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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이망우(樂以忘憂)
일을 즐기느라 모든 근심을 잊는다는 뜻으로, 어떤 일에 열중하여 노력하는 것을 이르는 말이다.
樂 : 즐길 락(木/11)
以 : 써 이(人/3)
忘 : 잊을 망(心/3)
憂 : 근심 우(心/11)
출전 : 논어(論語) 술이편(述而篇)
어떤 한 가지 일에 열중하면 좋은 결과를 얻는다. 그렇다고 바로 성공을 가져다주지는 않고 실패를 이기며 끈기를 가져야 영광을 차지한다. 미국의 발명왕 에디슨(Thomas Alva Edison)은 "일을 옳게 하려면 결코 시계를 보지 말라"고 했다. 1000번이 넘는 실패를 거쳐 전구를 발명한 그가 그래서 실험하다 계란인 줄 알고 시계를 삶았나보다.
사슴을 쫓을 땐 명산의 경치를 볼 여유가 없다고 축록자불견산(逐鹿者不見山)이라 했다. 오직 한마음을 가지고 한길로만 나아가면 전심치지(專心致志)로 뜻을 이룰 수 있지만 그렇지 않으면 '보아도 보이지 않고, 들어도 들리지 않는(視而不見 聽而不聞/ 시이불견 청이불문)' 상태가 된다.
유교의 시조이자 인(仁)을 강조한 공자(孔子)는 학문에서도 스스로 배우는 것을 좋아하며 한 가지 일에 열중하면 침식을 잊을 정도였다. 배우는 것이 즐거워(樂以) 모든 근심을 잊을 수 있다(忘憂)는 성어는 공자에게서 비롯됐다. 논어(論語)의 술이(述而)편에 이 말이 나온 전후의 사정을 설명하고 있다.
중국 춘추시대(春秋時代) 초(楚)나라의 섭공(葉公)이란 사람이 공자의 제자 자로(子路)에게 스승이 어떤 사람이냐고 물었다. '잎 엽(葉)'은 사람 성이나 지명일 때는 '섭'으로 읽고, 섭 지역을 다스리던 대부 심제량(沈諸梁)이 공을 참칭했다고 한다. 겉으로만 용을 좋아했다는 섭공호룡(葉公好龍)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자로가 대답을 하지 못했다고 하자 이렇게 말하지 않았느냐며 스승이 꾸짖는다. "그 사람됨이 어떤 일에 열중하면 끼니를 챙겨 밥 먹는 것조차 잊고(其爲人也 發憤忘食/ 기위인야 발분망식), 이를 즐거워하여 근심을 잊고 늙어 가는 것도 모른다(樂以忘憂 不知老之將至/ 낙이망우 부지노지장지)." 자신의 학문에 대한 태도를 말한 것이어서 겸연쩍었을 수도 있었겠다.
그래도 공자가 어떤 일에 열중하면 끼니까지 잊는다는 발분망식(發憤忘食)의 성어와 함께 집중력을 실감하게 하는 일화가 있다. 공자가 제(齊)나라에서 순(舜)임금의 음악인 소(韶)를 듣고선 "석 달 동안 고기 맛을 잊었다(三月不知肉味/ 삼월부지육미)"고 했다. 좋아하는 음악에 빠져 음률과 내용을 음미하느라 다른 것은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어떤 일을 아는 것보다 좋아하는 것이 낫고 그보다 즐기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말한다. 즐기면서 열중하면 더 이상 좋을 수가 없다. 자주 사용되는 명언이 있다. 정신을 한 곳에 모으면 무슨 일이든 이루지 못할 것이 없다(精神一到 何事不成/ 정신일도 하사불성)는 말과 호랑이에 온 정신을 집중해 쏜 화살은 바위까지 뚫었다는 중석몰촉(中石沒鏃)이다. 그런데 정신집중이라도 권장할 수 없는 일이 있다.
돈을 움켜쥐기만 하면 다른 사람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확금자불견인(攫金者不見人)이나 '늦게 배운 도둑이 날 새는 줄 모른다'는 말과 같이 나쁜 길도 열리기 때문이다.
■ 논어(論語) 第7篇 술이(述而)
1. 子曰 述而不作하며 信而好古를 竊比於我老彭하노라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옛것을 따라 서술하면서 지어내지 않으며 선왕(先王)의 도(道)를 믿고 옛것을 좋아하기를 내 스스로 잠깐 노팽(은나라의 대부)에게 견주어 본다"고 하셨다.
2. 子曰 黙而識之하며 學而不厭하며 誨人不倦이 何有於我哉리오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말없이 마음속으로 알며 배우기를 싫어하지 않으며 사람을 가르치기를 게을리 하지 않는 점에서 나에게 무슨 어려움이 있겠는가"고 하셨다.
3. 子曰 德之不脩와 學之不講과 聞義不能徙와 不善不能改 是吾憂也니라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덕을 닦지 못하는 것, 학문을 연구하지 못하는 것, 옳은 일을 알고도 실천하지 못하는 것, 착하지 않은 것을 고치지 못하는 것이 나의 근심이다"고 하셨다.
4. 子之燕居에 申申如也하시며 夭夭如也러시다
공자께서 한가하게 계실 때에는 말씀이 자상하시고 얼굴빛이 화락하셨다.
