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이 들었다는 의미 >
정은 사랑이나 친근함을 느끼는 마음입니다. 상대로부터 사랑을 많이 받거나 익숙하여 친근해지면 편안하게 느끼는 감정입니다.
정은 상대로부터 수동적으로 드는 것입니다. 그래서 ‘정이 든다’라고 합니다. 따라서 들기 때문에 그것을 막을 수가 없고 한번 들여진 정은 떨칠 수도 없습니다.
정은 미움 없는 한 마음의 감정인 사랑과 다릅니다. 정은 미운 정, 고운 정, 사랑의 감정과 미움의 감정 등 오랫동안 켜켜이 쌓여지는 감정입니다.
따라서 정은 사랑과 달리 시간이 지날수록 줄어들지 않고 오히려 늘어납니다.
사랑은 그 마음에 일어나는 대로 잘 표출되는 현상이지만 정은 마음 속 깊은 곳에 오랫동안 잘 표출되지 않는 것입니다.
‘사랑한다’말이 쑥스러운 것은 ‘사랑한다’보다 더 깊은 농익은 ‘정’이 있기 때문입니다.
‘사랑한다’보다는 ‘고맙다 그리고 사랑한다’라는 표현이 더 맞을지도 모릅니다.
결혼 초기 이혼이 많은 것은 정이 쌓이기 전 사랑의 냉각으로 일어나는 현상입니다.
반면 황혼 이혼인 경우 결혼 생활 내내 깊은 정이 쌓이지 않은 경우이거나 상호 독립된 생활을 존중해서일 것입니다.
사랑할 때 정이 쌓이도록 하면 사랑이 다소 식더라도 정만으로도 함께 할 수는 있습니다. 다만, 애초에 나의 사랑이 없으면 상대는 나에 대한 사랑과 편안한 감정이 쌓이지 않습니다. 정이 든다는 것은 나의 노력으로 상대가 나에 대해 갖는 감정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서로 설레는 사랑의 감정과 친근함으로 출발하여 켜켜이 쌓이는 깊이 있는 편안한 정이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