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슴 록(鹿)’에 ‘울 명(鳴)’ 즉, 먹이를 발견한 사슴이 배고픈 다른 사슴들을 부르기 위해 내는 울음소리 입니다
많고 많은 동물 중에서 사슴만이 먹이를 발견하면 함께 먹자고 동료를 부르기 위해 운다고 합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울음소리가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여느 짐승들은 먹이를 발견하면 혼자 먹고 남는 것은 숨기기 급급한데 사슴은 오히려 울음소리를 높여 함께 나눈다는 것입니다 ‘녹명’은 사서삼경 중 하나인 시경(詩經) 에도 등장합니다
시경에서는 사슴 무리가 평화롭게 울며 풀을 뜯는 풍경을 어진 임금과 신하들이 함께 어울리는 것에 비유했습니다 ‘녹명’ 에는 홀로 사는 것이 아니라 함께 살고자 하는 마음이 담겨 있습니다
구약성경에는 사랑을 독차지하기 위해 혈한이 된 카인이 동생 아벨을 쳐 죽이는 살인사건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부모는 자식을 위해 목숨까지 바쳐 사랑하는데 그 형제끼리는 왜 서로 죽고 죽이며 싸워야만 하는지
권력과 돈 앞에서는 왜 형제도 없고 왜 가족도 없는지 가슴이 먹먹하기만 합니다 조선을 건국한 이성계의 아들 이방원은 자신의 동생 둘을 잔혹하게 죽이고 왕위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오늘날 재벌가의 유산상속 분쟁에서도 서로가 서로를 죽이고 돈과 권력을 독차지하는 비극적 사건을 수시로 목도하기도 합니다
나의 이익을 위해는 너를 잡아 먹어야 하고 내가 성공하기 위해 너를 밟고 올라서야 하는 현실들을 보며 참 가슴이 아프기도 합니다
이를 보고 있으면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는 말이 참 무색하기도 합니다 '이기적 유전자' 라는 책을 써서 세계적인 베스트 셀러 작가로 유명해진 '리처드 도킨스' 는 이렇게 말합니다 “남을 먼저 배려하고 보호하면 그 남이 결국 내가 될 수 있다” 서로를 지켜주고 함께 협력하는 것은 내 몸속의 이기적 유전자를 지키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것입니다 약육강식으로 이긴 유전자만이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상부상조를 한 종(種)이 더 우수한 형태로 살아남는다는게 도킨스의 주장입니다
결국 이기심보다 이타심을 배양하고 남을 돕는 것이 인간으로써 가장 잘 살수있는 유일한 길이라는 것입니다
이 경우가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울수 있는 게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세상에는 셀수도 없는 울음 소리들이 있습니다.
개도 울고 닭도 울고 심지어 하늘과 바람도 운다고 합니다.
좋아도 울고 슬퍼도 울고 이별에 울고 감격에 겨워도 웁니다
시인 조지훈은 '울음이란 지극한 마음이 터지는 구극의 언어' 라고도 했습니다
따뜻한 말 한 마디로 서로를 살리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소리를 만들어내는 하루가 되면 어떨까 생각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