5. 子曰 甚矣라 吾衰也여 久矣라 吾不復夢見周公이로다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내가 몹시 늙었구나. 내가 꿈에서 주공(周公)을 다시 뵙지 못한 것이 오래 되었구나"고 하셨다.
6. 子曰 志於道하며 據於德하며 依於仁하며 游於藝니라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도에 뜻을 두고, 덕을 굳게 지키며, 인에 의지하고, 육예(예절, 음악, 활쏘기, 말타기, 글쓰기, 셈하기)를 즐기라"고 말씀하셨다.
7. 子曰 自行束脩以上은 吾未嘗無誨焉이로다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한 묶음의 육포(가장 작은 예물)를 가지고 온 사람부터 그 이상을 내가 일찍이 가르치지 않은 적이 없다"고 하셨다.
8. 子曰 不憤이어든 不啓하며 不悱어든 不發호대 擧一隅에 不以三隅反어든 則不復也니라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알려고 애쓰지 않으면 가르쳐 주지 않으며, 표현하려고 애쓰지 않으면 이끌어 주지 아니하되, 한 귀퉁이를 들어주어 다른 세 귀퉁이를 알지 아니하면 되풀이하지 않는다"고 하셨다.
9. 子 食於有喪者之側에 未嘗飽也러시다 子 於是日에 哭則不歌러시다
공자께서는 상(喪)을 당한 사람 옆에서 식사를 하실 때에는 배부르게 잡수시지 않으셨다. 선생님께서 조상하여 곡을 하신 이 날에는 노래를 부르지 아니하셨다.
10. 子 謂顔淵曰 用之則行하고 舍之則藏을 惟我與爾 有是夫인저 子路曰 子 行三軍則誰與시리잇고 子曰 暴虎馮河하야 死而無悔者를 吾不與也니 必也臨事而懼하며 好謀而成者也니라
공자께서 안연에게 말씀하시기를, "세상에서 써 주면 나가고, 세상에서 버리면 숨는 것은 오직 나와 너만이 그리할 수 있을 것이다"고 하셨다. 자로가 말하기를, "선생님께서 삼군을 통솔하신다면 누구와 함께 하시겠습니까?" 하니,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맨손으로 호랑이를 때려잡으려 하고, 맨발로 황하를 건너려 하다가 죽어도 후회하지 않을 사람과 나는 함께 하지 않을 것이다. 반드시 일에 임해서는 두려워하고 미리 계획을 세워 성공하기를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할 것이다"고 하셨다.
11. 子曰 富而可求也인댄 雖執鞭之士라도 吾亦爲之어니와 如不可求인댄 從吾所好하리라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부귀를 구하여 되는 것이라면 비록 채찍을 잡고 말을 모는 사람 노릇이라도 나 또한 하겠지마는 만약 구해서 되는 것이 아니라면 내가 좋아하는 것을 따르겠다"고 하셨다.
12. 子之所愼은 齊戰疾이러시라
공자께서 조심하신 일은 제사를 지내기 위한 재계(齋戒)와 전쟁과 질병이었다.
13. 子 在齊聞韶하시고 三月을 不知肉味하사 曰 不圖爲樂之至於斯也호라
공자께서 제나라에서 소(韶; 순임금의 음악)를 들으시고 이 음악을 배우는 석 달 동안 고기 맛을 모를 정도로 즐기시면서 말씀하시기를, "이 음악이 이런 지경까지 이르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하셨다.
14. 冉有曰 夫子 爲衛君乎아 子貢이 曰 諾다 吾將問之호리라 入曰 伯夷叔齊는 何人也잇고 曰 古之賢人也니라 曰 怨乎잇가 曰 求仁而得仁이어니 又何怨이리오 出曰 夫子 不爲也시리러라
염유가 말하기를, "공자께서 위나라의 임금(出公 輒, 위 영공이 세자 괴외를 내쫓고 죽으니 괴외의 아들 輒이 왕이 되고 아버지 괴외가 돌아오지 못하게 막았다)을 도와주실까요?" 라고 하니, 자공이 말하기를, "예, 내가 곧 물어보겠습니다"고 들어가서 선생님께 말하기를, "백이와 숙제(孤竹君이 숙제를 후사로 세웠으나 숙제는 형 백이에게 양보했고, 백이는 아버지의 명을 어길 수 없다며 도망하여 결국 다른 아들로 후사를 세웠다)는 어떤 사람입니까?"고 하니, 선생님께서 말씀하시기를, "옛날의 어진 사람이니라"고 하셨다. 자공이 말하기를, "그들은 세상을 원망했습니까?" 하니 선생님께서 말씀하시기를, "그들은 인자함을 추구하여 인자함을 얻었으니 또 무엇을 원망했겠는가?"고 하시니, 자공이 밖으로 나와 말하기를, "공자께서는 위나라 임금을 돕지 않을 것입니다"고 했다.
15. 子曰 飯疏食飮水하고 曲肱而枕之라도 樂亦在其中矣니 不義而富且貴는 於我에 如浮雲이니라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나물과 밥을 먹고 물을 마시며 팔을 구부려 베고 자더라도 즐거움이 또한 그 속에 있으니, 정의롭지 않은 일을 하고 돈 많고 벼슬 높은 것은 나에게 있어서 뜬 구름과 같은 것이다"고 하셨다.
