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군사전문지인 ‘제인스 디펜스 위클리’(Jane‘s Defense Weekly)는 최신호(26일자)에서 “시리아의 알레포에 위치한 비밀 군사시설에서 지난 7월 26일 신경가스를 장착한 단거리 미사일(Scud-C)의 연소 실험 도중 폭발이 일어나 시리아 군 관계자 15명과 이란 기술자 수십 명이 숨지는 등 50여명이 다쳤다”고 전했다. 잡지는 시리아 군 소식통을 인용, 폭발사고로 신경가스인 V-X, 사린, 머스타드 가스를 포함한 화학물질이 군사시설 안팎으로 확산돼 이처럼 대량의 인명 피해를 냈다고 보도했다. 폭발은 당초 시리아를 강타한 섭씨 50도를 넘은 폭음 때문에 일어난 것으로 발표됐으나, 잡지는 사고가 기온이 오르기 훨씬 전인 새벽 4시30분에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시리아와 이란은 지난 2005년 화학무기 개발에 양국이 서로 협력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현재 이란은 시리아에서 5곳의 화학무기 관련 시설 건설과 운영을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와 관련, 잡지는 시리아 당국이 지금까지 폭발 사고의 보도를 봉쇄하는 한편 이란의 지원으로 미사일을 생산하고 있다는 증거를 없애는 작업을 펼친 것으로 덧붙였다. 앞서 이스라엘 언론들은 군사 문제 전문 웹사이트인 ‘글로벌시큐리티’를 인용, 화학무기금지협약(CWC)에 가입하지 않은 시리아가 제4차 중동전쟁 직전인 1973년 화학무기 개발을 시작해 현재는 중동지역에서 가장 발전한 화학무기 프로그램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미 정가소식지인 ‘넬슨리포트’의 경우 “이스라엘군이 시리아에서 공격했던 목표물은 핵이 아니라 미사일이거나 미사일 관련부품이라는 절대적으로 확실한 정보가 있다”고 밝혀 이스라엘 공군의 대(對)시리아 공습이 화학무기와 함께 미사일이 관련돼 있음을 시사했다. 북한은 지난 90년대부터 시리아와 이란 등 중동국가에 미사일을 판매했으며 지난 99년 미사일 발사유예 선언 이후에도 이들 국가와 협력, 중동 현지에서 미사일 실험을 하는 등 ‘아웃소싱’을 통해 미사일 기술을 상당 정도 확보해왔다. 시리아의 경우 최근에도 북한과 러시아에서 무기를 구입해왔으며 북한으로부터는 정확도가 떨어지는 스커드 미사일이나 유도기능이 없는 로켓포, 또는 이를 시리아에서 조립·생산할 수 있는 부품을 수입했을 수 있다고 넬슨리포트는 지적했다. 넬슨리포트는 지난해 여름 이스라엘과, 레바논 내 무장 세력인 헤즈볼라 분쟁 당시, 시리아의 지원을 받은 헤즈볼라가 이스라엘을 향해 시리아산 로켓을 발사한 사실을 상기시키며 시리아가 이를 충분히 확보할 경우 이스라엘에게 큰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넬슨리포트는 또 시리아는 미사일에 탑재할 수 있는 화학무기를 갖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넬슨리포트는 시리아가 러시아로부터 작년 여름 헤즈볼라가 사용했던 첨단 대(對)전차 미사일이나 트럭에 탑재할 수 있는 단거리 대공미사일을 수입했다가 이스라엘의 공격 목표물이 됐을 가능성도 거론했다. 한편, 네오 콘의 대표적 인사인 존 볼튼(유태계) 전 UN 주재 미국 대사는 국무부 군축 국제안보 담당 차관 시절인 지난 2003년 9월 청문회에서 “1970년 이래로 시리아가 아랍 지역 고급 화학 무기 보유 능력 국가 중에 하나임을 추구해 왔다”고 지적한 바 있다. 그는 “(시리아가) 비행기나 탄도미사일로 운반될 수 있는 신경가스 ‘사린’ 을 비축해 왔으며, V-X 같은 독성이 강한 약품을 개발하기 위한 연구도 진행해 왔다”고 지적한 뒤, “장거리 미사일인 스커드-D 미사일을 북한의 도움을 받아 개발 중에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영국의 ‘선데이타임스’는 최근 보도에서 “북한과 시리아는 미국을 공동의 적으로 상정하고 있다는 공통분모 외에 대를 이은 독재체제란 공통점이 있다”면서 특히 “최근 수개월 간 양국이 군사력 증강 등과 관련된 기술 협력을 강화해 왔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이어 “시리아는 지난 20여 년 간 북한으로부터 장비를 사들여 중동 최대의 미사일 발사기지와 화학무기 보유고를 갖추게 됐으며, 지난해 10월 북한의 핵 실험 이후에는 이 같은 대북 의존도가 더욱 높아지게 됐다”고 밝혔다. 북한은 지난 61년 “독가스와 세균은 전시에 효과를 발할 수 있다”는 김일성의 교시에 따라 화학무기를 생산하는데 필요한 장비와 물자를 독자적으로 개발했으며, 80년대부터는 각종 생물학 작용제를 생산 비축하면서 독자적인 화학전 능력을 완비하게 됐다. 현재까지 북한이 비축한 화학무기는 2~5천 톤 규모로 이 양은 4만 톤을 보유한 러시아, 3만 톤을 비축한 미국에 이어 세계 3위의 화학무기 보유국가다. 화학무기 1천 톤으로 대략 4천만 명을 살상할 수 있으며, 신경가스인 ‘사린’의 경우 4.5킬로그램만 살포해도 4분 안에 1천만 명 가량을 몰살시킬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필재 기자 (spooner1@freezon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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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밝히는 자유언론-프리존뉴스/freezonenews.com] [ 2007-09-26, 14:47 ]/조갑제닷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