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오산, 약사암

[도랑]

와 - 

추석보다 이제는

가을이 먼저 까분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냉방기(에어컨)가  실외기 까부는 소리 들어며 심심풀이로 오후엔 건들 건들했다.

하지만

시월의 주둥이가 짝 입맞춤하는 모습에 기가 죽었다.

이제

떠나야할 때를 알고 떠나는 잎사귀가 아니다

묵힐대로 묵혀진다

님은

단풍처럼 붉게 타는 사랑을 해 본적 있는가?

정열의 여름을 함께했던 그 이파리도 

그간 못다한 사랑을 통체로 다 못 먹고

다음 계절에 밀려 아쉬움으로 뒤돌아보며 힘없이 삭아지려한다

몸통은 색깔을 악쓰며 붉게 만들려고 해보지만,  그  얼었던  봄새싹 튀움보다 더 힘들다......

사랑,

낙엽되면 연기처럼 바람처럼  다 없어지는 것들인데.............

단풍으로 마지막 인생의 정열로 남은 시간일 때 정신없이

사랑하라~

갈 길은 멀고

해는 어느듯 저문데..........(日暮途遠)

약사암 이야기-

명산이라 더 굴곡진 계곡에는 이름모를  암자들이 좀 건방지게 말뚝처럼 버티고들 앉아있다.

어느 산 어느 계곡곁이고 간에...........

오늘 이야기는

금오산! 

그가 안고 있는 약사암,

그 곳을 지키는 스님 한 분...............

구미시가 언제부터 자랑하고 난리였었나? 

구미는 옛날,

경북에서 가장 후지고 작아 잘 기억되지않은 읍이었다

(왜관은 물론, 김천 근처는 어림도 못가는, 시골, 작고 보잘것 없는 하나의 보일 듯 말 듯한 그런 읍이었다)

그래도

구미를 안아주는 금오산

그 금오산 정상에 가면

아주 보일 듯 안 보일 듯 하는 작은 암자하나가 수백년의 세월을 쓰담듬어주면서 쉬고 있다....... 

그게 바로 오늘 얘기할 암자인

그 약사암.

60년대 어느 겨울,

고교동기 2명과

그곳에서 소주 4홉들이로 만취가 되어 생사의 기로에서 피신했던

그 

금오산 약사암.

우연히

한 유튜브 동영상을 보고(교육방송에서 방송했음)  

그 약사암에서 주지를 맡고 계신,  스님이야기를 듣고나니 

갑자기 옛 생각이 난다 .........

(유튜브, <금오산 약사암>이란 동영상을 다 보시면 이 이야기가 실감남~)

그 유튜브 영상

댓글에 올린 내 작은 이야기를 여기올렸다 ...........

비룡산 너머 어느 마을로부터 달밝은 날 밤,

가출하여  결국 출가하셨다는 스님의 그 말씀을 듣고 나서.......

* 하얀 구름 목도리를 휘감은 듯 높이 솟아 오른 비룡산(飛龍山),

이 봉우리를 이기는 산은 서치(洞名) 마을 주변에는 없다.

골 깊은 구름골 위로 치솟은 봉우리는 거무스레 두루뭉실한 것이 마치 짱구 녀석 뒤통수와 흡사하다.

봉우리 주위는 늘 소리개가 떼를 지어 빙 빙 회를 그리곤 한다. 바른 쪽, 암벽 사이 움푹 패어 거무퇴퇴하게 보이는 곳은 범들이 살고 있다는 소문은 우리들이 이미 알고 있는 무시무시한 얘기다.

당차고 빡세다는 태상이도 용바위 더 이상은 감히 올라갈 엄두조차 못 낸다.

이하 생략

본인의 단편소설 <소싸움> 본문 중에서 일부..........

* 돌개바람이 나뭇가지에 걸어 놓은 바지를 채어 날린다.

칠병이는 이제야 어시시함을 느꼈는지 물 속에서 엉거주춤 일어나 나왔다.

주섬주섬 옷가지를 걸치려니 하늘이 찜찜하다. 이곳 산촌의 여름 날씨는 가끔 변덕이 죽 끓듯 한다. 갑자기 먹장구름이 솟아 오른 비룡산(飛龍山) 짱배기(頭)를 송두리체 먹으며 내려온다.

떨어진 바지를 엉거주춤 걸치기가 무섭게 삼발 같은 빗방울이 뽀얀 물보라를 뿜으며 벌써 도롱골을 후리쳐 내려온다.

본인의 소설 <원두막> 본문 중에서 일부.........

비룡산 아래에는

서치라는 마을이 있다

그 곳에서 6.25 직후(5~6살 정도 시절)

당시엔 달구지도 못다녀

아주 오진 산골인 외할머니 초가에서 내 어린 몇 년간의  살았던 그 기억이.....

내 문학작품의 공간적 배경 속에 녹아있다.

장고개,

도롱골,

퉁점,

외가집 아래 크다란 못 아래, 동네 이름이 각산이라고.....

더 아래 길로 내려가면 기산?국민학교인가 하는 작은 학교가 하나있었고......

(70여년 전이라 기억이 가물가물하네요......)

약사암 스님.

늘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 소설가 도랑 -

이라고  적었다 ~~~ 

우리 

율동의 미학을 사랑하는 예술인님들  

구미 금오산 약사암,  한번 가 보세요......

오름길 중간

바위틈 돌아돌아 얼마쯤 가면 굴이 있어요

그 곳을 도선굴

(우린 그 당시  야은 길재굴로 불렸음)이라고

대혜폭포( 금오산을 울린다는 뜻으로 명금폭포로..불리었고.....)를 지나 얼마를 오르면 정상 부근에 이 암자가있습니다..... 

2023년 10월 3일 개천절.

아침

태극기를 달고 나니 너무 심심하다.

냉장고를 열어보니

왠걸

맥주가 소주 손을 잡고 그 추운 곳에서  떨고들 있다

얼른 꺼집어 내어 그들의 몸을 녹혀주는 게 최우선이다

ㅎㅎ

.

 - 도랑물소리-

,

[명수니]

오래전의 추억 이야기
도랑선배님 글 잘 읽고갑니다
금오산 약사암
시간 나면 가볼께요 ~
감사합니다 선배님 ^^

[비오]

호랭이 담배먹을때의 약사암 주지스님
예전에나 지금이나
항개도 안늙은
목탁이랑 빼닮은
빡빡머리 그때 그모습으로
구름같이 희꾸무리한 회색옷입고
아직도 약사암 주위를 뒷짐지고
서성거리며 배회하며
계실것이라 저는 믿습니다

어릴때 한여름 산개울의 전경하며
시커멓게 밀려오는 암흑속의 소낙비의공포
시골 출신이라면
그런추억 한두개씩은
가슴에 향수처럼 품고 있을거라
여겨지면서
선배님의 글을 통해
아련하게 추억을 더듬어 보네요

선배님댁 냉장고안
추워서 발발 떨면서 웅크리고 있는
맥주와 소주에게
따뜻한 훈김을 불어넣어 주는
자상한 맘씨까지 버풀어 줬으니
아마 선배님께서는
저승엘 가셔서도
염라대왕께서
살아생전 선행의
많은 참작으로
값진 혜택이 있을것으로
믿어 의심칠 않습니다

도랑선배님덕분에
한참 동안 향수에 젖어보면서
감사드립니다

~아미타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