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붓의 거리구경을 제대로 해 보기로 한다
짠딸이 부른 택시를 타고 마켓거리로 나왔다
마켓으로 가는 길목에 힌두사원인 스와스와띠 사원이 보인다
여행 중 사원이나 성당 등 내부를 더 이상 보고 싶어 하지 않는 2인이 함께 여행 중이라서
우린 전체적인 외관을 감상하는 걸로
사원은 이 정도의 거리에서만 봐도 충분하다
저 멀리 보라색 옷을 입고 사원을 감상하는 사람들
사실 딸들이 이곳에 왔을 때는 입장료가 없었다고 한다
그런데 이번에 보니 입장료를 받으며 저 보라색 옷을 꼭 입어야 한다며 입는 방법을 설명까지 해 준다
저 옷이 옷걸이에 쭉 걸려있는데 남녀구분도 없고 입었던 옷을 다시 걸어놓으면
새로 입장하는 사람이 랜덤으로 맞는 옷을 골라 입는다
발리의 날씨가 어떤가
조금만 걸어도 얼굴이 번들거리고 등에서는 땀이 배어 나오는 더위 아닌가
돌아와 벗는 사람들 등에 땀이 흥건히 배어있는 걸 보면
저 옷도 땀이 다 묻었을 텐데 그냥 걸어놨다 또 입고......
우린 사원이 훤히 보이는 시원한 스타벅스에 앉아
그야말로 사원뷰를 즐기며 커피 한 잔!
난 여름에도 시원한 에어컨 바람 앞에서 따뜻한 커피 마시는 걸 좋아한다
이는
에어컨 바람 시원한 호텔에서 솜이불을 덥고 자는 것과 비슷하다
그 따뜻한 쾌적함이란
발리까지 와서 굳이 스타벅스를 찾는 이유는
문 닫고 에어컨 켜고 영업하는 곳은 거의 여기밖에 없는 것 같아서다
예쁜 카페나 음식점에 들어가도 서운함을 느끼는데
에어컨을 틀긴 했어도 문을 활짝 열고 영업하는 곳이 대부분이기에.......
저녁식사라면 그런대로 괜찮은데 한낮의 태양은 너무 뜨거워요
휘늘어진 가로등이 멋스러운 우붓의 거리
조명이 켜지면 왠지 휘영청한 빛이 쏟아져 내릴 것 같다
바람이 불면 출렁거리며 밤거리의 흥을 돋워 사람들의 마음을 다 풀어놓을 것처럼 보인다
우리가 좀 일찍 나왔더니 아직 문을 열지 않은 곳이 꽤 있다
마켓거리가 예쁘다
소박하면서도 아기자기해서 구경하며 걷기 좋다
이 조붓한 길에 차나 오토바이만 없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최고의 버거!라는 한글도 보이니 반갑다
여긴 베트남이나 태국, 말레이시아 등 보다 한류의 바람이 조금은 약한 것처럼 보였다
저 바닥은 할리우드의 스타거리를 벤치마킹했을까 생각하면서도 읽어볼 생각은 전혀 안 하고
앞만 보고 걷는다
이 마켓건물은 그런대로 쇼핑몰의 형태를 가져와 그늘로 들어갈 수 있어 좋았다
하지만 에어컨을 켜 놓을 수 없는 개방형 건물이라 시원하진 않다
그리고 전기료를 아끼려는 셈인지 내부가 컴컴해 물건을 고르기가 좋은 환경은 아니다
그나마 있는 창문마저 옷이나 물건을 걸어 유난히 컴컴한 가게도 있다
그래도 우린
집 창문에 걸 드림캐처도 사고
휘뚜루마뚜루 두르고 다닐 수 있는 사롱도 하나씩 샀다
드림캐처를 바꾸어 달았는데
기본 베이스는 먼저와 비슷하지만 원형구조 밑이 좀 풍성하게 짜여져있다
꼬질해진 옛것은 이제 사진으로만 남게 되었네
사롱은 처음엔 아주 소극적으로 수영복 위에 치마처럼 묶어서 입고 나가다가
나중엔 대범해져서 홀터넥원피스처럼 묶고 다녔다
여긴 발리잖아요
나는 너무 답답할 정도로 가리고 다니다가 점점 대담해져 간다
노출의 만족감을 아시나요(이게 뭔 노출이라고)
세 조각만 입고 리조트를 활보하는 사람들이 많던데
예쁘고 재미있는 음식점에서 점심을 먹고 마사지까지 받고 귀가했다
짠딸이 여행계획을 여유있으면서 짜임새 있게 세워 하루를 채워준다
난 덜렁덜렁 따라다니기만 하니 얼마나 좋은 지
"엄마, 이거 할까?"
"좋지"
"엄마 이거 먹어볼까?"
"좋지"
오늘 이 마켓거리로 나온 목표는 모두 달성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