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https://theqoo.net/square/1817267948
예전에 올린 글인데 사족 더 붙여서 다시 올려봄
일단 글을 시작하기에 앞서 그당시의 영국의 계급제를 살펴볼게.
작중 대부분의 인물들은 '젠트리' 야. 젠트리는 귀족은 아니지만 영지를 가지고 있는 지주라 생각하면 돼.
영국은 철저한 장남 상속이라 귀족 작위와 대부분의 재산은 장남만이 상속받았고 차남 이하는 지살길 알아서 찾아가야 했어. 그러므로 영국에서 작위를 가지고 있는 귀족 계층은 아주아주 소수고 젠트리도 엄연한 상류층이야.
귀족의 차남 이하 자식들이 명색이 귀족의 혈통인데 장사나 변호사, 의사같은 천한^^;; 일은 할 수 없고 고귀한 일이라고 여겨지는 성직자나 군인을 주로 택하고 손자대로 오면 젠트리로 편입되는거지.
또 부유한 평민이 자신의 영지를 사들여서 거기서 나오는 돈으로 평생 놀고먹는 일을 몇대에 걸치면 젠트리로 인정받기도 하고 젠트리의 폭은 다양하다고 보면 됨.
귀족 계층과 젠트리 사이의 결혼도 종종 있어왔는데, 이것은 영국에 귀천상혼 배제 개념이 약했기 때문이야.
귀천상혼이란 신분이 다른 계급과의 결혼을 말하는데, 그당시 대부분의 유럽대륙에서는 이런 결혼이 발생시 그 배우자와 자식들의 상속권을 박탈하는 법이 있었어.(참고로 귀족-평민 뿐만 아니라 왕족-귀족끼리 결혼해도 귀천상혼이라 했음)
하지만 영국은 그런 관념이 약했는데, 이것은 영국이 장남 상속을 일찌감치부터 실행했기 때문이야.
귀천상혼 배제라는게 쩌리 아들(...)까지 결혼을 마구잡이로 해서 가문의 상속재산이 쪼개지는것을 막기 위해 나온 거거든. 그러니 장남 몰빵인 영국에서 굳이 그걸 할 필요가 없었던 거지. 즉 그당시 유럽에선 영국이 그나마 계급차이나는 결혼이 자유로웠단 뜻임.
그래도 너무 계급차가 나는 결혼을 한다치면 사회적 지탄을 받는건 영국도 마찬가지고 그런 사회상을 드러낸게 바로 '오만과 편견' 이라 할 수 있어.
아무튼 작중에서 비중이 많은 사람들 위주로 살펴볼께.
캐서린 영부인(레이디 캐서린)
미스터 다아시의 이모이자 다아시랑 어울리지 않다고 리지에게 어그로 끄는 그분ㅇㅇ
이 작품에서 비중있는 인물중에서 유일하게 등장하는 '귀족' 임. 무려 백작의 딸로 때문에 'lady' 타이틀까지 달고 있음.
이 사람말고 거의 모든 다른 등장인물들은 귀족보다 격이 낮은 '젠트리' 야. 그래서 그런지 신분가지고 온갖 무시란 무시는 다하는듯ㅎ
참고로 캐서린 영부인의 남편인 고 드 버 씨는 기사(knight)로 로징스 파크의 주인임. 남편도 아내만은 못해도 사회적 지위가 높은 사람이라는 것.
미스터 다아시
귀족보단 격이 낮아도 엄연히 상류층에 속하는 젠트리임. 그것도 젠트리 중에서도 돈이 많고 유서깊어서 백작가문이랑 통혼이 가능한 그런 젠트리ㅇㅇ
아마 젠트리 중에서도 가장 윗급으로 생각하면 될거야. 팸벌리 파크같은 엄청나게 큰 장원도 있고 성직 임명권도 많이 갖고 있다고도 하고..
콧대높은 캐서린 영부인이 자기 딸과 다아시를 혼인시키려는것도 그 둘이 결혼하는게 격에 맞다고 생각해서임. 사촌간이지만 뭐 상류층 사이에선 사촌끼리 결혼하는건 흔했으니까..
다아시 사촌(다아시 외삼촌인 백작의 아들)피츠윌리엄 대령이 차남이란 이유로 다아시보다 못한 신랑감이라고 평가받았을 정도니 그당시 분의기를 대강 알 수 있겠지?
엘리자베스 베넷
베넷 가문도 젠트리야. 다아시보다는 못해도 시골에서 나름 힘깨나 쓰는 젠트리인데.. 문제는 한정상속이 걸려있다는것.
