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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견대(小中見大)
작은 것에서 큰 것을 볼 수도 있어야 한다는 뜻으로, 모든 사물은 제 아무리 작은 것이라도 내 눈이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그 의미와 가치가 달라진다는 말이다.
小 : 작을 소(小/0)
中 : 가운데 중(丨/3)
見 : 볼 견(見/0)
大 : 클 대(大/0)
출전 : 소철(蘇轍)의 동산문장로어록(洞山文長老語錄)
○작은 것에서 큰 것을, 큰 것에서 작은 것을 볼 수도 있어야 한다.
○내 눈이 어떻게 보느냐에 사물의 의미와 가치 달라진다.
○자신에게 의미와 가치 부여해야 행복한 삶 가능하다.
雀小臟全(작소장전)
積小成大(적소성대)
참새가 아무리 작아도 오장육부를 전부 갖추고 있고, 작은 것들이 모여 큰 것을 이룬다.
모든 사물은 제 아무리 작은 것이라도 내 눈이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그 의미와 가치가 달라진다. 자신에게 의미와 가치를 부여해야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다.
5월초가 되면 뭇사람들을 유혹하던 수수꽃다리(라일락) 향기는 말없이 떠나간다. 그리고 덕수궁내 돌담 그늘에서는 은은한 향기가 바람결에 실려온다. 바로 하늘을 향해 양팔을 활짝 벌리고 있는 은방울꽃이다. 뭐가 그리 부끄러워 큰 잎사귀 뒤에 숨어있는지. 그러나 그 향기는 전혀 부끄러움을 모른다.
은방울꽃은 숨어 피어 자세히 관찰하려면 잎새를 들추어야 한다. 그래서 옛사람들은 '화냥년 속고쟁이 가랑이꽃'이라 부르기도 했다. 넓게 퍼진 커다란 두 잎이 여인들이 입던 속옷을 닮아서 그렇게 불렀나보다.
화냥년이란 말을 붙인 이유는 아마도 은방울꽃이 예뻐 질투심 때문에 붙였을 것이다. 예전에 단장을 하는 여인들이라면 주로 웃음을 파는 직업의 여성들이었다. 그들은 속옷조차 멋을 부려 입었을 것이다. 하지만 속담에 '고쟁이 열두 벌을 입어도 보일 것은 다 보인다'라는 말이 있다. 아무리 아름다움을 감추려해도 은방울꽃은 향기 때문에 숨기기 어렵다.
백합과의 은방울꽃은 말 그대로 아주 작은 하얀 방울을 닮았다. 그래서 한자명도 영란(鈴蘭)이라 하며, 독일에서도 '5월의 작은 종'이라 부른다. 겸손, 순결, 순수함이란 꽃말을 지닌 은방울꽃은 5월의 신부가 가장 선호하는 부케로 쓰이고 있다. 꽃은 작을지라도 수술과 암술 등 갖출건 다 갖추고 있는 은방울꽃이다.
아버지 소순과 형인 소식(동파)과 더불어 당송팔대가중 하나인 소철(蘇轍)의 '동산문장로어록(洞山文長老語錄)'에는 다음과 같은 구절이 실려있다.
古之達人, 推而通之.
예전의 달인은 모든 것을 미루어 통달하였다.
大而天地山河, 細而秋毫微塵.
크게는 천지와 산하를, 작게는 털끝과 작은 먼지까지
此心無所不在, 無所不見.
마음에 두지 않는 것이 없고, 보지 않는 것이 없었다.
是以小中見大, 大中見小.
이렇게 작은 것에서 큰 것을 보고 큰 것에서 작은 것을 보니
一爲千萬, 千萬爲一.
하나가 천만이 될 수도 있고, 천만이 하나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이 세상의 모든 사물은 마음가짐에 따라, 작은 것을 크게 볼 수도 있고(小中見大), 큰 것을 작게 볼 수도 있으며(大中見小), 작은 것에서 큰 것을 볼 수도 있고, 큰 것에서 작은 것을 볼 수도 있다는 뜻이다. 이때 '대중견소(大中見小)'는 '이대관소(以大觀小)'와 상통하는 말이다.
그러므로 보기에 따라서 하나가 천만이 될 수도 있고 천만이 하나가 될 수가 있다. 하찮은 것에서 세상을 바꿀 진리를 발견할 수 있고 위대하게 보았던 것이 어느 순간 하찮은 존재로 보일 때도 있다. 내 눈이 무엇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그 의미와 가치가 바뀔 수 있다.