16. 子曰 加我數年하야 五十以學易이면 可以無大過矣리라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나에게 몇 해 동안을 더해 주어 쉰 살에(卒; 마침내의 오기) 주역을 배우게 해준다면 가히 큰 허물은 없을 것이다"고 하셨다.
17. 子 所雅言은 詩書執禮니 皆雅言也러시다
공자께서 늘 하시는 말씀은 '시경'과 '서경'과 예절을 지키는 것이니 이 모두가 평상시에 하시는 말씀이다.
18. 葉公이 問孔子於子路어늘 子路 不對한대 子曰 女奚不 曰 其爲人也 發憤忘食하며 樂以忘憂하야 不知老之將至云爾오
섭공이 공자가 어떤 사람인지 자로에게 물으니 자로가 대답하지 못했다.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너는 왜 이렇게 말하지 않았느냐? 그의 사람됨이 분발하면 식사하기를 잊고 정도(正道)를 즐거워하여 근심을 잊어서 늙음이 장차 다가오리라는 것조차 모르는 사람이다"고 하셨다.
19. 子曰 我非生而知之者라 好古敏以求之者也로라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나는 나면서부터 모든 것을 아는 사람이 아니다. 옛 것을 좋아하여 재빨리 그것을 알아내기에 힘쓰는 사람일 뿐이다"고 하셨다.
20. 子 不語怪力亂神이러시다
공자께서는 괴이한 것과 힘을 쓰는 것, 난동을 부리는 것, 귀신에 관해서는 말씀하지 않으셨다.
21. 子曰 三人行에 必有我師焉이니 擇其善者而從之하고 其不善者而改之니라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세 사람이 갈 때에 반드시 나의 스승이 있으니, 그 중 착한 사람을 가려서 따르고 착하지 않은 사람을 가려서 자신을 바로 잡는다"고 하셨다.
22. 子曰 天生德於予시니 桓魋 其如予에 何리오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하늘이 내게 덕을 주셨으니, 환퇴(송나라의 사마)가 나를 어찌 (해)할 수 있겠는가?"고 하셨다.
23. 子曰 二三子는 以我爲隱乎아 吾無隱乎爾로다 吾無行而不與二三子者 是丘也니라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너희들은 내가 무엇을 숨기고 있다고 생각하는가? 나는 너희들에게 숨기고 있는 것이 없다. 나는 너희들과 더불어 행하지 않은 것이 없으니 이것이 바로 나(丘)다"고 하셨다.
24. 子以四敎하시니 文行忠信이니라
공자께서는 네 가지 덕목으로 가르치셨는데, 선왕이 남긴 글과 덕행과 성실함과 신의였다.
25. 子曰 聖人을 吾不得而見之矣어든 得見君子者면 斯可矣니라 子曰 善人을 吾不得而見之矣어든 得見有恒者이면 斯可矣니라 亡而爲有하며 虛而爲盈하며 約而爲泰면 難乎有恒矣니라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성인을 내가 만나볼 수 없다면 군자라도 만나보았으면 좋겠다"고 하셨다. 또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착한 사람을 내가 만나볼 수 없다면 항심(변함없는 마음)을 가진 사람이라도 만나보았으면 좋겠다. 지식이 없으면서도 있는 척하고, 속이 텅 비었으면서도 가득 찬 척하고, 가진 것이 적으면서도 많은 척한다면, 항심을 보존하기 어려울 것이다"고 하셨다.
26. 子는 釣而不網하시며 弋不射宿이러시다
공자께서는 물고기를 낚시질 하셨지만 그물을 쳐 잡지는 않았으며 주살로 새를 쏘아도 자는 새를 쏘지는 않았다.
27. 子曰 蓋有不知而作之者아 我無是也로라 多聞하야 擇其善者而從之하며 多見而識之 知之次也니라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대개 이치를 알지 못하면서 저작을 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나는 그렇게 하지 않는다. 많이 듣고 그 중에서 좋은 것을 골라서 따르며, 많이 보고 그것을 기록하는 것이 아는 것의 다음가는 것이다"고 하셨다.
28. 互鄕은 難與言이러니 童子 見커늘 門人이 惑한대 子曰 與其進也오 不與其退也니 唯何甚이리오 人이 潔己以進이어든 與其潔也오 不保其往也니라
호향(고을 이름)은 더불어 말하기가 어려운데도 호향의 동자가 찾아와 공자를 뵈거늘, 문인이 의심스러워 했다.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그가 찾아온 것만 허여하고 물러간 뒤에 허여하지 않는 것은 너무 심하지 않겠는가? 사람이 몸을 깨끗이 하여 찾아오면 그 깨끗함을 허여할 것이요 지난날의 잘잘못은 너무 따지지 않느니라"고 하셨다.
29. 子曰 仁遠乎哉아 我欲仁이면 斯仁이 至矣니라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인자함이 먼 곳에 있겠는가? 내가 인자함을 행하고자 한다면 곧 인자함에 이르게 될 것이다"고 하셨다.
