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여인의 서원 (誓願)
친정에 가면
어머니는 꼭 밥을 먹여 보내려 하셨다.
어머니는 내가 친정에 가면 부엌에도 못 들어오게 하셨고
오남매의 맏이라 그러셨는지
남동생이나 당신 보다 항상 내 밥을 먼저 퍼주셨다.
어느 날 오랜만에 친정에서 밥을 먹으려는데
여느 때처럼 제일 먼저 푼 밥을 내 앞에 놓자
어머니가
"얘 그거 내 밥이다"
하시는 것이었다.
민망한 마음에
"엄마 웬일이유? 늘 내
밥을 먼저 퍼주시더니.."
하며 얼굴을 붉혔다.
"그게 아니고, 누가 그러더라 밥 푸는 순서대로 죽는다고
아무래도 내가먼저 죽어야 안 되겠나."
그 뒤로 어머니는 늘 당신 밥부터 푸셨다.
그리고 그 이듬해 어머니는 돌아가셨다.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그 얘기를 생각하며 많은 눈물을 흘렸다.
그리고 남편과 나, 중에 누구의 밥을 먼저 풀 것인가를 많이 생각 했다.
그러다 남편밥을 먼저 푸기로 했다.
홀아비 삼년에 이가
서 말이고 과부 삼년에는 깨가 서 말이라는
옛말도 있듯이 뒷바라지 해주는 아내 없는 남편은
한없이 처량할 것 같아서이다.
더구나 달랑 딸 하나 있는데
딸아이가 친정아버지를 모시려면
무척 힘들 것이다.
만에 하나 남편이 아프면 어찌하겠는가?
더더욱 내가 옆에 있어야 할 것 같다.
남편을 먼저 보내고 고통스럽더라도
내가 더 오래 살아서 남편을 끝까지
보살펴주고 뒤따라가는 게
좋겠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때부터 줄곧 남편 밥을 먼저 푸고 있다.
남편은 물론 모른다.
혹, 알게 되면 남편은 내 밥부터 푸라고 할까?
남편도 내 생각과 같을까?
원하건대 우리 두 사람, 늙도록 좋게 살다가
남편을 먼저 보내고 나중에 내가 죽었으면 좋겠다.
정말 그랬으면 좋겠다.
* 진솔한 부부사랑 이야기 이기도
하지만 어머니의 자식사랑, 자식의
부모사랑이 겹겹이 표현되고 있어
감미롭고 가슴이 벅차오르는
글이었습니다.
요즈음 사랑은 표현해야 하는 시대로
알고있습니다만 이 글처럼 푹 익힌
"누룽지"같은 사랑의 포근하고 넘치는
맛을 너무 잊어버리고 표면적
표현으로만 변해가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보는 아침입니다.
ㅡ지인이 보내준 글ㅡ
https://www.youtube.com/watch?v=UiQauJgUZl0
와 바람 세다
바람 끝도 차다
겨울이 가을에게 자릴 내놓으라나?
새벽에 일어났다 다시 잠들었다 일어나니 여섯시가 넘었다
무슨 잠을 이리 깊이 잤을까?
해가 늦게 뜨니 나의 아침도 늦어지는 것같다
일기 마무리하여 톡을 보내고 나니 일곱시가 넘었다
집사람이 아침 한술 하잔다
어제 붕어찜을 데워 먹어보니 넘 맛있다
붕어도 맛있지만 무시래기가 연하고 부드러워 더 맛있다
무시래기를 데쳐 말릴 때는 주물러 가며 말려야 이런 부드러운 맛이 난단다
집사람은 이런 것에 대해 잘 안다
붕어찜에 한그릇 맛있게 잘 먹었다
동물들 먹이주기
그물망안에서 기르고 있는 중기러기 한 마리가 일어서질 못한다
왜 그러지
잡아서 다리를 살펴보니 상처는 없다
혹 병이 들었나?
어제까지 팔팔하게 돌아다녔는데...
