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사이
성대봉 기묘한 풍경을 말할까 하니
자꾸 석등처럼 서있던 바위가 어른 거린다
골짜기 물소리를 말할까 하니
바람이 깎아놓은 그 바위만 생각난다
손을 대어 표면을 만져보니
모래알처럼 부서져 내린다
긴 세월을 견딘 아픔이었을까
싸리꽃이 피던 계절에
부서져 내리던 조각들
밤마다 쏟아져 내리던 별의 파편들처럼
명치끝에 박히네
나무들은 점점 영역을 넓혀가는데
하늘로 치켜든 돌기둥에는 세월이 부서져 내린다
비바람이 불 때마다 속수무책
부서져 내리던 파편들
그리워서 다시 찾아왔을 때
그사이 더 수척해졌다는 것을 알고 있을게요
석등에 마음으로 새겼던 마애불이
그사이 희미해졌다는 것 까지도
梁該憬
2020.7.11. 토. 뱀 바위능선 송이버섯바위를 보며
여름이면 산에 가기 망설여진다
날파리와 파리떼 그리고 두말할 나위 없는 더위
신선한 계절도 많은데 이맘때쯤이면 모두 내려놓고 계곡을 찾아서 심신을 식히고 싶은 마음이 가득하다
그런데 북설악의 뱀 바위봉 산행 공지를 보고 앞뒤 잴 필요도 없이 탑승을 했다
이 세상에 미지의 세계란 없는 걸까
숨겨진 보고 같은 산
높지 않은 산 높이지만 기세 등등한 설악산 어느 봉우리에 기죽지 않을 만큼 바위군을 자랑하는 뱀 바위 봉
오랜 세월 동안 풍화작용으로 걸작의 바위군 작품을 간직한 산봉우리다
강원도 고성 도원저수지 주차장에서 시작하여 1시간 30여분이 오를 수 있는 암봉이다
도원리에서 뱀 바위 능선을 지나 건너편 성대봉까지 다녀오려 했으나
주말이라 통행이 지체되고 비가 온 탓으로 안전한 산행을 위해 뱀 바위 능선까지만 진행하기로 했다
뱀 바위봉만 갔다 오더라도 이 세상 만물 신이 빚은 위대한 조각 작품을 볼 수 있어서 뿌듯한 산행이 되는 곳이다
도원리 마을 휴양지는 깊고 그윽한 산 속에서 흘러오는 물이 문자 그대로 도원(桃園),
복숭아 꽃밭을 이룬 마을이라는 도원리를 이루고 또한 아름다운 계곡도 형성하여
언제나 맑은 물이 찾아오는 사람들을 사로잡고 있으며 주위에 넓은 저수지가 있어 낚시터로도 유명하다.
문암천 상류11km지점의 하천계곡형 유원지로 울창한 원시림과 저수지가 분포하고 있어
자연경관이 우수하며 마산봉, 신선봉 등 태백고봉이 위치하고 있어
산악등반 및 동해전망의 최적 여건을 갖추고 있는 곳이다.
●일시:2020.7.11.토
●산행지:강원도 고성 북설악 뱀바위능선(송이산)
●산행시간:10시 50분출발-오후 2시30분 하산
●산행거리:6키로
●산행개요:우리나라 최북단에 해당하는 강원도 고성군 북설악에 속하는 뱀바위능선은 북파공작원 훈련장으로 쓰였던 곳으로 일반인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은 곳이다
울창한 소나무 숲으로 둘러싸인 나즈막한 봉우리에 있는 바위가 마치 뱀처럼 생겼다고 하여
뱀바위 능선이라 불리는데 , 이곳주민들은 새송이 버벗처럼 긴 바위가 있어서 송이산으로 부르고 있다
도원저수지를 지나 큰 주차장을 만나면 개울을 건너 도원빌리지펜션까지 이르면 산입구를 만날수 있다
신선사에 오르는 길도 있지만 임도길이 있어 출발점을 찾기 쉽다
강원 고성군 토성면 도원리 산 301-5
도원빌리지펜션
팬션앞 막다른 길에서 오른쪽 임도로 끝까지 이동하면 된다
초입은 아스팔트로 되어 있고 적송들이 가득한 숲
비를 머금은 소나무에서 솔잎향기가 전해지는 듯하다
북쪽으로 갈수록 소나무가 많은 까닭에 바위와 소나무가 기막힌 풍경을 선물하겠구나....