30. 陳司敗問 昭公이 知禮乎잇가 孔子曰 知禮시니라 孔子退하신대 揖巫馬期而進之曰 吾聞君子는 不黨이라 하니 君子도 亦黨乎아 君이 取於吳하니 爲同姓이라 謂之吳孟子라 하니 君而知禮면 孰不知禮리오 巫馬期以告한대 子曰 丘也 幸이로다 苟有過어든 人必知之로다
진나라 사패가 공자에게 묻기를, "노나라 소공도 예절을 알았습니까?" 하니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예절을 아셨습니다"고 했다. 공자께서 물러가니, 사패가 무마기(공자의 제자)에게 인사하고 그에게 나오게 하고 말하기를, "내가 듣기로 군자는 아당(아부)하지 않는다고 했는데 군자도 아당을 하는가? 노나라 임금(소공)이 오나라 공주에게 장가를 드니 오나라와 노나라는 같은 희성(姬姓)이므로 오맹자라고 부른 것이다. 임금(소공)이 예절을 안다면 누가 예절을 모르겠는가?"고 했다. 무마기가 공자에게 그 말을 고하니,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나는 참 다행한 사람이구나. 정말 내가 과실이 있으면 사람들이 반드시 그것을 알고 있구나"고 하셨다.
31. 子與人歌而善이어든 必使反之하시고 而後和之러시다
공자께서 사람들과 함께 노래를 부를 때 잘 부르면 반드시 다시 부르게 하고 그런 다음 그 노래를 따라 부르셨다.
32. 子曰 文莫吾猶人也아 躬行君子는 則吾未之有得호라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문장에서는 남과 같지 못하겠는가마는, 몸소 실행하는 군자의 도리에서는 내가 아직 이룬 것이 없다"고 하셨다.
33. 子曰 若聖與仁은 則吾豈敢이리오 抑爲之不厭하며 誨人不倦은 則可謂云爾已矣니라 公西華曰 正唯弟子 不能學也로소이다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성스러움과 인자함에서야 내가 어찌 감히 자처하겠는가마는, 그것을 배우기를 싫어하지 않으며 사람들에게 가르치기를 게을리 하지 않는 것은 가히 그렇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고 하셨다. 공서화가 말하기를, "바로 그 점이 저희 제자들이 배울 수가 없는 것입니다"고 하였다.
34. 子 疾病이어시날 子路 請禱한대 子曰 有諸아 子路對曰 有之하니 誄에 曰 禱爾于上下神祇라하도소이다 子曰 丘之禱 久矣니라
공자께서 병환이 나거늘 자로가 기도할 것을 청하였다.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병이 나면 귀신에게 기도하는 이치가 있는가?"고 하시니, 자로가 대답하기를, "있습니다. 죽은 사람을 조문하는 글에 하늘의 천신과 땅의 귀신에게 기도한다는 것이 있습니다"고 했다.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그런 것이라면 내가 천지신명에게 기도한 것은 오래되었다"고 하셨다.
35. 子曰 奢則不孫하고 儉則固니 與其不孫也론 寧固니라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사치스러우면 공손하지 못하고 검소하면 고루하게 된다. 그러나 공손하지 못한 것보다는 차라리 고루한 것이 낫다"고 하셨다.
36. 子曰 君子는 坦蕩蕩이오 小人은 長戚戚이니라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군자는 마음이 늘 편안하여 너그럽고 넓으며, 소인은 마음이 늘 불안하여 근심이 끝이 없느니라"고 하셨다.
37. 子는 溫而厲하시며 威而不猛하시며 恭而安이러시다
공자께서는 온화하시면서도 엄숙하시며, 위엄이 있으면서도 사납지 않으시며, 공손하면서도 편안하셨다.
▶️ 樂(노래 악, 즐길 락/낙, 좋아할 요)은 ❶상형문자로 楽(락)의 본자(本字), 乐(락)은 간자(簡字)이다. 현악기를 본뜬 글자, 신을 모시는 춤을 출 때 손에 가지는 방울을 본뜬 글자, 북 따위의 타악기를 본뜬 글자 등의 유래가 존재한다.기본 음가는 악이고, 전주된 음가로 락과 요가 있다. 락은 주로 형용사로 사용될 때, 요는 좋다는 뜻으로 사용된다. 락이 두음법칙이 적용되면 낙으로 표기된다. ❷상형문자로 樂자는 '음악'이나 '즐겁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樂자는 본래 악기의 일종을 뜻했던 글자였다. 갑골문에 처음 등장한 樂자를 보면 木(나무 목)자에 絲(실 사)자가 결합한 모습이었다. 이것은 거문고처럼 실을 튕겨 소리를 내는 악기와 줄을 표현한 것이다. 