애기황새냉이꽃은 좁쌀보다 크기가 작고, 지구는 우주전체에서 보면 작은 점 하나에 불과하지만 엄연히 우주를 구성하는 요소다. 모든 사물은 그 크기에 관계없이 의미와 가치를 지니고 있는 것이다.
겨우내 칙칙하던 덕수궁은 봄이 되면 그야말로 꽃대궐이다. 궁궐을 화려하게 수놓던 꽃들이 어느 정도 차분해지는 5월이면 비둘기들이 어김없이 '조정'에 모여든다. 그들은 우선 중화전 임금께 알현한 후 머리를 조아리며 조정으로 흩어진다. 그리고 관람객이 있건없건 고개를 흔들며 무언가 열심히 찾아 돌아다닌다.
궁궐 안에선 새들에게 먹이를 주지 못하게 하고 관람객들도 이를 알아서 주지 않는다. 도대체 무엇을 먹을까 궁금해서 뒤따라가 보았다. 좁쌀한만한 냉이 열매였다. 이른봄 박석 틈새에 남들보다 일찍 핀 애기황새냉이와 좁쌀냉이가 열매를 맺었던 것이다. 좁쌀만한 꽃이 피니 열매도 좁쌀만하다.
4,5월은 꽃과 나무들이 열매를 맺기 전이며 벌레들도 왕성하게 활동하는 시기가 아니어서 비둘기와 같은 새들도 춘궁기가 된다. 이런 때 작은 냉이 열매인들 어떠랴. 굶는 것보다 백번 나을 것이다. 작은 열매지만 이들에게는 생존과 직결된다.
5월이면 이름과는 걸맞지 않게 우리를 유혹하는 꽃이 또 있다. 1cm 남짓밖에 안되는 새 가지 끝에 10송이 이상 피는 쥐똥나무다. 이 향기에 이끌려 오는 벌들은 꽃에 비하면 코끼리만큼 크다. '참새가 아무리 작아도 오장육부를 전부 갖추고 있듯이(雀小臟全, 작소장전)‘, 이들 쥐똥나무꽃도 갖출건 다 갖추고 있다.
우리가 살고있는 세계는 결국 이러한 작은 것들이 모여 이루어진 것이다(積小成大 적소성대). 인간을 포함해서 은방울꽃과 애기황새냉이, 좁쌀냉이 심지어는 하찮은 티끌마저도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계를 이루고 있는 구성요소가 된다.
미국의 천체물리학자 칼 세이건(Carl E. Sagan)의 말을 빌리자면,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는 우주라는 어둠에 둘러싸인 '창백한 푸른 점(Pale blue dot)'이다. 우리 지구도 우주 전체에서는 한낱 티끌에 지나지 않는다는 말이다.
티끌에 지나지 않는 지구도 엄연히 거대한 우주를 이루는 구성원이듯이 우리도, 나도 마찬가지다. 우리 개개인도 지구, 아니 우주의 구성원으로 당당하게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어떤 사물이나 현상에 의미와 가치를 부여하는 것이 인문학적 태도이다. 인간이 스스로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는 가치있는 삶을 추구해야 하고, 가치있는 삶이란 곧 자신에게 의미와 가치를 부여할 때 비로소 가능한 것이다.
■ 디테일인가, 끈기인가
세상이 참 불공평하다고 불평할지 모른다. 아프리카 세렝게티 초원의 초식동물 입장에서는 말이다. 누구는 맹수로 태어나 쫓으면서 살고, 누구는 초식동물로 태어나 평생 쫓기면서 살아야 하는가 라고 한탄할 수 있을 게다.
그러나 생존율만 보면 얘기는 달라진다. 쫓는 사자의 평균 생존율은 15% 정도지만 쫓기는 초식동물은 35%나 된다. 사냥의 성공률이 그만큼 낮은 탓이다.
사자가 가젤을 노린다고 하자. 그는 최대한 가깝게 접근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발각될 수도 있다. 근접에 성공해도 100~200m 거리라는 부담을 안은 채 출발해야 한다. 불리함은 또 있다. 사자는 300m 이상을 전력 질주하면 뇌혈관이 터져 사망할 수 있다. 짧은 시간에 결판을 내야 한다. 마지막 승부는 10~20cm의 사소한 차이로 결정된다. 그래서 이 사소함은 사소하지 않다. 극복하려면 목숨을 건 마지막 끈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중국 성현들도 사소함을 크게 봤다. '작은 것은 작지 않다. 작은 것 안에서 큰 것을 볼 수 있다(小事不小 小中可以見大)'는 정신이다. 노자(老子)는 '큰일은 세밀함에서 시작해야 한다(大事必作于細)'고 가르쳤다. 결국 사소함은 디테일로 개념이 확장된다. 작지만 중요하다는 점에서.
