고 송경호지검장은 이원석총장의 고등학교 2년 후배다. 일명 윤석열 사단으로 불리기도 했다. 윤석열이 대통령이 되자 이들을 모두 요직에 앉혔다. 하지만 이들은 국민들이 바라는 문재인 수사는 강 건너 불구경하듯 해왔다. 엉뚱한 이재명 수사에 매달리면서도 구속도 못 시키고 오히려 범죄자 이재명에게 끌려다니는 무능한 정부라는 모양새만 보여왔다.
그러자 윤석열을 지지하고 대통령에 당선시켰던 지지층들이 실망하고 떠나기 시작한 것이다. 총선의 실패의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한동훈의 책임이 크다. 졸지에 거대 여당의 비대위원장으로 발탁되면서 당 지도부 임명권, 국회의원후보 공천권을 거머쥐었다. 그러자 대권에 욕심을 낸 한동훈은 당내세력을 키우느라 좌파들을 끌어들이여 이들이 앞장서 윤대통령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김경율은 디올백 논란이 일자 마리앙투아네트와 비교하며 김건희사를 악녀라고 공격했고 함운경은 의사증원 논란이 일자 윤대통령은 탈당하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총선을 혼자서 독주하다가 참패의 책임을 지고 물러난 지 두 달여 만에 다시 국민의힘 대표를 하겠다고 나서서 후보들 간에 분탕질이다. 한동훈이 대표가 된다 해도 대선에 나가려면 1년남짓 밖에 하지 못한다. 한동훈 주변에는 좌파 출신들이 자리 잡고 있다. 윤정부와의 차별화를 위해 제2의 이준석이 될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검사출신 윤대통령이 실패하면 정치 경험 없는 검사 대통령 두 번씩 뽑아줄까?
내년 3,4월이면 민주당 이재명은 공직선거법위반 및 위증교사 등 2건의 최종 대법원 판결로 대선 그룹에서 제외될 것이다. 다음으로 경기지사 김동연, 문정부 총리를 지낸 김부겸 등이 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들은 이재명과 같은 사법리스크도 없다. 국민의 힘은 윤대통령과 함께해도 어려운 선거가 될 것이다. 그런데 한동훈은 윤대통령과는 이미 넘지 말아야 할 강을 건넜다. 현직대통령과 각을 세우면서 성공한 대선후보는 없다. 국민의힘 지지자들은 김영삼 대통령과 이회창 후보의 갈등으로 대선에서 실패한 교훈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