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영임대아파트 원가공개 판결과 관련, 부영의 건설원가가 새로운 논쟁거리로 부상했다. 특히 임대아파트 건설에 있어서 정부가 임대사업자에게 지나친 특혜를 제공, 공공임대 건설 확대라는 취지를 희석시켰다는 지적이다.
민간 건설 공공임대에 주어지는 특혜는 임대주택용지 공급가격 인하,
국민주택기금 저리 융자, 각종 세제 혜택 등을 꼽을 수 있다. 부영임대 임차인들이 제시한 자료를 통해 기금 운용 실태 및 임대아파트 건설원가에 제기되는 문제점을 자세히 알아본다.
임대사업자들이 공공임대사업을 하면서 실제 자기자본은 한푼도 안들인 채 정부 기금과 임대보증금만으로 충당하고 있어 정부가 알면서도 눈감아 준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임대주택법시행령상 임대사업자는 수도권의 경우 건설원가에서 국민주택기금을 뺀 나머지 금액의 10%, 수도권 이외의 지역은 20%의 사업비를 자기 자본으로 투입하도록 의무화했다.
그러나 실제 상황은 이와 다르다. 부영임차인들이 제시한 원가 내역 사례를 보면 (주)부영의 경우 지난 2006년 임대 의무기간이 만료된 강릉 부영3차의 건설원가는 대략 8080만원. 하지만 가구당 주택기금 약 5000만원을 지원받았고 임대보증금은 5100만원을 책정했다. 자기자본을 들이지 않고도 한 가구당 2000만원 정도의 금액이 남은 것이다. 총 468가구인 이 단지에서만 약 93억6000만원이 남는 것으로 계산된다.
지난해 7월 임대 의무기간이 끝난 김해 장유 부영9차의 경우 최초 임대시 분양산정 가격은 8420만원으로 책정됐다. 임대 보증금은 5200만원, 가구당 주택기금은 약 5000만원 정도였다. 이 단지는 가구당 1800만원 정도가 남은 것으로 계산된다. 가구수 606가구를 감안하면 100억원이 넘는 금액이 남는다.
또 김해 장유 부영9차와 비슷한 시기에 입주를 시작한 김해 삼계 3차의 경우 최초 임대시 분양전환 산정 가격은 9100만원으로 책정됐다. 임대 보증금은 6000만원, 가구당 기금은 5000만원 정도다. 이 단지 또한 가구당 1900만원이 남는다.
결국 국민주택기금과 임대보증금을 합하면 실제 주택가격보다 훨씬 높은 액수가 돼 부영은 자기자본 한푼 들이지 않고 대부분의 사업을 진행해왔다는게 임차인들의 주장이다.
이는 정부가 민간건설 공공임대주택 사업자들을 유도하기 위해 기금지원 혜택을 제공했기 때문이다.
현재 공공임대주택자금의 경우 국민주택기금에서 전용면적 60㎡이하는 가구당 5500만원, 60㎡초과 85㎡이하는 7500만원을 연 3~4%의 저리로 융자하고 있다.
특히 부영은 매년 임대보증금과 임대료 5%를 인상해 건축비, 국민주택기금 등 임대사업자가 부담해야 할 비용을 임차인에게 떠넘기고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하지만 부영은 이같은 문제에 대해 "법대로 했다"며 "부당하다 생각되면 법정에 가서 따지라"고 답했다.
이의환 임대아파트 전국회의 사무국장은 "임대사업을 하면서 전환보증금을 받은 걸 보면 자기 자금이 들어갔다고 볼 수 없다"며 "결과적으로 부영은 자기자본없이 임대사업을 하면서 주민들한테 임대료 수입만으로도 엄청난 수입을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오히려 그 집은 부영의 집이 아니라 결과적으로 임차인들의 집인데 단지내 관리사무소 직원들 월급까지 임의로 올려받는 것은 부당하다"고 강조했다.
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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