한정상속은 윗대에서 상속을 제한거는걸 말하는거야. 베넷 가문에서 대대로 물려받은 재산은 상속인이 남자에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딸만 있는 베넷 씨의 자식은 가문 재산을 상속받지 못해.
그리고 가장 가까운 남자친척에게 상속재산이 가게 되어있는데 그 사람이 바로 콜린스 씨.
때문에 리지는 지참금이 적어.. 만약 아버지가 한정상속이 안걸려있는 개인 재산을 모아뒀으면 모르겠는데 아들이 태어나리라고 믿어서 어영부영 하다보니 그꼴이 난거지.
거기다 외가도 리지의 발목을 잡는 요소중 하나야. 젠트리도 아니고 걍 중류층이거든. 외삼촌은 장사를 하고 이모는 변호사와 결혼했는데 이게 상류층 사이에선 비웃음거리임.. 자기들과 차원이 다르다 그거지.
미스터 빙리
빙리 가문은 사실 격으로만 치자면 베넷 가문보다 못해. 바로 윗대에서 장사를 해서 돈을 모은 거라고 언급 되거든.
빙리 씨에 이르러서 비로소 장원을 사고 딸들을 상류층 학교에 보내는 그런 단계.
위에 부유한 평민이 영지를 사고 몇대에 걸치면 젠트리가 된다고 써있잖아? 빙리 씨의 아버지는 자기 대에 영지를 사려고 노력했는데 뜻을 이루지 못하고 돌아가셔서 그걸 빙리가 대신 이루려고 노력하는 중인 거야.
근데 계급적으로 차이가 나도 그만큼 돈이 많기 때문에 지참금이 별로 없고 외가가 별볼일없는 리지를 빙리 양이 무시해대는거ㅇㅇ 작중에서도 빙리자매들이 올챙잇적 생각 못하고 다른 사람 깔보고 자기네들을 높이 본다고 나와있음ㅎ
***참고로 작중에 나온 인물들의 연수입과 지참금에 대해 말해보자면
다아시-어마어마한 재산을 물려받은데다 연수입 만파운드 정도. 여동생 조지애나의 지참금은 3만 파운드에 달함.
빙리-물려받은 돈 10만파운드 정도에 연수입 4-5천 정도. 자매들도 재산 2만파운드 가량 있음.
엘리자베스-아버지가 가진 토지 연수입 2천 파운드 정도. 베넷 부인과 아이들에게 5천 파운드 가량이 분배되기로 결혼 약정서가 써있는데 어떤 비율로 분배될지는 부모님 맘.
사실 엘리자베스네 집이 딱히 돈 없는 집은 아니고 시골 동네서 그만하면 잘사는 젠트리인데 아버지가 돌아가셔서 연수입이 끊기면 미래가 없다는게 문제..
참고로 엘리자베스의 엄마 베넷 부인은 외할아버지에게 자기 신분 비하면 적은건 아닌데 베넷 씨 부족분을 메우기엔 턱없이 부족한 4000파운드를 물려받았다고 언급됨.
즉 베넷 씨와 베넷 부인은 지금은 비록 사이가 좀.. 그렇지만 베넷 씨가 젊었을적 격차가 많이 났음에도 결혼을 결심했을만큼 베넷 부인의 미모가 대단했다는걸 의미하기도 할 수 있겠지?ㅎㅎ
첫댓글 와 미친 개흥미돋..
재밌닼ㅋㅋ
삭제된 댓글 입니다.
@잘사는거확실 엄격히 말하면 그렇긴 한데(결혼하고 안하고완 상관없음) 귀족의 장남 미만 자식들도 자식대에 한해선 귀족 취급 해줬음. 손자대에 가면 얄짤없지만.
헐!!! 나 어제부터 읽고 있었는데!!!!🫶 고마워 여샤
오오 흥미돋이다! 어제 오만과편견 다 읽었는데 마침 이런 글이!
와 재밌다
완전 재밋다 나도 다아시 귀족인줄 ㅋㅋㅋ
오 그랬구나 흥미돋
헐 그렇구나 너무 흥미롭고 재밌게 잘 읽었어 고마워!!
진짜 재밌다... 고마워 여샤
대박재밋어 허얼
ㅋㅋ뭔가 야마방 생각나면서 너무 재미있다! 둘 중 누가 더 괜찮아 보여? 재질로
헐 재밌엌ㅋㅋ
밤새 읽고 옴 존나 재밌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