금문에서는 여기에 白(흰 백)자가 더해지게 되는데, 이것은 줄을 튕길 때 사용하는 피크를 뜻하기 위해서였다. 또 음악을 들으면 즐거우므로 '즐겁다'라는 뜻도 파생되었다. 그래서 樂(악)의 경우는 ①노래, 음악(音樂) ②악기(樂器) ③연주하다 ④아뢰다(말씀드려 알리다) 등의 뜻이 있고, 樂(락/낙)의 경우는 ⓐ즐기다(락) ⓑ즐거워하다(락) ⓒ편안하다(락) ⓓ풍년(豐年)(락) ⓔ즐거움(락) 등의 뜻이 있고, 樂(요)의 경우는 ⓕ좋아하다(요) ⓖ바라다(요)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노래 가(歌), 노래 요(謠), 노래 구(謳)이다. 용례로는 인생을 즐겁게 여기거나 세상을 밝고 좋게 생각함을 낙관(樂觀), 아무런 걱정이나 부족함이 없이 살 수 있는 즐거운 곳을 낙원(樂園), 늘 즐겁게 살 수 있는 곳을 낙토(樂土), 재미 붙일 만한 일을 낙사(樂事), 경기 등에서 힘들이지 않고 쉽게 이기는 것을 낙승(樂勝), 세상이나 인생을 즐겁게 생각함을 낙천(樂天), 노래의 곡조를 악곡(樂曲), 음악 기구를 악기(樂器), 작곡에 관한 착상이나 구상을 악상(樂想), 음악에서 연주되는 음의 배열을 악보(樂譜), 노랫소리 또는 가락스런 소리를 악음(樂音), 음악을 연주하는 단체를 악단(樂團), 물을 좋아함을 요수(樂水), 산을 좋아함을 요산(樂山), 즐기기는 하나 음탕하지는 않게 한다는 뜻으로 즐거움의 도를 지나치지 않음을 일컫는 말을 낙이불음(樂而不淫), 즐거움도 극에 달하면 슬픔이 생긴다는 말을 낙극애생(樂極哀生), 타향의 생활이 즐거워 고향 생각을 하지 못함을 이르는 말을 낙이사촉(樂而思蜀), 즐거움은 언제나 걱정하는데서 나온다는 말을 낙생어우(樂生於憂), 안락은 고통의 원인이라는 말을 낙시고인(樂是苦因), 천명을 깨달아 즐기면서 이에 순응하는 일을 일컫는 말을 낙천지명(樂天知命), 즐겨서 시름을 잊는다는 뜻으로 도를 행하기를 즐거워하여 가난 따위의 근심을 잊는다는 말을 낙이망우(樂而忘憂), 즐거움에 젖어 촉 땅을 생각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쾌락 또는 향락에 빠져 자신의 본분을 망각하는 어리석음을 비유하는 말을 낙불사촉(樂不思蜀), 즐거움 속에 삶이 있다는 뜻을 나타냄을 일컫는 말을 낙중지생(樂中之生), 좋아서 하는 일은 아무리 해도 지치지 않음을 이르는 말을 요차불피(樂此不疲), 산을 좋아하고 물을 좋아한다는 뜻으로 산수 경치를 좋아함을 이르는 말을 요산요수(樂山樂水) 등에 쓰인다.
▶️ 以(써 이)는 ❶회의문자이나 상형문자로 보는 견해도 있다. 사람이 연장을 사용하여 밭을 갈 수 있다는 데서 ~로써, 까닭을 뜻한다. 상형문자일 경우는 쟁기의 모양을 본뜬 것이다. ❷회의문자로 以자는 '~로써'나 '~에 따라'와 같은 뜻으로 쓰이는 글자이다. 以자는 人(사람 인)자가 부수로 지정되어 있지만, 사람과는 아무 관계가 없다. 以자의 갑골문을 보면 마치 수저와 같은 모양이 그려져 있었다. 이것을 두고 밭을 가는 도구이거나 또는 탯줄을 뜻하는 것으로 추측하고는 있지만, 아직 명확한 해석은 없다. 다만 무엇을 그렸던 것인지의 유래와는 관계없이 '~로써'나 '~에 따라', '~부터'라는 뜻으로만 쓰이고 있다. 그래서 以(이)는 ①~써, ~로, ~를 가지고, ~를 근거(根據)로 ②~에 따라, ~에 의해서, ~대로 ③~때문에, ~까닭에, ~로 인하여 ④~부터 ⑤~하여, ~함으로써, ~하기 위하여 ⑥~을 ~로 하다 ⑦~에게 ~을 주다 ⑧~라 여기다 ⑨말다 ⑩거느리다 ⑪닮다 ⑫이유(理由), 까닭 ⑬시간, 장소, 방향, 수량의 한계(限界)를 나타냄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일정한 때로부터 그 뒤를 이후(以後), 위치나 차례로 보아 어느 기준보다 위를 이상(以上), 오래 전이나 그 전을 이전(以前), 일정한 한도의 아래를 이하(以下), 그 뒤로나 그러한 뒤로를 이래(以來), 어떤 범위 밖을 이외(以外), 일정한 범위의 안을 이내(以內), 어떤 한계로부터의 남쪽을 이남(以南), 어떤 한계로부터 동쪽을 이동(以東), ~이어야 또는 ~이야를 이사(以沙), 그 동안이나 이전을 이왕(以往), 까닭으로 일이 생기게 된 원인이나 조건을 소이(所以), ~으로 또는 ~으로써를 을이(乙以), 어떠한 목적으로나 어찌할 소용으로를 조이(條以), ~할 양으로나 ~모양으로를 양이(樣以), 석가와 가섭이 마음으로 마음에 전한다는 뜻으로 말로써 설명할 수 없는 심오한 뜻은 마음으로 