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읽기와 삶 읽기'
우연히 찾아 낸 책입니다....
제목이 예사롭지 않아 자꾸 파 들어 갔습니다...ㅎㅎ
금광을 찾아내기라도 한 것 처럼,...
이외로 이 책이 주는 무게와 그리고 사방으로 뻗은 뿌리가
만만치 않습니다...
살아가면서,
글을 읽는다는 것은 말을 하는 것 이상으로 중요한 것임을
잊고 살지는 않았는지?
책꽂이에 오래 전에 읽었으므로 이제는 장식?처럼 꽂혀 있는
글-책-들을 다시 한 번 올려다 봅니다...
삶의 언어와 이론의 언어,.....당연히 다를 수 밖에 없는 것,
그런데 그것이 옳지 않다?...이것이 바로 글의 식민지적 사고방식?..... -뎀-
글 읽기와 삶 읽기 1
저자 : 조혜정 / 출판사 : 또하나의문화
출간일 : 2002년 12월 16일
목차
001. 겉도는 말, 헛도는 삶
002. 저자란 무엇인가?
003. 테스트의 역사성과 당파성
004. 문화 읽기는 왜 어려운가?
005. 예비지식인의 책 읽기 반성
006. 삶을 이야기하는 교실
007. 따로 읽기 - 박완서 문학에서 비평은 무엇인가?
008. 찾아보기
누구보다 청소년들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
어렵고 거창한 글을 쓰며 스스로의 삶을
따돌려 온 식민지적 상황을 뛰어넘어 자기의 삶을
풀어갈 말을 가질 수는 없을까?
이 책은 우리가 알고 싶지만 잘 알기 어려운
80년대 말, 90년대 초 대학생들이 '삶'과 '말'과 '자신'에 대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를 보여 주는 문화 기술지다.
지식 전달을 위한 교실이 아니라 자신의 삶을 드러내는 교실,
지식인의 자기 성찰과 자기 해부의 공간으로 변신한 교실에서
자신의 삶을 풀어 갈 언어를 가지지 못한
식민지적 사회에 대한 이야기가 풀리기 시작한다.
간단히 말해서 이 책은 자아 성찰의 기록이며 '지식과 식민지성'의 문제를 다루고 있다.
대학입시 위주의 주입식 교육으로 인해 만들어지는 인간과 인문학 책을 읽으면서
자신의 삶에 결부시키지 못하는 대학생들을 바라보며 느낀 안타까움과 현실의 삶과
동떨어진 겉도는 강의를 하지 않기 위해 고민 끝에 저자가 내놓은 책이기도 하다..
조혜정 교수는 아주 솔직하게 자신의 목소리를 육성 그대로 책 속에 표출시키고 있다.
서문에서 조혜정 교수는 10년 이상 대학 강의를 해온 자신의 경험을 검토하면서
이제 우리 대학은 지식 연설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과 인식의 전환을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녀의 문제 의식은 다음과 같은 질문에서부터 출발하고 있다:
왜 다른 사회와 문화에 대한 이해를 기대하면서 개설한 문화인류학,문화이론 강의는
학생들을 '헷갈리게'하고 정신 분열로 몰고 가는가.
왜 우리 학생들은 미국 학생들과 달리 비서구 사회의 문화 현상 보다는
서구의 이야기에 더 매혹되는가.
왜 대학에서는 일상적인 우리의 삶의 분석보다 추상적인 이론이
더 학문적이고 지적으로 품격이 있다고 간주되는가.
왜 삶의 언어와 이론의 언어는 구분되어야 하는가.
왜 서구 이론가의 개념과 개념들간의 관계에 대해서는 그렇게 열을 올리면서
우리 이야기는, 그리고 비서구 사회에 관한 인류학적 연구들은 지엽적이고 사소한가.
조혜정 교수는 자신의 책에서 세상의 중심이라고 생각하면서
지식을 논하는 서구의 지식인과 대비시켜, 지식에 있어 세계의 주변에 위치한다고 생각하며
서구 지식을 소비하는 한국의 지식인과 학생은 '식민지적'이라 규정한다.
조교수는 '식민지적'이란 지식과 삶이 겉도는 현상을 의미하는 것으로,
'우리의 문제를 풀어갈 자생적인 우리 언어와 이론을 갖지 못한 사회'라는 의미에서
여전히 우리 문화는 '식민지적'이라는 지적이다.
이 책은 정말로 많은 것을 깨닫게 만들어주는 책이며
누구보다 입시위주의 교육에 찌들은 청소년들에게
정말로 권해주고 싶은 책이다.