초입부터 짐작을 해본다
7월은 야생화 천국의 계절
어딜가나 꽃 없는 길이 없고
그 꽃앞에서 쉬어가는 재미가 솔솔하다
오늘은 어느꽃 앞에서 잠시 쉬어갈까
아스팔트가 끝나고 흙길이다
임도 끝까지 진행
임도끝에서 흐릿한 길을 따라 뱀바위능선쪽으로 들머리를 잡아본다
이정표도 없고 길이 선명하지 않지만 군데군데 먼저 다녀간 산꾼들의 산행 시그널이 있어서 조금씩 도움이 된다
아침에 출발할때 인천은 맑았지만 강원도 인제쪽에 접어들자 비가 내렸다
산행을 못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다행히 산행 들머리에 도착하자 비는 멎었고 길은 비에 젖어 축축했다
비에 젖은 7월의 산길은 산야초 냄새가 나는것도 같고
솔잎 향기가 전해지는 것도 같다
물소리가 우렁차게 들려서 계곡쪽을 바라보니 힘찬 물줄기가 흘러내리고 있다
강원도는 제법 많은 비가 내렸나보다 수량이 엄청나다
신발을 벗고 건너야 했던 계곡
유명한했던 산불화재 현장이다
강원 고성 산불로 인해 화마가 지나갔던 곳이라 나무들이 검게 탄곳도 있다
이번에는 건너뛰어도 될 실개천이다
개울을 건너자마자 계곡을 타고 오르지 말고 산쪽으로 올라야 한다
이정표가 없는 산길
험하지 않은 길이라 힘은 들지 않지만 길이 흐릿하고 이정표가 없다보니
자칫 다른곳으로 빠지기 쉽다
군데 군데 산행 리번이 걸려 있으므로 눈여겨 보면서 산행을 하면 된다
앞으로 직진할뻔 했는데 앞서 간 사람들이 나뭇가지로 진행을 막아 두었다
산봉우리 쪽으로 다시 올라간다
성벽같이 큰 바위를 만나면 다 올라온것이다
이바위를 돌아서 올라가면 텐트치고 잠자도 될 칠성급 뷰를 가진 마당바위이다
마당바위 건너편으로 이빨바위가 있고 그 위로 새송이를 닮은 버섯바위가 위대하게 서있다
뱀바위 능선의 대표모델 송이버섯바위
인천에서 출발할때에는 맑았으나 인제를 지나면서 점점 낮아지는 하늘과 비가 내리는 탓에
산행을 못할까봐 조마조마 했었는데 지금은 비가 멎었다
건너편 산자락을 보니 비가 금방이라도 건너올듯하다
산행이 끝날때까지
건너편 산자락에서 오래 쉬었다가 천천히 건너오기를 바랬는데 그 바램을 받아주었다
뱀바위 능선은 대표모델 송이버섯 바위...드디어 만나다...
말이 거꾸로 발을 치켜세운것도 같고
새송이를 닮은 것도 같고
사암질이라 바위질이 푸석푸석하다
오랜세월동안 바람과 비의 이세상에 왔다가는 흔적을 남긴 조각상이다
변성암이 아니라서 손으로 부벼보았더니 알갱이가 떨어져 나갔다
극성스런 산꾼들때문에 얼마가지않아 부서져 내릴것만 같아 걱정이 된다
안전휀스를 쳐서 보호해야 할 것 같은 예감이다
뱀바위능선 정상
너럭바위에 올라서
360도 회전을 하며 풍경을 보았다
건너편 성대봉이 기운차다
그 옆 골짜기를 흐르는 폭포소리가 우렁차서 여기까지 들려왔다
도원저수지와 운봉산(285미터)
그리고 푸른바다 대신 잿빛 동해바다
건너편 성대봉
뱀바위 능선을 넘어서 저곳까지 가기로 애초 계획이었으나
비가 올것 같아서
오늘은 이곳까지만 산행을 하여도 대단한 석조 조각품을 선물받은 느낌이다
뱀바위능선의 석물과 성대봉
이바위군 조각상 앞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냈다
말이 누워서 위로 발을 뻗힌듯한 풍경
어떤이는 꼭데기까지 올라가는 사람도 있는데 바위질이 단단하지 않아서 위험한 행동이다
훌륭한 바위조각상을 보호하고 안전을 위해서 관리를 했으면 좋겠다
올망졸망 울퉁불퉁 ....닮은이가 하나도 없는 군상
천혜의 비경을 바위 능선을 걷노라니 온몸으로 체험하는 느낌이다
얼굴을 닮은듯한 조각상
군데 군데 틈만 나면 비집고 자라는 분재같은 소나무
바위와 소나무 천년만년 궁합을 이루며 영원을 누리소서
흔들리지 않는 바위
밀어보았으나 꿈쩍도 하지 않았다
비가와도 좋아 눈이 와도 좋아 나는이자리에서 영원하리...
말발굽같은 바위
물개한마리 승천하려고 ....
바위틈으로 성인대를 바라보며...
복어 한마리 키우고 있는 듯....
초록의 세상과 멀리 푸른 동해바다
기세등등한 설악의 근육질들....
이곳에 오면 누구라도 힘이 불끈불끈 솟아 오르는 느낌이다
산을 오르는자 그대여! 영원한 미지의 세계는 없다
아는 것이 절반이라....
그 이름 하나 알게 되어서 이곳에 오기를 꿈꾸고 살아왔는데
나 여기 뱀바위까지 왔다가 가노라
언젠가 이곳에 온다면 저 멀리 저수지 너머 운봉산에도 필히 가보리라
계곡같이 생긴 바위도 있구요...
손오공이 되어 이쪽바위 저쪽바위 올라갔다가...내려왔다가...
