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철 비의 변수 때문에 일주일 전부터
일기예보를 주시하는 버릇이 있다.
다음 주 수요일만 비가 아닌 흐림으로 표시된
행운의 예보에 역시 정다운산악회는 세다!
그 상태로 계속 갈 줄 알았던 지리산,
당일 아침 지리산 계곡물이 불어 등산로 폐쇄!
전국이 물난리로 수해를 입는 상황인데도
비가 그치고, 확실한 산 가야산으로 간다.
뉴스면이 온통 수해로 도배를 하는 마당에
웬 산이냐고 비난받아 마땅하지만
계획되고 만차 예약을 받은 입장에서는
철회가 쉬운 결정이 아니다.
다만 수재민과 자연에게 미안한 마음이라도
안고 갈수 밖에...
A코스는 백운리에서 출발, 만물상 코스로
칠불봉, 상왕봉을 올라 법전탐방지원센터로 내려오고,
B팀은 한달 전에 탐방로를 개방한
법전탐방지원센터에서 출발 상왕봉,
칠불봉으로 올라 원점회귀하는 약 9㎞ 코스다.
우리는 B코스
산우들 법전 탐방로 입구에서 단체샷.
봉양법전탐방로 입구에서 임도를 따라가는
완만한 길은 산책하듯이 오르다
숲 사이로 트인 하늘을 바라보니
오랜만에 만나는 파란하늘이 너무도 깨끗하고
계류의 맑은 노랫노리에 장단 맞추면
흥따라 발걸음도 시원시원
약 40분 경과
임도에서 칠불능선 탑방로를 올라선다.
육산의 등로는 질벅거리지 않고
촉촉하게 푹신거리는 발의 느낌과
흐르는 땀을 식혀주는 선선한 기운이
몸과 마음을 참 편하게 하는 산행이다.
한달 경과 탐방로는 일단 합격점!
목교밑으로 흐르는 계곡물에
뛰어들고 싶은 마음을
간신히 억누르고 또 오른다.
아직까지는 힘들지 않는 코스에
하늘까지 반가운 소식을 전하는 것 같아
기분좋게 전망대에 서면
푸르른 산하와 깨끗한 하늘 사이로 불어오는
바람에 온 몸을 맡기듯 멍하게
팔을 벌려 날개짓을 해 본다.
하늘을 나는 새가 이 기분이겠지?
이때까지 등로는 양반이었다면
7부 능선 쯤부터 나타나는 급경사 암릉에는
철계단을 놓기도 했고,
다듬어지지 않은 길이 반복되는데
빗물에 젖은 날카로운 바위가 아주 사납게
달려드는 것 같아 긴장할 수 밖에 없는 코스.
숨가쁜 코스지만 선선한 공기와
세차게 불어주는 바람 덕을 많이 보는 산행이다.
9부 능선의 경사는 완만한 데
빗물이 질벅거리는 구간에는 미끄러지기도 한다.
바위채송화와 싱그러운 이끼,
산수국과 나리의 반가운 표정에
잠시 쉬어가는 여유가 있어 좋다.
약 2시간 10분만에 상왕·칠불봉으로 가는
갈림길 능선에 선다.
만약 습도가 높은 후덥지끈한 날씨였다면
아주 힘들었을거란 생각을 해 본다.
물론 오늘도 힘들지 않았다는 뜻은 아니고
상왕봉을 바라보는 능선에는
태풍이 몰아닥치는 것 같은 강풍과
안개가 자욱하여 입안에 가시가 돋친다.
상왕봉으로 오르는 계단은
강풍이 뒤에서 밀어주는 바람에 쉽게 올라가고
가야산 상왕봉(1430m) 정상에는
휘몰아치는 강풍으로
카메라가 흔들려 사진을 제대로 찍을 수가 없다.
올라올 때 기대와는 완전 다른 조망.
작년에 왔을 때도 망망대해만 보고 갔는데
오늘도 안개천지만 보고간다.
태풍급 바람이 얼마나 강하게 부는지
팔뚝에 닭살이 다 돋는것 같다.
연약한 여자분은
날려갈 것 같으니 안 오르는 게 상책.
가야산 칠불봉(1433m) 정상
지난 주처럼 오늘도 선두 조에 올라와
상왕봉에서는 외로웠는데
칠불봉에서 산우들을 만나 즐거운 시간이 되었다.
정상에서 조망을 못보았으니
내려오면서 다가서는 조망을 한번 더 담아본다.
법전탐방로 입구 좌측 계곡에 있는 마수폭포
별천지로다!!
사진찍느라고 생각지도 못했는데
산우들이 폭포속으로 빨려들어가는 것을 보고
점잖은 인곡도 미쳐버렸다.
마수폭포에 걸려들었는데 누군들 피해가겠는가.
별천지 맛을 보고나니 또 정다운이 사랑스럽다.
혹시 중독 아닌가? ㅋㅋ
2024. 7. 17
합천 가야산에서 인곡
첫댓글 사랑스런
정다운은
중독성 ㅋㅋ~~
마수폭포에
걸려들어
순식간에 온몸의 불덩이를
차갑게
녹인
마법같은 폭포수
미치도록 좋았습니다
산행기 잘보고갑니다
수고하셨어요 인곡님^^
아무나 할 수 없는 마수걸이 미친짓을 자랑으로 삼으니
이 또한 여름산행의 묘미지요.
아무튼 감사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