깨닫는 수밖에 없다는 말 또는 마음과 마음이 통하고, 말을 하지 않아도 의사가 전달됨을 이르는 말을 이심전심(以心傳心), 계란으로 바위를 친다는 뜻으로 약한 것으로 강한 것을 당해 내려는 어리석은 짓을 일컫는 말을 이란투석(以卵投石), 대롱을 통해 하늘을 봄이란 뜻으로 우물안 개구리를 일컫는 말을 이관규천(以管窺天), 귀중한 구슬로 새를 쏜다는 뜻으로 작은 것을 얻으려다 큰 것을 손해 보게 됨을 이르는 말을 이주탄작(以珠彈雀), 독으로써 독을 친다는 뜻으로 악을 누르는 데 다른 악을 이용함을 이르는 말을 이독공독(以毒攻毒), 열은 열로써 다스린다는 뜻으로 힘에는 힘으로 또는 강한 것에는 강한 것으로 상대함을 이르는 말을 이열치열(以熱治熱), 옛것을 오늘의 거울로 삼는다는 뜻으로 옛 성현의 말씀을 거울로 삼아 행동함을 이르는 말을 이고위감(以古爲鑑), 새우로 잉어를 낚는다는 뜻으로 적은 밑천을 들여 큰 이익을 얻음을 일컫는 말을 이하조리(以蝦釣鯉), 손가락을 가지고 바다의 깊이를 잰다는 뜻으로 양을 헤아릴 줄 모르는 어리석음을 이르는 말을 이지측해(以指測海), 먹는 것으로 하늘을 삼는다는 뜻으로 사람이 살아가는 데 먹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말을 이식위천(以食爲天), 사슴을 말이라고 우겨댄다는 뜻으로 윗사람을 기만하고 권세를 휘두름을 이르는 말을 이록위마(以鹿爲馬), 하나로써 백을 경계하게 한다는 뜻으로 한 명을 벌하여 백 명을 경계하게 함을 이르는 말을 이일경백(以一警百), 털만으로 말의 좋고 나쁨을 가린다는 뜻으로 겉만 알고 깊은 속은 모름을 이르는 말을 이모상마(以毛相馬), 남의 성공과 실패를 거울삼아 자신을 경계함을 이르는 말을 이인위감(以人爲鑑), 백성을 생각하기를 하늘같이 여긴다는 뜻으로 백성을 소중히 여겨 나라를 다스리는 근본으로 삼음을 일컫는 말을 이민위천(以民爲天), 피로써 피를 씻으면 더욱 더러워진다는 뜻으로 나쁜 일을 다스리려다 더욱 악을 범함을 이르는 말을 이혈세혈(以血洗血), 양으로 소와 바꾼다는 뜻으로 작은 것을 가지고 큰 것 대신으로 쓰는 일을 이르는 말을 이양역우(以羊易牛), 과거의 사례를 살펴봄으로써 미래를 미루어 짐작한다는 말을 이왕찰래(以往察來), 불로써 불을 구한다는 뜻으로 폐해를 구해 준다는 것이 도리어 폐해를 조장함을 이르는 말을 이화구화(以火救火) 등에 쓰인다.
▶️ 忘(잊을 망)은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마음 심(心=忄, 㣺; 마음, 심장)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亡(망; 숨다, 없어지다)의 합자(合字)이다. ❷회의문자로 忘자는 '잊다'나 '상실하다'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忘자는 亡(망할 망)자와 心(마음 심)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亡자는 날이 부러진 칼을 그린 것으로 '망하다'나 '잃다', '없어지다'는 뜻을 갖고 있다. 이렇게 '없어지다'는 뜻을 가진 亡자에 心(마음 심)자를 결합한 忘자는 '마음을 없애다'는 뜻으로 만들어졌다. 잊으라는 뜻이다. 忘자를 보니 '미망인'이란 단어가 생각난다. 하지만 미망인은 '아직 잊지 못하는 사람'이라는 未忘人(미망인)이 아니라 ‘아직 따라 죽지 않은 사람’이란 뜻의 未亡人(미망인)이다. 그래서 忘(망)은 주의하는 마음이 없어지다, 잊다는 뜻으로 ①잊다, 기억(記憶)하지 못하다 ②버리다, 돌보지 않다 ③끝나다, 단절되다 ④소홀(疏忽)히 하다 ⑤망령되다 ⑥상실하다, 잃어버리다 ⑦없다 ⑧건망증(健忘症)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어떤 사실을 잊어 버림을 망각(忘却) 또는 망실(忘失), 집안을 망치는 못된 언동을 망덕(忘德), 은혜를 잊음을 망은(忘恩), 잊어 버림을 망기(忘棄), 나이를 잊음을 망년(忘年), 근심을 잊는 일을 망우(忘憂), 여덟 가지 덕목을 잊어버렸다는 뜻에서 무뢰한을 일컫는 말을 망팔(忘八), 보고 듣는 것을 자꾸만 잊어 버림을 건망(健忘), 잊기 어렵거나 또는 잊지 못함을 난망(難忘), 잊지 아니함을 불망(不忘), 잊지 않게 하려는 준비를 비망(備忘), 기억에서 사라짐을 소망(消忘), 잊을 수가 없음을 미망(未忘), 정신이 흐려 잘 보이지 않음을 혼망(昏忘), 노인이 서로 가까이 교제하는 젊은 벗을 일컫는 말을 망년우(忘年友), 