달팽이 집속에 사람이 들어갔네요
저 달팽이 등에 지고 푸른세상 나들이 한번 해보시죠
나무를 보니 얼마나 바람이 센지 알겠다
사실 이곳 바위에 오르자 마자 내모자를 달라고 하던 바람
냉큼 벗겨서 절벽에 걸쳐 놓았는데 조심조심 다시 받아 왔지요
저 작은 뱀머리로 뱀바위능선이라고 하는 것보다
마을사람들이 부르는 것처럼 송이산이라 하는 것이 훨씬 좋겠다
이바위 저바위 손오공처럼 올랐다가 내렸다가 신나게 놀았다
배고픈줄도 모르고 놀았다
어쩌면 난 산신의 점지로 이세상에 온것이 아닐까 싶었다
그옆으로 누군가 가는 밧줄을 매달아 놓았다
덕택에 넓은 너럭바위에 올라서 고성의 바다를 바라보았다
북설악의 뱀바위 능선은 인심이 좋다
넓은 마당바위를 등에 얹어 놓고 사람들을 부르고 있다
30명은 앉아도 될 만큼 넓은 바위에 올라서 허기를 면하고
360도 아름다운 경관을 여유롭게 바라보았다
산에 올때에는 모든걸 비우고 오라
마음의 여백을 갖춘자에게 더많은 풍경과 바람을 느끼게 하리라
오랜 풍상때문에 마당바위에도 홈이 패였다
오늘 내린비로 물이 고여 있는데 가끔씩 스치는 바람이 저 고인물에 자맥질을 하며 지나간다
가장 멋졌던 송이바위가 있는 곳을 바라보았지만 소나무로 덮여 있어서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한바퀴 휘 둘러보고 하산을 하기로 했다
바위를 깨고 부화하듯 자라나는 소나무
알에서 태어난 주몽처럼 주몽소나무라 홀로 명명하였다
하산하기 직전 다시 한번 송이버섯 바위를 올려다보고....이젠 집으로 가자
다시 왔을때에도 무너지않고 그대로 있어야 할텐데
손이닿자 부서져내리던 모래알같은 조각들이 자꾸 마음이 걸린다
기원을 담은 마애불하나 마음속에 그려놓고 이젠 돌아가야지
집으로 갈때에도 신발을 벗고 건너야하는 개울을 지나고...
올라갈때 못보았던 담쟁이
소나무의 키만큼 자라려고 부지런히 자라고 있는 담쟁이
싸리꽃이 피는 계절
칠월은 여기에 왔다가는것만으로도 대단한 행운이 었습니다
원래 출발했던 그자리로 왔다
원정회귀 산행....도원 저수지 주차장으로 이동하는 중
원터골 하천은 어제와 오늘 내린비로 힘차게 흘러내린다
도원리의 마을에 대해서는 아는것은 없지만 원터천 계곡을 보니 발을 담그고 한시름 쉬었다가 가고 싶은 생각이 든다
매끈한 바윗돌에 깨끗한 하천....근처 우거진 숲이며 여름을 보내기에 딱 좋은 장소이다
이곳에서 언젠가 가족들과 콩죽같이 흐르는 땀을 식히러 올것 같은 예감이다
고성군 토성면 도원리 마을 입구를 지나다 보면 논두렁에 항아리를 지게에 지고 일어나려는 한 농부를 만나게 된다.
높이 16m, 건물 4층 높이의 거대한 조각이다.
옛날 이 지역은 항아리를 많이 만들었던 곳으로 마을 주민들이 독을 지게에 지고 시장에 내다 팔곤 했다고 전해지는데 그 시절의 풍경을 형상화하여 만든 작품이다.
'진격의 농부'
전통과 아이디어가 만든 조각 작품이다
이 항아리는 도원리 마을 주민들의 마을회관으로 사무실, 문화센터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
독안에 든 사람들이 오손 도손 이웃과의 정을 나누는 문화 공간이다.
대관령 양떼식당
강대원 평창군 대관령면 횡계리 28
(도로명)강원 평창군 대관령면 대관령마루길 428
대관령 방면으로 산행할때마다 자주 들리는 식당이다
인심후한 주인장덕에 텃밭에 키우고 있는 쌈채소를 한보따리 얻어 왔다
첫댓글 와우!
정갈하고 세심한 기행문 멋집니다.
PC에 맞춰썼더니 핸폰에는 글이 쏠리네요
요즈음 블러그써버를 다음에서 조금 변경을 시켜서 복사해서 올리면 틀어지고 하네요
나름 수정해서 올렸는데 ......
아마추어는 늘 아마추어입니다
뱀바위 블러그
http://m.blog.daum.net/chohavillage/8992030
와우,,,,,,,,,역시....
이런 사진이 조트라구요,,,,,감사합니다,,,^^
달팽이 집에 든것같아 얼른 꾹 눌렀어요
뱀바위에 집한채 사셨네요
집들이하러 가요 ㅡㅎㅎㅎㅎㅎ
와우~~~~최고 입니다~~^^
조목 조목 현장에서 보고 있는듯 상세하게 써내려간 멋진 산행기를 보며 설악의 성대봉길을 다시 걸어 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