영국 민요는 노래한다. "못 하나 떨구니 말발굽 떨어지고, 말발굽 떨어지니 말 한 마리 넘어지고, 말 한 마리 넘어지니 왕이 전사하고, 왕이 사라지니 나라가 망했네."
디테일에 관한 한 거미도 만만치 않다. 거미는 두 축이 연결되면 부지런히 오가며 씨줄과 날줄을 엮는다. 이게 다가 아니다. 네트워크의 모든 지점에서 발생하는 움직임을 즉각 감지하려면 느슨해선 안 된다. 씨줄과 날줄의 간격 또한 규칙적으로 배열돼야 한다. 디테일의 극치다. 네트워크가 완성되면 거미는 중앙에 '특별 감지선'을 설치한 뒤 그 줄을 달고 잠복한다. 먹잇감이 걸리는 즉시 튀어나갈 수 있는 이유다.
거미에게 디테일만 있는 건 아니다. 새벽 산행 길을 막고 있는 거대한 거미줄을 본 적이 있는가? 길 양편으로 꽤 떨어져 있는 두 나무를, 거미는 어떻게 연결했을까? 비결은 끈기다. 한쪽 나무에 줄을 걸고 거미는 바람이 불기를 기다린다. 바람이 불면 줄을 그네 삼아 거미는 목표 나무로의 진자 운동을 시작한다. 바람이 원하는 대로 불어준다는 보장은 없다. 거미는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친다. 그럼에도 거미는 끈기 있게 진자운동을 계속한다. 제대로 된 바람이 불어 마침내 목표에 안착할 때까지.
■ 세계 부호 마윈의 전략.. 작지만 정교하게
'작을 소(小)'는 갑골문이나 금문 모두 작은 물건 세 개가 한 곳에 모여 있는 모습이다.
중국 서점에는 원래 정치와 역사 관련 인물들의 서적이 많다. 그런데 최근 서점에 들렀더니 입구에 온통 알리바바 CEO 마윈(馬雲)에 관한 책들이다. 종류만 200여 종이 넘고 서점 한 편에선 그의 연설 영상을 관람하는 사람들로 북적인다.
항저우(杭州)의 평범한 영어강사 출신에서 세계 최고의 부호가 된 마윈은 이미 중국 젊은이들의 우상이자 롤 모델이다. 중국에 와서 가장 많이 듣는 말 중에 하나가 바로 그가 만든 인터넷쇼핑몰인 '타오바오(淘寶)'이다. 타오바오에서 물건을 주문하고 택배로 배달된 그 물건을 찾으러 가는 것이 중국 대학생들의 일상이 된지 오래다. 타오바오가 대대적인 세일 행사를 하는 11월 11일 솔로의 날(光棍節)은 이미 중국인들의 새로운 쇼핑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162cm의 작은 키에 깡마른 체구인 마윈을 보고 있노라면 그가 창업한 알리바바의 시가총액이 2014년 기준 260조로 삼성전자를 능가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다. 마윈에 관한 책을 뒤적이다가 문득 눈에 들어오는 말이 "작지만 야무지고 정교하게, 작지만 특별하게(小而精, 小而特)"이다. 처음엔 뇌성처럼 요란을 떨다가 막상 성과는 몇 개 빗방울처럼 별 볼 일 없는(雷聲大, 雨點小) 기업들이 되새겨 봄직한 말이다.
1999년 자신의 작은 아파트에서 아내를 포함한 18명이 창업한 알리바바가 초대형 글로벌기업으로 성장한 것은 "적은 것이 모여 큰 것을 이루고, 작은 것이 쌓여 거대함에 이른다(聚少成多, 積小致巨)"는 '한서(漢書)'의 이치를 잘 보여준다.
'작을 소(小)'는 갑골문이나 금문 모두 작은 물건 세 개가 한 곳에 모여 있는 모습이다. 지금은 크기를 나타내는 '작을 소(小)'와 양을 나타내는 '적을 소(少)'가 구분되어서 쓰이지만, 고대에는 아래쪽에 점 하나가 더 있을 뿐 별 구분 없이 그냥 고만고만한 작은 물건을 나타냈던 걸로 보인다.
