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요를 수집하는 것이, 찬사를 받는 저 영웅들의 인간 사냥보다도 훌륭하다는 생각이 드는군
- 루드비히 반 베토벤 '편지'
바바라 알렌과 그린슬리브스는 널리 알려진 영국 전통 포크송인데,
여인에게 퇴짜 맞은 남정네의 처량한 심정을 노래하고 있다.
바바라 알렌 (Barbara Allen) - Paul Esswood (노래) / Ronald Hachez(바로크 기타)
이 노래는 약 17세기부터 스코틀랜드에서 불려졌다고 하는데,
아일랜드에서도 이런 노래를 불렀다고 한다. 작곡자는 알려져 있지 않다.
가사는 콧대 높은 여자 ‘바바라 알렌’이 자기를 짝사랑하는 남자를 계속 무시하다가 남자가 상사병에 걸려 죽는 바람에 충격을 받아 자신도 드러누워 죽어가면서 ‘처녀들아. 나같이 살면 천벌받는다’고 말했다는 내용이다. 적당히 봐가면서 발길질을 하라는 교훈이다.
그린슬리브스 (Greensleeves) - Paul Esswood (노래) / Ronald Hachez(바로크 기타)
그린슬리브스는 16세기 무렵부터 불렀다고 하며, 셰익스피어도 ‘윈저의 즐거운 아낙네들’(1602)에서 이 노래를 언급하고 있는데, 입으로 전달되는 민요의 특성을 볼 때, 16세기 이전에 존재했을 것이다. 가사는 매몰차게 떠나버린 푸른 소매의 아가씨를 그리워하는 내용이다.
전 세계적으로 알려진 노래답게 버전도 다양하지만, 카운터테너 폴 에스우드의 소름끼치는 고음이 분위기를 한층 고조시킨다. 특히, 대중가수들의 쥐어짜는 소음과는 차원이 다른, 부드러우면서도 파워풀한 고음을 선사한다.
카운터테너(Countertenor)는 가성을 사용하는 남성 알토를 말하는데, 고음이라 서정적인 노래에 잘 어울려 영국에서 인기가 많았다고 한다. 카운터테너는 14세기부터 있었다. 당시에는 여자가 교회에도 들어가지 못했고 무대에서 노래도 부를 수 없어서 사춘기부터 훈련을 받은 남성이 여성의 목소리를 대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