글 읽기와 삶 읽기 2
지식, 권력, 경험의 개념을 중심으로 우리 사회에 존 재하고 있는 <식민지 성>을 탈피,
지식인의 주체적 의 식을 제시했다.
목차
001. 겉도는 말, 헛도는 삶
002. 식민지사, 그 타자의 얼굴
003. 지식/권력에 대한 성찰 - '타자성'에 대하여
004. '보편성'의 그늘에서 벗어나기
005. - 식민지적 근대성에서 대안적 근대성으로
006. 서구의 자기 성찰 - '급진적 근대성'과 '탈근대'에 대하여
007. 식민지 지식인의 옷 벗기 - 지식 생산 주체에 관하여
008. 개인 속의 역사, 기억으로서의 역사 - 주변성에 대하여
009. 문화적 자생력 기르기 - 글쓰기에 대하여
010. 함께 읽기 의 문화사적 의미
주체적 언어를 찾고자 하는 모두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
글 읽기와 삶 읽기는 논술 교사, 독서 지도사에게 적극적으로
권하는 책일 정도로 여러 사람들에게 호평을 많이 받아온 책이다..
식민지적 '책 읽기'를 해체하려는 구체적인 교실에서의 노력들은
이 책의 각 장에 자세히 기술되어 있어 청소년들은 물론
현재의 꽉막힌 교육 현실에서 답답해 하는 여러 교사들이 읽고
배울 내용들이 많이 들어 있다는 것도 이 책의 큰 장점이다..
자기를 감추기 위해 침묵하고 그리고 남에게 냉소하는,
그래서 사람들이 서로 관계되어지지 않는
우리 사회를 향하여 '글 읽기와 삶 읽기'는 대학생들에게
그리고 지식을 이야기하고 만드는데 참여하는 지식인들에게
우리가 누구인가를 먼저 아는 데서 그리고 우리 자신의 삶에
먼저 질문을 던지는 것으로부터 이론을 만들어 가자고 말한다.
그리고 우리들의 삶에 뿌리를 내린 구체적이고 실재적인 경험을 설명하는
'탈식민'화된 의식을 갖자고 선동한다.
조혜정 교수의 책은 한국 문화에 관한 인류학적 비평이라는
측면을 차치하고라도 지식인 사회의 자기 고발 그리고
지식과 삶을 일치시키려는 자기 성찰적 작업이라는 측면에서
매우 용기 있는 자기 실험이고, 또 '일상적인 것이
정치적인 것이다'라는 조혜정 교수의 삶의 방식을
잘 드러내 주는 책이다. 이런 의미에서 대학 문화와
그 속에 있는 사람들이 어떤 생각들을 하고,
어떠한 혼란을 겪고 있고, 우리 사회의 문화적 지배 양식인 권위주의와 획일성은
대학에서 어떻게 재현되는지를 알고 싶은 사람들에게
그리고 그 대안을 모색하는 사람들에게 나는 조혜정 교수의 책,
'글 읽기와 삶 읽기'를 권하고 싶다. 또 학생들을 어떻게 가르쳐야 하는지,
어떻게 그들이 생각하는 바를 알고 서로 배우는 수업을 열 수 있는지를
고민하는 선생들에게, 그리고 지식 언술의 힘을 배양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그리고 식민지적 의식을 벗어버리고 주체적 언어를 찾고자 하는 모두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
글 읽기와 삶 읽기 3
삶 읽기는 삶을 만들어 가는 과정과 함께 갈 수밖에 없다.
삶과 일과 사회 운동을 통일적으로 연계시켜 가는 유기적 지식인으로서의
지적 여정이 잘 드러나 있는 글로서 우리의 일상적 삶과 밀접한 관련 속에서 일고 있는
성과 사랑, 신세대와 교육 문제, 그리고 신촌과 압구정동 등 도시 공간과
도시적 삶에 대한 이야기들이 실려 있다. 끝부분에 일본과 하노이 기행문이 실려 있는데,
지은이는 이제 우리는 "밖으로 탈출하지 않고, 안과 밖을 넘나들며
삶을 읽어 내고 삶을 만들어 간다"고 말하면서 그곳을 통해 우리의 삶을 읽어 내고 있다.
기존의 사고 범주에 안주하지 않기, 자신의 삶의 공간을 끊임없이 낯설게 하면서
자세히 들여다보기, 진행중인 삶을 읽어 내기를 하는 자세와 방법을 배우고자 하는
이들이 읽어야 할 책이다.