축소지향적인 일본에 비해 중국 하면 왠지 스케일이 크고 웅장한 느낌이 먼저 떠오른다. 하지만 명, 청대 민간에서 유행한 감람핵조(橄欖核雕) 같은 공예를 보면 작은 나무 열매 등에 아주 세밀한 조각 예술을 선보이기도 한다. 타이완 고궁박물관에는 올리브 열매에 배를 조각하고 여덟 사람이 배에 앉아 있으며, 그 바닥에는 소동파의 '후적벽부(後赤壁賦)' 357자 전문을 새겨 넣은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작은 먼지 속에 온 우주가 들어 있다는 불교사상이나 '작은 것에 큰 것이 있고, 큰 것에 작은 것이 있다(小中有大, 大中有小)'는 노장사상의 영향을 받아 작은 것에서 진리의 일단을 찾고 여유를 즐기려는 중국인의 일면을 읽을 수 있다.
'나비효과' 처럼 작고 미세한 움직임이 커다란 변화를 불러올 수 있다. 때론 아주 작은 문제 하나가 전체적인 틀을 움직이게도 한다. 작은 것을 통해 큰 것을 미루어 짐작하는 법(以小見大)이니, 작은 것의 소중함과 가치를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는 건 어떨까.
▶️ 小(작을 소)는 ❶회의문자로 한 가운데의 갈고리 궐(亅; 갈고리)部와 나눔을 나타내는 八(팔)을 합(合)하여 물건을 작게 나누다의 뜻을 가진다. 小(소)는 작다와 적다의 두 가지 뜻을 나타냈으나, 나중에 小(소; 작다)와 少(소; 적다)를 구별하여 쓴다. ❷상형문자로 小자는 '작다'나 '어리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小자는 작은 파편이 튀는 모습을 그린 것이기 때문에 '작다'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고대에는 小자나 少(적을 소)자의 구분이 없었다. 少자도 작은 파편이 튀는 모습을 그린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의 小자는 '작다'로 少자는 '적다'로 뜻이 분리되었다. 그래서 小자가 부수로 쓰일 때도 작은 것과 관련된 뜻을 전달하지만 때로는 모양자 역할만을 하기도 한다. 그래서 小(소)는 크기에 따라 대(大), 중(中), 소(小)로 나눌 경우의 제일(第一) 작은 것의 뜻으로 ①작다 ②적다 ③협소하다, 좁다 ④적다고 여기다, 가볍게 여기다 ⑤삼가다(몸가짐이나 언행을 조심하다), 주의하다 ⑥어리다, 젊다 ⑦시간상으로 짧다 ⑧지위가 낮다 ⑨소인(小人) ⑩첩(妾) ⑪작은 달, 음력(陰曆)에서 그 달이 날수가 30일이 못 되는 달 ⑫겸양(謙讓)의 뜻을 나타내는 접두어 ⑬조금, 적게 ⑭작은, 조그마한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작을 미(微), 가늘 세(細), 가늘 섬(纖),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클 대(大), 클 거(巨)이다. 용례로는 적게 오는 눈을 소설(小雪), 일의 범위가 매우 작음을 소규모(小規模), 작은 수나 얼마 되지 않는 수를 소수(小數), 나이 어린 사람을 소인(小人), 어린 아이를 소아(小兒), 같은 종류의 사물 중에서 작은 규격이나 규모를 소형(小型), 자그마하게 포장한 물건을 소포(小包), 줄여서 작아짐 또는 작게 함을 축소(縮小), 가장 작음을 최소(最小), 공간이 어떤 일을 하기에 좁고 작음을 협소(狹小), 키나 체구가 보통의 경우보다 작음을 왜소(矮小), 아주 매우 작음을 극소(極小), 약하고 작음을 약소(弱小), 너무 작음을 과소(過小), 매우 가볍고 작음을 경소(輕小), 보잘것없이 작음을 비소(卑小), 마음을 조심스럽게 가지어 언행을 삼감을 소심근신(小心謹愼), 작은 것을 탐하다가 오히려 큰 것을 잃음을 일컫는 말을 소탐대실(小貪大失), 혈기에서 오는 소인의 용기를 일컫는 말을 소인지용(小人之勇), 작은 나라 적은 백성이라는 뜻으로 노자가 그린 이상 사회 이상 국가를 이르는 말을 소국과민(小國寡民), 큰 차이 없이 거의 같음을 일컫는 말을 소이대동(小異大同), 어진 임금이 나라를 다스리면 소인들은 겉모양만이라도 고쳐 불의한 것을 함부로 하지 못함을 이르는 말을 소인혁면(小人革面), 마음을 조심스럽게 가지어 언행을 삼감을 일컫는 말을 소심근신(小心謹愼), 세심하고 조심성이 많다는 뜻으로 마음이 작고 약하여 작은 일에도 겁을 내는 모양을 일컫는 말을 소심익익(小心翼翼), 조그마한 틈으로 물이 새어들어 배가 가라앉는다는 뜻으로 작은 일을 게을리하면 큰 재앙이 닥치게 됨을 비유하는 말을 소극침주(小隙沈舟), 얼마 안 되는 작은 물 속에 사는 물고기라는 뜻으로 죽음이 눈앞에 닥쳤음을 이르는 말을 소수지어(小水之魚) 등에 쓰인다.
