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의 종류를 떠나 이렇게 숨죽이고 듣는 음악은 없었다. 마치 성악가가 그 창법을 버리고 대중음악 창법으로 아무런 흠이 없이 자연스럽게 흘려내리는 악기 소리를 내는 그야말로 오로지 태어나서 다시는 들어보지 못할 무언가 그것이었다.
음악의 불모지인 우리나라에 저런 독특하고 월등한 목소리를 가진 가수가 있었다니.
하지만 이미 나이 때문에 현역을 뛰지는 못하지만 너무도 감동을 주는 가수다.
요즘 이미자를 연상시키는 다크호스인 송가인의 노래가 사람의 넋을 잃게 한다면, 이미자의 노래는 그냥 숨을 죽이고 들어야 하는 영혼을 포근하게 감싸준다. 그냥 지배해버린다.
그녀가 중년에 발표한 노래를 듣고 있으면 중저음이 배어 있고 맑디 맑은 아침이슬과 같은 고음은 그야말로 그 어떤 곡을 싣고 얹어도 바로 명곡이 되어 버린다. 아무리 반복해서 들어도 흠을 잡을 수 없는 그야말로 너무도 자연스럽고 감미로운 그녀의 목소리에 숨조차 미안할 만큼 취해버린다.
영국의 아델이 중저음과 고음을 잘 조화한 가수라고 하지만 이미자를 감히 넘볼 수 없는 교습생 수준이고, 우리나라의 엘비스프레스리라 칭하는 남진, 꺾기의 달인 나훈아도 그녀에게는 ~~생 수준이다. 그녀의 적수는 오로지 사람이 아닌 시간뿐이었다.
왜 그녀를 엘리제의 여왕이라 했는지 알고도 남는다.
그녀의 목소리를 듣고 나면 다른 가수들의 목소리가 하찮게 느껴질 정도로 정돈되고 깔끔하고 매끈하고 흘러내리는 자연스러움에 마음이 정화된다. 바로 앞에서 그녀가 노래하듯 느껴지는 감동은 경이로움을 떠나 경외스러울 정도다. 그녀의 노래는 앵까도 섞여 있지만 엥까를 들으면 뭔가 살짝 부자연스러운데 발라드풍은 너무도 잘 어울린다. 해서 전반적으로 발라드라고 해야 맞다. 앵까처럼 나훈아의 꺾기도 없고 성악가가 자연스럽게 내 뿜는 고음도 너무 예쁘고 매력적이다. 다른 가수들의 노래를 들으면 자꾸 흠이 잡히는데, 흠인지 아니지 구분이 되지 아니할 만큼 찾기가 쉽지가 않다. 고음이 혹 가성인가 싶었는데 고음에 자연스럽게 가사가 붙어버리면 그야말로 아무도 흉내내기 힘들 만큼 꽉 찬 자연스러운 이쁜 음악이 나온다. 그냥 햐! 외는 어떤 말도 표현하기 어렵다.
꽉찬 나이의 남진과 나훈아가 있다. 이들은 거의 70대 중반의 노인들로 그들이 단독 공연을 하면 어쩐지 좀 어색하다. 목소리도 그렇고, 표정 행동 다 그냥 과거 대형가수였어라고 이해하며 들어야 하는데, 가수 이미자는 깨끗이 현역을 은퇴하고 스스로 물러나는 아름다운 행보 또한 누구도 따라올 수가 없다. 노래를 할 수가 없어서가 아니라 딱 거기까지 그녀는 보여주고 싶었던 것이다. 그래서 그녀가 더 아름다운 것이다. 한 늙은 남자가수는 이 번 추석에 그 낯짝을 내밀 모양이다. 솔직히 할아버지 노래를 누가 좋아하겠나. 판소리라면 그 연륜의 무한한 에너지를 얻는다지만 늙어빠진 몰골에 목소리마져 낡아버린 모습을 누가 감동하고 듣게 되겠는가. 추억을 소환하는 정도 외에는 말이다. 그거다. 활동할 때, 열심히 좋은 곡을 발표하면서 팬들에게 늘 감사해야 한다. 특히 남진의 경우 현재도 TV에 나와 근황을 볼 수가 있어 좋고, 남진을 한마디로 표현할 수 있는 “모르리”란 명곡도 발표했다. 그렇게 해야 한다. 스타는 그냥 스타가 아니라 계속 유지해야 한다. 이유는 시간은 그냥 두지 않기 때문이다.
해서다.
가수 이미자가 아깝고 고마운 것이다. 얼마 남지 않은 인생이겠지만 그녀의 목소리는 항상 우리 곁에 있어서고 그 노래를 듣는 순간 바로 감동을 받아서 좋고, 특히 그녀의 소중한 악기인 아름다운 목소리에 감동해서다.
거기에
지금 우리와 동시대에 함께 하고 있어서다. 아직까지는
(사실 난, 본격적으로 이미자씨의 노래를 제대로 들어본 적이 한 번도 없었다. 미디어로 간혹 들은 적은 있었지만, 제 시스템으로 들어본 적이 없었다. 그러다가 추석에 맞춰 누님이나 형님에게 주면 좋겠다 싶어 구입한 것이다. 참으로 안타까운 것은 이 뛰어난 목소리가 주옥같은 발라드나 다른 장르까지 더 넗혔으면 좋았을 것을---하필이면 시작이---.)
여튼, 시간은 ---.
앞으로도 건강하게 건재하시길---.
이미자의 음반 중'타인'과 '노래는 나의 인생'
300B엠프+프러시드CDP+프러시드DAC+모니터오디오 스튜디오20(SPK)
곡명 : 타인
곡명: 노래는 나의 인생
첫댓글 동감 입니다~~
박수~~
지기님이 앰프 수리하고 테스트로 틀어보는 노래가 이미자의 동백아가씨입니다. 제가 6살때
대전의 시골에서 어머님이 난생 처음으로 트랜지스터 라디오를 사셨는데 라디오를 켜자
처음으로 들은 노래가 이미자의 동백아가씨 입니다. 지금도 그목소리가 제귓가에 쟁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