자신과 집안의 일을 잊는다는 뜻으로 사私를 돌보지 않고 오직 나라와 공公을 위해 헌신함을 이르는 말을 망신망가(忘身忘家), 입은 은혜에 대한 고마운 마음이 뼈에까지 사무쳐 잊혀지지 아니함을 이르는 말을 각골난망(刻骨難忘), 일을 이루려고 끼니조차 잊고 분발 노력함을 이르는 말을 발분망식(發憤忘食), 남에게 입은 은덕을 잊고 배반함을 이르는 말을 배은망덕(背恩忘德), 죽어도 잊지 못할 큰 은혜를 입음이란 뜻으로 남에게 큰 은혜나 덕을 입었을 때 고마움을 표시하여 이르는 말을 백골난망(白骨難忘), 자나깨나 잊지 못함을 이르는 말을 오매불망(寤寐不忘), 그리워서 잊지 못함을 이르는 말을 연연불망(戀戀不忘), 나이 차이를 잊고 허물없이 서로 사귐을 이르는 말을 망년지교(忘年之交), 눈앞의 이익을 보면 탐내어 의리를 저버림을 이르는 말을 견리망의(見利忘義), 자꾸 생각나서 잊지 못함을 이르는 말을 염념불망(念念不忘), 마음에 새기어 오래오래 잊지 아니함을 이르는 말을 명심불망(銘心不忘), 사랑하는 남녀가 서로 그리워해 잊지 못함을 이르는 말을 상사불망(相思不忘), 사람으로써 알아야 할 것을 배운 후에는 잊지 않도록 노력하여야 함을 이르는 말을 득능막망(得能莫忘), 잠을 안 자고 밥 먹는 것도 잊는다는 뜻으로 매우 열심히 공부함을 이르는 말을 폐침망식(廢寢忘食), 나이의 많고 적음에 관계없이 교제하는 벗을 이르는 말을 망년지우(忘年之友), 잊어버리고 별로 생각하지도 않음을 이르는 말을 치지망역(置之忘域), 시름을 잊게 하는 물건 또는 술의 이칭으로 술을 마시면 근심 걱정을 잊게 된다를 이르는 말을 망우지물(忘憂之物), 배가 고픈데도 먹는 일을 잊어버리고 있다는 뜻으로 걱정이 많음을 이르는 말을 기이망식(飢而忘食), 편안한 가운데서도 늘 위험을 잊지 않는다는 뜻으로 늘 스스로를 경계하여 언제 닥쳐올지 모르는 어려움에 대처함을 이르는 말을 안불망위(安不忘危), 밤이 되어도 잠자는 것을 잊는다는 뜻으로 일에 열중함을 이르는 말을 야이망침(夜而忘寢), 사모해 잊지 않음을 이르는 말을 사모불망(思慕不忘), 눈에 스쳐 지나가면 잊지 않는다는 뜻으로 한번 본 것은 잊어버리지 않는다를 이르는 말을 과목불망(過目不忘), 자꾸 잊어 버리기를 잘함을 이르는 말을 선망후실(先忘後失), 사람이 이 세상에 새로 태어날 때에는 전세의 일을 모두 잊는다를 이르는 말을 격세즉망(隔世卽忘), 잊을 수 없는 은혜를 이르는 말을 난망지은(難忘之恩), 영원히 은혜나 은덕을 잊지 아니함을 이르는 말을 만세불망(萬世不忘), 뜻을 얻어 자신의 형체마저 잊어버리다는 뜻으로 매우 기뻐하여 정상적인 상태를 벗어나는 것을 이르는 말을 득의망형(得意忘形), 즐겨서 시름을 잊는다는 뜻으로 도를 행하기를 즐거워하여 가난 따위의 근심을 잊는다를 이르는 말을 낙이망우(樂而忘憂), 잊을 수 없는 은혜를 이르는 말을 난망지택(難忘之澤), 잊지 못할 은혜를 이르는 말을 불망지은(不忘之恩), 이 시름을 잊는 물건이라는 뜻으로 술을 이르는 말을 차망우물(此忘憂物), 어떠한 것의 근본을 잊지 아니함을 이르는 말을 불망기본(不忘其本), 한 번 보면 잊지 않음을 이르는 말을 일람불망(一覽不忘), 영구히 잊지 아니함을 이르는 말을 영세불망(永世不忘), 물고기를 잡고 나면 통발을 잊는다는 뜻으로 바라던 바를 이루고 나면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썼던 사물을 잊어버림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득어망전(得魚忘筌), 은혜를 잊고 의리를 배반함을 이르는 말을 망은배의(忘恩背義), 어떤 생각이나 사물에 열중하여 자기 자신을 잊어버리는 경지를 이르는 말을 망아지경(忘我之境), 한 가지 일을 알면 다른 열 가지 일을 잊어버린다는 뜻으로 기억력이 좋지 못함을 이르는 말을 득일망십(得一忘十), 바닷가에서 갈매기와 해오라기 노는 것을 보며 세상 일을 잊는다는 뜻으로 숨어 살면서 속세의 일을 잊음을 이르는 말을 구로망기(鷗鷺忘機), 침식을 잊고 일에 심혈을 기울임을 이르는 말을 폐침망찬(廢寢忘餐), 이사하면서 아내를 잊어버린다는 뜻으로 건망증이 심한 사람이나 의리를 분별하지 못하는 어리석은 사람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사가망처(徙家忘妻), 가엾게 여겨 항상 생각함을 이르는 말을 권권불망(眷眷不忘), 집을 옮기며 아내를 잊어버린다는 뜻으로 정신이 나간 사람처럼 소중한 것을 잊어 버린다를 이르는 말을 사택망처(徙宅忘妻) 등에 쓰인다.