▶️ 中(가운데 중)은 ❶지사문자이나 상형문자로 보는 견해도 있다. 사물의 한가운데를 상하로 통하는 세로 금으로 중심, 중앙을 뜻함과 형제를 위로부터 차례로 伯(백), 仲(중), 叔(숙), 季(계)라고 일컬을 때의 仲(중)으로서 쓰인 것이다. 또는 깃대의 모양을 본뜬 글자이다. ❷상형문자로 中자는 '가운데'나 '속', '안'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이전에는 中자가 무언가를 꿰뚫는 모습을 그렸던 것으로 해석했었다. 그러나 갑골문이 발견된 이후에는 이것이 군 진영에 깃발을 꽂아놓은 모습을 그려졌던 것임을 알 수 있게 되었다. 中자는 진지 중앙에 펄럭이는 깃발을 그린 것으로 '가운데'나 '중앙'을 뜻하고 있다. 中자가 '중앙'이라는 뜻으로 쓰이다 보니 때로는 '속'이나 '안', '마음'과 같은 사물의 중심을 뜻하기도 한다. 그래서 中(중)은 (1)일부 한자로 된 명사(名詞) 다음에 붙이어 그 명사의 뜻이 계속 진행되고 있는 과정임을 나타냄 (2)등급 같은 것을 上中下(大中小)로 구분할 경우 그 가운데 등급 중등(中等) (3)중국 (4)장기판에서 끝으로부터 둘째의 가로줄을 이르는 말 (5)마음 (6)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가운데 ②안, 속 ③사이 ④진행(進行) ⑤마음, 심중(心中) ⑥몸, 신체(身體) ⑦내장(內臟) ⑧중도(中途) ⑨절반(折半) ⑩장정(壯丁) ⑪관아의 장부, 안건(案件) ⑫가운데 등급 ⑬중매(仲媒), 중개(仲介) ⑭중국(中國) ⑮버금(으뜸의 바로 아래), 둘째, 다음 ⑯가운데에 있다 ⑰부합하다, 일치하다 ⑱맞다, 맞히다, 적중시키다 ⑲급제하다, 합격하다 ⑳해당하다, 응하다 ㉑뚫다 ㉒바르다, 곧다 ㉓가득 차다 ㉔이루다, 이루어지다 ㉕고르다, 고르게 하다 ㉖간격을 두다 ㉗해치다 따위의 뜻이 있다.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바깥 외(外)이다. 용례로는 중도에서 끊어짐을 중단(中斷), 한가운데를 중심(中心), 사방의 중심이 되는 곳을 중앙(中央), 사물의 중심이 되는 중요한 부분이나 자리 중추(中樞), 일이 되어 가는 동안 중도(中途), 치우침이나 과부족이 없이 떳떳하며 알맞은 상태나 정도를 중용(中庸), 사물의 중심이 되는 중요한 부분이나 자리를 중추(中樞), 두 사물의 사이를 중간(中間), 일을 중도에서 그만 둠을 중지(中止), 중간에서 이어줌을 중계(中繼), 어느 쪽에도 치우치지 않고 공정함을 중립(中立), 길을 가고 있는 동안 도중(途中), 하늘이나 하늘 가운데를 공중(空中), 마음 속을 심중(心中), 도시의 안을 시중(市中), 정신을 집중시킴을 열중(熱中), 눈의 안이나 마음속을 안중(眼中), 코의 밑과 윗입술 사이의 우묵한 곳을 인중(人中), 돌에 박힌 화살촉」이라는 뜻으로 정신을 집중하면 때로는 믿을 수 없을 만한 큰 힘이 나올 수 있음을 이르는 말을 중석몰촉(中石沒鏃), 쏜 화살이 돌에 박힌다는 뜻으로 정신을 집중하면 때로는 믿을 수 없을 만한 큰 힘이 나올 수 있음을 이르는 말을 중석몰시(中石沒矢), 터무니없는 말로 헐뜯거나 남을 해치려고 속임수를 써서 일을 꾸밈을 일컫는 말을 중상모략(中傷謀略), 일을 하다가 끝을 맺지 않고 중간에서 그만 둠을 일컫는 말을 중도이폐(中途而廢), 마음속의 욕망을 겉으로 나타내지 않고 외부의 사악을 마음속으로 들어오지 못하게 함을 이르는 말을 중경외폐(中扃外閉), 중원의 사슴이라는 뜻으로 천자의 자리 또는 천자를 비유해 이르는 말을 중원지록(中原之鹿), 중립을 취하여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음을 일컫는 말을 중립불의(中立不倚), 보통 사람은 감당하지 못함을 이르는 말을 중인불승(中人弗勝), 마음속에 일정한 줏대가 없음을 일컫는 말을 중무소주(中無所主), 덕성이 발라서 과불급이 없는 화평한 기상을 일컫는 말을 중화지기(中和之氣), 시작한 일을 완전히 끝내지 아니하고 중간에 흐지부지함을 일컫는 말을 중도반단(中途半斷) 등에 쓰인다.