목차
001. 탈식민지 시대 지식인의 자기 성찰
002. 자본주의 사회의 성과 사랑
003. 입시 문화의 정치 경제학
004. 문화적 자생력 기르기
005. 공간 읽기와 문화 만들기
006. 함께 읽기
갈수록 말하기와 글쓰기가 쉽지 않다.
나로부터 나온 언어가 때로 나를 가두기도 한다.
말은 사람 사이의 막혔던 것을 시원하게 뚫어주기도 하지만 때로는
흉기처럼 사람들을 피투성이로 만들어 버린다. 말이 힘이고 권력이다.
날마다 귀가 따갑도록 들어야하는 저 세상사 시끄러움도 알고 보면
서로 말로써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한 악착같은 싸움이 아니던가.
말은 때로 약자를 억압하는 강력한 도구가 되기도 한다.
가령, '암탉이 울면 집안이 망한다'는 잔인한 가부장적 언설 속에
얼마나 많은 여자들이 자신도 모르게 '자아'를 차단 당하며 살아야 했을까.
하지만 말이 없다면 어떻게 우리가 에너지를 주고받으며
서로에게 위로가 되고 기쁨이 될 수 있을까.
글이 없다면 세상의 모든 경전의 빛이 어떻게 우리에게 전해졌겠는가.
그러고 보니 언어가 세상을 이끌고 가는 것 같다. 때리기도 하고 쓰다듬기도 하면서.
언어가 세상을 이끌어간다면,
우리는 자신의 삶을 주체적으로 이끌어 갈 수 있는 언어를 만들어내고 있을까?
혹시 자신의 삶이 전혀 담겨 있지 않은 '헛도는 말'을 하고 있지는 않은가?
현실에서 유리된, 자기성찰도 없는 '겉도는 글'을 쓰고 있지는 않은가?
각론은 없고 비판도 없이 받아들인 거창한 총론만 구호처럼 되풀이 외치고 있지는 않은가?
경제적 정치적 식민지보다 더 무서운 게 문화적 식민지라는데,
혹시 우리는 우리에게 맞지 않은 수입된 이론과 개념들을 받아들이고 소화하느라
아까운 생애를 다 보내고 있지는 않은가?
글읽기와 삶 읽기, 나아가 다양한 문화 읽기와 세상 읽기에 관한
근본적인 질문과 대안을 제시하고 있는 이 책은 꽤 알차고 '괜찮은' 책이다.
삶과 교육의 현장을 중심으로 씌어진 살아있는 체험의 글이어서 그런지 절실히 와 닿는다.
누가 읽어도 '피가 되고 살이 될' 책이지만,
특히 젊은이들이 읽으면 세상을 보는 새로운 눈이 번쩍 뜨여지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 문명의 4대 발상지는 달달 외우면서도 진작 문명이 뭔지를 설명하라면 절절매는'
'입시기계'에서 빠져나온, 간단하고 확실한 답만을 선호하는 학생들에게
저자는 이렇게 주문한다.
"책을 읽을 때는 구체적 역사성 속에서 정확하게 그리고 창조적으로
'다르게' 읽어야 한다…거창하고 화려하고 세련된 무수한 '겉도는 말'에
유혹 당하지 않아야 한다"고.
또한 서로 대립하고 파편화되어 가는 이 시대에는
지식인들의 '탈식민지적' 자기 성찰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그러자면 서로 '다름'을 위계서열이 아니라 다양성으로 볼 수 있어야 한다고.
세상의 무수한 '다름'을 포용하면서 '지금, 여기'에서 자신의 언어를 살려내고
우리의 터전을 지켜 가는 일부터 하자고 역설한다.
전산화 정보화 시대일수록 중요한 것이 언어적 소통이다.
그렇다면 주체적 언어가 더욱 필요할 터. 아무리 많은 체험과 지식을 가지고 있어도
그것을 제 언어로 표현하지 못한다면, 그리하여 타인과 제대로 나누지 못한다면
그것은 무용지물일 수 있다.
언어가 힘이고 또 서로를 고양시키는 에너지라면,
남의 이론이나 '보편적' 관념에 물들지 않은 자신의 말을 할 수 있는 것이 필수일 것 같다.
자신의 언어로 끊임없이 새롭게 스스로를 형성해 나가는 것이
자신과 세상을 위한 진짜 공부가 아니겠는가.
이제 보니 두서 없는 나의 오래된 책읽기 습벽도 '나의 말'을 찾기 위한
지난한 여정이었던 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