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회사는 부산의 중앙동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중앙동은 부산에서 최고의 오피스가 입니다. 그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오고가는데 이 유동인구들을 잡기위한
많은 장삿꾼들이 매일같이 수도없이 오고갑니다.
아주 가끔씩 약초꾼으로 보이는 사람이 약초를 캐어다 팔고 하는 광경을 본적있습니다. 겨우살이나 얼레지나 당귀등을 내놓고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팔곤합니다
얼마전 이른봄에는 자연산 더덕을 가져와 팔기도 했지요. 정말 큼직한 더덕이였는데 자연산이 아니라 나중에 야산에 재배한것이라 귀뜸해주더군요.
한동안 뜸하든 이사람이 오늘 이곳에 나타났습니다.
그사람이 들고오는 물건에 언제나 흥미를 가지는 나로서는
반갑기도 하고 또한 그채취해온 물건들을 보면 안타깝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그사람도 먹고 살아야 하기에 도리없이
산나물이나 약초를 캐는 사람이니 딱히 뭐라고 말할수는
없을것 같더군요..그렇다고 희귀식물을 채취해서 파는것도 아니였구요..
오늘은 전혀 다른 물건들이였습니다. 얼레지도 보이지 않고 곰취도 없고....그런데 바닥에 짝깔아놓고 팔고 있는 물건들 중에 "복주머니란"이 보였습니다.
꽃이 활짝 개화된것과 그렇치 않는 3촉정도가 손님을 기다리고있었습니다. 자연상태에서 채취해온 그대로였습니다.
눈에 불똥이 틔는데...어이고...참...하지만 잠시 이성을 되찾아 생각해봤습니다..신고를 할려고 생각도 했지만 복주머니란은 보호식물의 목록이 아닙니다. 즉 처벌대상이 아닌데 무엇보다도 그사람이 다른사람에게 사온 물건이라고 우긴다면 복잡해집니다..몰랐다고 오리발 내밀면 딱히 처벌도 안되는걸로 알고있습니다.그러나 무엇보다도 복주머니난초 자체가 보호식물이 아니기 때문에 처벌은 안됩니다. 그것이 국립공원인지 보호구역에서 캐온건지 따져볼려면 채취현장에서 처벌해야됩니다.
그래서 살짜기 물어봤지요..(애써 성질 죽이고..)
"아이씨 그거 어디서 캐온겁니꺼에"
"아..지리산 골짜기에서 가져왔지요"
"그거 복주머니난초이네예"
"아..복주머니난초 글쎄요 이거요 요강꽃이요 "
(사실 지리산근처의 사람들은 복주머니란을 요강꽃이라 부른다.)
"그거 채취해도 되는겁니꺼..아이씨"
"와 못캐노..산에 있으면 캐도 되는기재"
"얼만데예"
"한뿌리당 만원주소"
복주머니란초가 만원에 팔리고 있었든 것이다.난 거짓말 치기로 결심했다.
"아이씨..이거 보호식물인데예 이런거 팔다가 걸리면 아이씨 처벌되는거 아십니꺼.."
"뭐라요..나 그런거 몰랐는데 돈좀 되는줄 알고 캤는데"
"돈 몇푼 벌려고 하다가 아이씨 벌금만 이천만원 입니더
알고나 있습니꺼"
"그렇소 ?"
"글구 그거는 집에서 키우면 사망율 100%입니다 개량된것<
만 키울수 있지 야생에서 캐온거는 바로 죽어예"
(실제로 그렇다)
"뭐 그런거 내가 아는교..그냥 돈되면 파는기재.."
대충 요기까지다..그아저씨는 한시간후 나가봤더니 이미 자리를 뜨고 없었다. 그아저씨를 탓할수 있을까..
순진한 시골 아저씨가 그저 돈벌이가 되니까 캐어다 팔고 있는것이였다. 씁쓸하기만 한데 그아저씨의 선량한 눈빛을 보고서는 욕할 마음은 사라졌다. 문제는 사는 사람들이다. 그저 희귀하다고 하면 야생에서 자랐다고 한들 그런거는 대수가 되지 않는다. 육종되어 시중에서도 얼마든지 살수 있지만 오히려 야생에서 자라는걸 더좋게 여기는 풍조탓이다. 약초도 야생에서 자라면 다 좋을거다라는 막연한 기대를 가지는데 실제로는 그다지 차이가 없다고 한다.
한쪽에서는 보호하자고 외치고 또 한쪽에서는 취미생활로 돈벌이로 채취하고 있는 실정이다.
멸종위기식물들에 대한 대책이 하루빨리 앞서야 될것이다.
4천종의 식물중 52종의 보호식물만으로는 부족하다.
현재 멸종위기식물은 산림청과 환경부에서 지정한 보호식물만 있는것은 아니다. 대폭 보호식물의 수를 늘리고
또한 멸종위기종과 감소추세종들에 대한 전국적인 실태파악도 제대로 이루어져야 될것이다.
우린 아직까지도 우리나라에 얼마나 많은 식물들이 자라고 있는지 조차도 파악못하고 있다.
단순하게 4천여종일것이라는 일제시대의 통계가 지금도
쓰이고 있는 실정이다.
앞으로 얼마나 많은 식물들이 멸종위기로 내몰릴찌
그저 안타까울 뿐이다.
오늘본 식물이 내일가보면 사라진 현장을 난 여러번
보았다. 더구나 희귀식물일경우는 더더욱 그렇다.
난초과 식물이야 더할나위도 없다.
우리네 인식이 점차 개선되어가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몰지각한 사람이 많은 현실이다. 더넓은 산을 일일이
감시할수는 없는 노릇이다. 입산자의 개개인의 양식이
바뀌어야만 할것이다. 내눈에 보이면 내것이다라는
사고방식은 이제는 없어져야할 구시대의 사고방식이다.
내아이의 해맑은 눈동자속에 그아름다운 자연유산을
물려줄꺼라고 생각해보라...손대고 싶어도 못된다..
내후손을 위해서 바로 내자식들에게 물려줄 재산이라고
생각한다면 감히 손은 못될것이다...
어느 부모가 자식들에게 해가 되는일을 할수가 있겟는가
양심에 털난 사람일지라도 그거는 못할것이다.
난을 사랑한다고 하면서 채취하는 사람들을 볼때
이러한 자연사랑이라는 구호가 그저 요원한 헛된 구호로
거치지 않을까 생각이 들기도 든다...
그사람들 언제쯤 정신차릴란가 모를일이다.
요즘 복주머니난초의 개화가 한창이다..
올해피는 그것들이 내년에 또다시 볼수있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