▶️ 見(볼 견, 뵈올 현)은 ❶회의문자로 见(견)은 간자(簡字)이다. 안석궤(几; 책상)部는 사람을, 目(목)은 눈을 뜻한다. 見(견)은 눈의 기능으로, 보는 일을 말하는데, 이쪽으로 부터 보는 것을 視(시), 저쪽으로 부터 나타나 보이는 것을 見(견)으로 나누어 썼다. ❷회의문자로 見자는 '보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見자는 目(눈 목)자와 儿(어진사람 인)자가 결합한 것이다. 見자의 갑골문을 보면 人(사람 인)자에 큰 눈이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사물을 보는 눈을 강조해 그린 것으로 '보다'라는 뜻을 표현한 것이다. 다만 한자에서는 目자가 주로 '눈'과 관련된 뜻으로 쓰이고 있다면 見자는 '보다'와 같이 보는 행위에 주로 쓰이고 있으니 차이점을 알아두는 것도 좋다. 또 예전에는 見자가 現(나타날 현)자 대신 쓰인 적이 있기에 '나타나다'나 '보이다'와 같은 의미도 있다. 이때는 '현'으로 발음한다. 다만 見자의 기본 의미는 '보다'이기 때문에 부수로 쓰일 때는 '보는 것'이나 '보이는 것'과 관련된 뜻을 전달한다. 그래서 見(견, 현)은 ①보다 ②보이다 ③당하다 ④견해 그리고 ⓐ뵙다(현) ⓑ나타나다(현) ⓒ드러나다(현) ⓓ보이다(현) ⓔ소개하다(현) ⓕ만나다(현) ⓖ현재(현) ⓗ지금(현) 등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나타날 현(現), 볼 시(視), 뵐 근(覲), 볼 관(觀), 뵐 알(謁), 나타날 현(顯),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숨을 은(隱)이다. 용례로는 보고서 깨달아 앎을 견해(見解), 듣거나 보거나 하여 깨달아 얻은 지식을 견문(見聞), 남에게 거절을 당함을 견각(見却), 실지로 보고 학식을 넓힘을 견학(見學), 남의 일을 보고 배워서 실지로 연습하는 것을 견습(見習), 사물을 관찰하는 입장을 견지(見地), 남에게 미움을 받음을 견오(見忤), 얼른 스쳐 봄을 별견(瞥見), 분실이나 유실을 당함을 견실(見失), 책망을 당함을 견책(見責), 마음에 생각하는 점을 의견(意見), 미처 찾아내지 못하였거나 알려지지 아니한 것을 찾아냄을 발견(發見), 공정하지 못하고 한쪽으로 치우친 생각을 편견(偏見), 서로 다른 의견을 이견(異見), 남의 일에 간섭함을 참견(參見), 사물을 식별하고 관찰하는 능력을 식견(識見), 무슨 일이 있기 전에 미리 짐작함을 예견(豫見), 보고 헤아리는 생각이나 올바로 인식하거나 올바로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을 소견(所見), 신분이 높은 사람이 공식적으로 손님을 만남을 접견(接見), 지체 높은 사람을 찾아 뵙는 일을 알현(謁見), 임금께 나아가 뵈옴을 진현(進見), 황금 보기를 돌같이 한다는 뜻에서 지나친 욕심을 절제함 또는 대의를 위해서 부귀영화를 돌보지 않는다는 의미의 말을 견금여석(見金如石), 눈앞에 이익을 보거든 먼저 그것을 취함이 의리에 합당한 지를 생각하라는 말을 견리사의(見利思義), 모기를 보고 칼을 뺀다는 뜻으로 보잘것없는 작은 일에 지나치게 큰 대책을 세움 또는 조그만 일에 화를 내는 소견이 좁은 사람을 이르는 말을 견문발검(見蚊拔劍), 위험을 보면 목숨을 바친다는 뜻으로 나라의 위태로운 지경을 보고 목숨을 바쳐 나라를 위해 싸우는 것을 이르는 말을 견위수명(見危授命), 항상 잊지 않음을 이르는 말을 견요어장(見堯於墻), 물건을 보면 욕심이 