녀석을 하우스 안으로 넣어 주었다
그곳엔 병아리와 새끼를 데리고 있는 어미기러기가 있는데 하우스 안이라 따뜻하다
또 바닥에 왕겨가 깔려 있어 지내기 괜찮을 듯
다른 동물에게 모이를 주고 있는데 어미기러기가 그곳에 넣어준 기러기를 물어댄다
다른 녀석이 들어오니 새끼들을 해칠까봐 공격하는 것같다
그대로 두어선 물려 죽게 생겼다
다시 꺼내와 그물망 속으로 넣었다
당분간 그대로 두고 살펴보아야지
살 수 없을 것 같으면 처분해 버려야겠다
집사람이 당뇨약을 타러 장성병원에 가야한다고
장성병원에 갔다가 옆 장례식장에 가서 조문하고 파크볼 치러 가잔다
그도 괜찮겠다
장성병원에 가니 독감 예방 접종을 하고 있다
우리도 독감 예방 접종을 하는게 좋을 것같아 문진표를 작성하고 독감예방 접종을 했다
코로나도 접종해준다며 2주후에 나와 맞으란다
집사람은 코로나 접종후 후유증이 있어 두렵다고
그래도 이번엔 코로나 예방접종약이 약하게 나왔다고 하니 맞아 보는게 좋겠다
집사람 혈당을 재보니 식후인데 94가 나왔단다
그럼 정상이지만 당뇨약을 먹어 조절되기 때문이라며 한번 당이 있는 사람은 당뇨약을 계속 먹어야한다고
당도 혈압과 마찬가지로 평생을 먹어야하나보다
한달분 당뇨약과 고지혈증약을 처방해 준다
12월에 기독병원 예약되어 있으니 그때 자세히 검사해 보아야겠다
옆 산림장례식장으로 동생 장모님 조문을 갔다
다음주 일요일 시제에 참석해야겠기에 생인들만 만나 조문
전날 저녁까지 잘 잡수시고 주무셨는데 새벽에 갑자기 돌아가셨다고
연세 많은 노인분들은 알 수가 없다
올해 100세라 호상이라고 하지만
자식들 곁을 영원히 떠났다는게 자녀분들의 마음은 무척이나 슬프고 안타까우리라
동생과 제수씨를 보고 난 뒤 우린 일어섰다
파크장에 가니 사람들이 많지 않다
점심시간이 가까워서일까?
우리도 바로 첫홀부터
난 오늘도 마찬가지로 오비를 뻥뻥
그러나 다행히 고관절이 크게 아프지 않아 걷는데 불편이 덜한다
묵직한 기운이 있지만 걸을 만하니 괜찮다
4홀에서 밀리길래 2홀로 가서 다시 시작
밀리는 곳에선 빈 홀을 찾아가 쳤다
12시가 넘으니 홀들이 비기 시작한다
첫홀부터 다시 쳤다
집사람은 비교적 잘 치는데 난 뭐람
이런 실력으로 군수배에 나간다는게...
총무에게 난 안되겠다고 말해야할까보다
12시 30분경이 되니 홀이 텅 비었다
우리가 파크장을 독차지 했다
자꾸 오비가 난 곳에선 몇 번 더 쳐 봤다
왜 이쪽저쪽으로 터져나가는 걸까?
중심을 잡지 못하기 때문이겠지
1시가 넘으니 사람들이 밀려든다
점심 식사하고 난 뒤 볼치러 나오는 것같다
이젠 우리 아웃하자고
집사람이 2시 30분부터 노래 교실 시작한단다
집에 가 준비하고 나가면 되겠다고
집에 오는 길에 사거리 농약사 들러 후기 사료를 한포 사서 집으로
싸래기만 먹여선 병아리들이 빨리 크질 않는다
시료와 섞여 먹여야겠다
고화백 전화
다음달에 해외나가야하는데 침만 맞아선 무릎이 빨리 나을 것 같지 않다며 친절한 신경외과에 가서 주사 맞아 보니 어떻드냐고
집사람이 무릎 주사 맞으면 보통 2-3개월은 괜찮다고 하니 그럼 맞아야겠단다
그래야 해외에 나갈 수 있을 것 같다고
금요일 오후엔 비교적 한가하니 가서 맞아 보시라 했다
난 고관절이 묵직한데 참을 만하다
월요일에 침 한번 더 맞아 보고 상태를 본 뒤 안좋으면 나도 주사 맞으러 가야겠다
왜 몸이 자꾸 이러는지 모르겠다
이러면서 늙어가는 걸까?