▶️ 憂(근심할 우)는 ❶회의문자이나 형성문자로 보는 견해도 있다. 본자(本字)는 頁(혈)과 心(심)의 합자(合字)이다. 머리가 위에서 무겁게 마음을 짓누른다는 뜻에서 근심하다를 뜻한다. 또는 뜻을 나타내는 뒤져올치(夂; 머뭇거림, 뒤져 옴)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우)로 이루어졌다. ❷회의문자로 憂자는 '근심'이나 '걱정'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憂자는 頁(머리 혈)자와 冖(덮을 멱)자, 心(마음 심)자, 夂(올 치)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그러니 憂자는 사람의 머리부터 심장, 발까지가 묘사된 글자라 할 수 있다. 그런데 憂자의 구조를 보면 머리와 발 사이에 心자가 있어 마치 큰 머리가 심장을 짓눌르는 뜻한 모습을 하고 있다. 憂자는 '근심'을 뜻하기 위해 이렇게 심장이 압박받는 모습으로 그려진 글자이다. 그래서 憂(우)는①근심, 걱정 ②병(病), 질병(疾病) ③고통(苦痛), 괴로움, 환난(患難) ④친상, 상중(喪中) ⑤근심하다, 걱정하다, 애태우다 ⑥고생하다, 괴로워하다 ⑦두려워하다 ⑧병을 앓다 ⑨가엾게 여기다 ⑩상제(喪制)가 되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근심 없을 개(恝), 근심할 양(恙), 근심 환(患), 근심 수(愁)이다. 용례로는 어떤 일을 잘못되지 않을까 걱정하는 것을 우려(憂慮), 마음이 어둡고 가슴이 답답한 상태를 우울(憂鬱), 근심이나 걱정되는 일을 우환(憂患), 근심이나 우울과 수심을 우수(憂愁), 나라의 일을 걱정함을 우국(憂國), 시름하고 한탄함을 우한(憂恨), 근심하고 두려워함을 우구(憂懼), 근심하고 고민함을 우뇌(憂惱), 근심하고 개탄함을 우개(憂慨), 근심하여 슬피 욺을 우곡(憂哭), 근심스럽고 괴로움을 우군(憂窘), 근심스러워서 어찌 할 바를 모름을 우황(憂惶), 근심하고 괴로워함을 우고(憂苦), 근심과 즐거움을 우락(憂樂), 백성의 일을 근심함을 우민(憂民), 근심과 슬픔을 우비(憂悲), 근심하는 빛을 우색(憂色), 세상일을 근심함을 우세(憂世), 나라 일을 근심하고 충성을 다함을 일컫는 말을 우국진충(憂國盡忠), 시름하는 마음이 심함을 일컫는 말을 우심유유(憂心愈愈), 나라 일을 근심하고 염려하는 참된 심정을 일컫는 말을 우국지심(憂國之心), 세상일을 근심하는 사람을 일컫는 말을 우세지사(憂世之士), 시름하여 마음이 술에 취한 것처럼 흐리멍텅함을 일컫는 말을 우심여취(憂心如醉), 근심과 걱정과 질병과 고생을 일컫는 말을 우환질고(憂患疾苦), 기나라 사람의 군걱정이란 뜻으로 곧 쓸데없는 군걱정이나 헛 걱정이나 무익한 근심을 이르는 말을 기인지우(杞人之憂), 글자를 아는 것이 오히려 근심이 된다는 뜻으로 알기는 알아도 똑바로 잘 알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그 지식이 오히려 걱정거리가 됨을 이르는 말을 식자우환(識字憂患), 근심할 일은 남보다 먼저 근심하고 즐길 일은 남보다 나중에 즐긴다는 뜻으로 지사志士나 인인仁人의 마음씨를 일컫는 말을 선우후락(先憂後樂), 내부에서 일어나는 근심과 외부로부터 받는 근심이란 뜻으로 나라 안팎의 여러 가지 어려운 사태를 이르는 말을 내우외환(內憂外患), 병이 들어 나무를 할 수 없다는 뜻으로 자기의 병을 겸손하게 이르는 말을 채신지우(採薪之憂), 이 시름을 잊는 물건이라는 뜻으로 술을 이르는 말을 차망우물(此忘憂物), 즐겨서 시름을 잊는다는 뜻으로 도를 행하기를 즐거워하여 가난 따위의 근심을 잊는다는 말을 낙이망우(樂而忘憂), 칠실 고을의 근심이라는 뜻으로 제 분수에 맞지도 않는 근심을 이르는 말을 칠실지우(漆室之憂), 밤낮으로 잊을 수 없는 근심이라는 뜻으로 깊은 근심이나 묵은 근심을 이르는 말을 숙석지우(宿昔之憂), 시름을 잊게 하는 물건 또는 술을 마시면 근심 걱정을 잊게 된다는 데서 온 말을 망우지물(忘憂之物), 어진 사람은 도리에 따라 행하고 양심에 거리낌이 없으므로 근심을 하지 않음을 이르는 말을 인자불우(仁者不憂), 보는 것이 탈이란 뜻으로 보지 않아서 모르고 있으면 그만인데 눈으로 보면 무엇인가 문제가 생겨 우환이 있게 됨을 이르는 말을 견물우환(見物憂患)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