생긴다는 말을 견물생심(見物生心), 나라의 위급함을 보고 몸을 바친다는 말을 견위치명(見危致命), 눈앞의 이익을 보면 탐내어 의리를 저버림을 일컫는 말을 견리망의(見利忘義), 보고 들은 바가 꼭 같음을 일컫는 말을 견문일치(見聞一致), 착한 일을 보기를 마치 목마른 것같이 하라는 뜻의 말을 견선여갈(見善如渴), 착한 일이나 착한 사람을 보면 그것을 따르라는 뜻의 말을 견선종지(見善從之), 토끼를 발견한 후에 사냥개를 놓아서 잡게 하여도 늦지 않다는 뜻으로 사태의 진전을 관망한 후에 응하여도 좋다는 말을 견토방구(見兔放狗), 보고도 못 먹는다는 뜻으로 아무리 탐나는 것이 있더라도 이용할 수 없거나 차지할 수 없음을 이르는 말을 견이불식(見而不食), 달걀을 보고 닭이 되어 울기를 바란다는 뜻으로 지나치게 성급한 것을 이르는 말을 견란구계(見卵求鷄), 눈으로 직접 보니 들었던 것보다 못하다는 뜻으로 헛된 명성을 비유하는데 사용되는 말을 견불체문(見不逮聞), 보는 것이 탈이란 뜻으로 보지 않아서 모르고 있으면 그만인데 눈으로 보면 무엇인가 문제가 생겨 우환이 있게 됨을 이르는 말을 견물우환(見物憂患), 사냥하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기쁘다는 뜻으로 어렸을 때를 그리워하는 마음을 비유하는 말을 견렵심희(見獵心喜) 등에 쓰인다.
▶️ 大(클 대/큰 대, 클 대, 클 다)는 ❶상형문자로 亣(대)는 동자(同字)이다. 大(대)는 서 있는 사람을 정면으로 본 모양으로, 처음에는 옆에서 본 모양인 人(인)과 匕(비) 따위와 같이, 다만 인간을 나타내는 글자였으나 나중에 구분하여 훌륭한 사람, 훌륭하다, 크다의 뜻으로 쓰였다. ❷상형문자로 大자는 '크다'나 '높다', '많다', '심하다'와 같은 다양한 뜻으로 쓰이는 글자이다. 갑골문에 나온 大자를 보면 양팔을 벌리고 있는 사람이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크다'라는 뜻을 표현한 것이다. 大자는 기본적으로는 '크다'라는 뜻으로 쓰이지만, 정도가 과하다는 의미에서 '심하다'라는 뜻도 파생되어 있다. 그러니 大자는 긍정적인 의미와 부정적인 의미를 함께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다만 大자가 부수로 쓰일 때는 '크다'와는 관계없이 단순히 사람과 관련된 뜻을 전달하는 경우가 많다. 大자가 본래 사람을 그린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大(대)는 (1)어떤 명사(名詞) 앞에 붙어 큰, 으뜸가는, 뛰어난, 위대한, 광대한, 대단한 등의 뜻을 나타내는 말 (2)존경(尊敬) 또는 찬미(讚美)의 뜻도 나타냄 (3)큼. 큰 것 (4)큰 달. 양력으로 31일, 음력으로 30일인 달 (5)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크다, 심하다(정도가 지나치다)(대) ②높다, 존귀하다(대) ③훌륭하다, 뛰어나다(대) ④자랑하다, 뽐내다, 교만하다(대) ⑤많다, 수효(數爻)가 많다(대) ⑥중(重)히 여기다, 중요시하다(대) ⑦지나다, 일정한 정도를 넘다(대) ⑧거칠다, 성기다(물건의 사이가 뜨다)(대) ⑨낫다(대) ⑩늙다, 나이를 먹다(대) ⑪대강(大綱), 대략(大略)(대) ⑫크게, 성(盛)하게(대) ⑬하늘(대) ⑭존경하거나 찬미(讚美)할 때 쓰는 말(대) 그리고 클 태의 경우는 ⓐ크다, 심하다(정도가 지나치다)(태) ⓑ지나치게(태) 그리고 클 다의 경우는 ㉠크다, 심하다(다) ㉡극치(極致), 극도(極度)(다) ㉢지나치게(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클 위(偉), 클 굉(宏), 클 거(巨),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작을 소(小), 가늘 세(細)이다. 