집사람은 노래교실 가고 난 사료정리
저녁밥이 없어 고구마를 쪄 놨다
집사람이 4시 넘어 왔다
차를 가지고 바로 바둑휴게실로
이젠 바둑 두러 갈 때 술한잔 마실려면 택시 불러 타고 가고
술을 안 마실 땐 차를 가지고 가야겠다
바둑휴게실에 가니 서너분이 나와 바둑을 두고 있다
김사범님이 두지 않고 있길래 한수 두자고
내가 흑
백이 무조건 싸움을 걸어 온다
상대의 돌을 공격하기 전 내 돌의 안정부터
위험한 돌이 없어야 공격의 효과를 낼 수 있다
또 포석단계에서 바로 싸우지 않고 여기저기 돌을 벌렸다
곤마를 방치한채 또 집을 부스러 들어오기에 곤마로 내몰았다
두 곤마를 엮어 가며 공격
마구 잡으러 들지 않고 두집만 내고 살도록 강요
한수 한수 생각해가며 두어가니 수가 좀 보인다
결국 곤마 하나를 포위하여 잡았다
백이 여기저기 쑤셔대어도 포위한 내돌의 안정을 취해 버리니 투석
이 판은 그런대로 작전이 잘 먹혀 들어가 이길 수 있었다
다음주에 나가는 생활체육 바둑대회에서도 이렇게 침착하게 둘 수 있으면 좋겠다
조사장이 나왔길래 한수
중반전 들어 내 돌이 갇혀 버렸다
포기하고 흑의 곤마를 추궁했는데 이리저리 잘도 빠져 나가 버린다
내가 급소를 정확히 찾아 공격하지 못했다
김사범님과 둘 때처럼 생각하며 두어야하는데 넘 빨리 두었다
끝내기 들어 투석
이 판은 형세 판단을 잘못하여 져 버렸다
모두 십시 일반하여 김가네 가서 김치찌개
김치찌개 먹으면 무조건 막걸리를 마시는데 오늘부터 술을 좀 참기로
오늘 독감 예방 주사도 맞고 고관절이 넘 아프니 우선 해질때까진 참는게 좋겠다
김치찌개 안주가 좋은데 술을 마시지 않으니 어째 맛이 나질 않는다
그래도 별 수 없지
며칠이나 갈지 모르지만 좀 독한 마음을 먹어야겠다
김가네 사장이 교장샘이 술을 마시지 않는다니 웬일이냐고
식사하면 으레 술을 마셔 왔으니 의외였나 보다
사람이 변하면 죽는다며 웃는다
그래도 한번 참아 보아야지
편바둑 한판
식사하고 나면 편바둑 두는게 재미
재봉동생과 둔지 오래여서 난 재봉동생과 두었다
중반까지 잘 두었는데 끝내기에서 잇는 수를 보지 못해 20여집 손해 보아 역전패 당해 버렸다
재봉동생과 둘 땐 상대가 두는 수를 잘 보아야하는데 건성으로 보다 꼭 당해 버린다
실력이 거기인걸 어쩔 수 없지
한판씩 더 두자는 걸 난 안되겠다며 일어섰다
집사람이 아산 아짐 집에서 기다린다니 가 봐야겠다
밖에 나오니 바람 끝이 차다
이젠 옷을 따뜻하게 입어야겠다
닭장 문단속하고 하루 일과 대충 정리
하루가 어떻게 간지 모르게 가버렸다
짙은 어둠속
저멀리 가로둥 불빛만 졸고 있다
님이여!
기온이 뚝 떨어졌네요
감기 조심하시고
오늘도 단풍처럼 곱고 예쁜 하루이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