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은 겨울하늘에 뜬 달을 바라본다. 바깥에는 눈이 내리고 있다. 눈송이 하나하나는 흰 빛이고, 막 흩어지며 날리는데 그 낱낱에 달빛이 스며든다. 그리고 그 눈송이와 달빛은 시인의 내면을 비춘다.
달빛은 눈송이에 스며들지만 달빛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마치 하나의 촛불에서 그 불을 여럿의 초에 나눈다고 해서 그 촛불이 줄어들지 않는 것처럼. 달은 저승길을, 그리고 겨울 저녁이 되어 한껏 막막하고 적적한 갯벌 위를 비춘다. 두두물물에 달빛의 밝은 광명이 비치고 깊이 스며든다고 바라보는 혜안(慧眼)이 이 시에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