용례로는 크게 어지러움을 대란(大亂), 큰 일을 대사(大事), 크게 구분함을 대구분(大區分), 일이 진행되는 결정적인 형세를 대세(大勢), 크게 길함을 대길(大吉), 조금 차이는 있을지라도 대체로 같음을 대동(大同), 같은 종류의 사물 중에서 큰 규격이나 규모를 대형(大型), 크게 어지러움을 대란(大亂), 사물의 큼과 작음을 대소(大小), 크게 이루어짐을 대성(大成), 크게 웃음을 대소(大笑), 넓고 큰 땅을 대지(大地), 넓혀서 크게 함을 확대(廓大), 가장 큼을 최대(最大), 몹시 크거나 많음을 막대(莫大), 뛰어나고 훌륭함을 위대(偉大), 매우 중요하게 여김을 중대(重大), 마음이 너그럽고 큼을 관대(寬大), 엄청나게 큼을 거대(巨大), 형상이나 부피가 엄청나게 많고도 큼을 방대(厖大), 더 보태어 크게 함을 증대(增大), 큰 그릇은 늦게 이루어진다는 뜻으로 크게 될 인물은 오랜 공적을 쌓아 늦게 이루어짐 또는 만년이 되어 성공하는 일을 이르는 말을 대기만성(大器晩成), 넓고 큰 바다에 물방울 하나라는 뜻으로 많은 것 가운데 아주 작은 것이라는 뜻을 이르는 말을 대해일적(大海一滴), 넓고 넓은 바다에 떨어뜨린 한 알의 좁쌀이란 뜻으로 매우 작음 또는 보잘것없는 존재를 비유해 이르는 말을 대해일속(大海一粟), 거의 같고 조금 다름이나 비슷함을 일컫는 말을 대동소이(大同小異), 큰 의리를 위해서는 혈육의 친함도 저버린다는 뜻으로 큰 의리를 위해서는 사사로운 정의를 버림 또는 국가의 대의를 위해서는 부모 형제의 정도 버림을 일컫는 말을 대의멸친(大義滅親), 뚜렷이 드러나게 큰 글씨로 쓰다라는 뜻으로 누구나 알게 크게 여론화 함을 이르는 말을 대서특필(大書特筆), 사람으로서 마땅히 지켜야 할 중대한 의리와 명분을 이르는 말을 대의명분(大義名分), 큰 집과 높은 누각이라는 뜻으로 웅장하고 큰 건물을 이르는 말을 대하고루(大廈高樓), 크게 깨달아서 번뇌와 의혹이 다 없어짐을 이르는 말을 대오각성(大悟覺醒), 장군의 별칭으로 매사에 겸손하고 말 없이 수고하는 사람을 이르는 말을 대수장군(大樹將軍), 큰 재목이 작게 쓰이고 있다는 뜻으로 사람을 부리는 데 있어서 제 능력을 다 발휘할 수 있는 조건이 안됨을 이르는 말을 대재소용(大材小用), 큰 소리로 목을 놓아 슬피 욺을 일컫는 말을 대성통곡(大聲痛哭), 몹시 놀라 얼굴빛이 하얗게 변하는 것을 이르는 말을 대경실색(大驚失色), 크게 간사한 사람은 그 아첨하는 수단이 매우 교묘하므로 흡사 크게 충성된 사람과 같이 보임을 이르는 말을 대간사충(大姦似忠), 바라던 것이 아주 허사가 되어 크게 실망함을 일컫는 말을 대실소망(大失所望), 매우 밝은 세상을 이르는 말을 대명천지(大明天地), 사람으로서 마땅히 지켜야 할 큰 도리나 정도에는 거칠 것이 없다는 말을 대도무문(大道無門), 덕이 높고 마음에 여유가 있는 사람은 자질구레한 일에 초연함 곧 도량이 넓어서 자질구레한 일에 얽매이지 않음을 이르는 말을 대인대이(大人大耳), 큰 지혜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공명정대하여 잔재주를 부리지 않으므로 언뜻 보기에는 어리석게 보인다는 말을 대지여우(大智如愚)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