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5. 부처님오신날 의미(2024.5.15)
나는 이 세상에서 제일 귀한 꽃이다.
군대 2년은 나를 사랑하고
내 가족을 사랑하고
내 조국을 사랑하는 기간이다.
나는 이 세상에서 제일 귀한 꽃이다.
오늘은 부처님이 이 세상에 오신 날입니다.
석가모니 부처님은 네팔 히말라야 남녘 테라이 평야에서 아버지는 석가족 정반 왕(숫도다나 왕)이며 어머니는 마야 왕비입니다.
마야 왕비가 아기를 낳을 날이 다가오자 친정인 콜리국으로 가는 길에 룸비니동산 무우수나무 아래에서 아기를 낳습니다.
무우수나무는 근심과 걱정이 없다는 뜻의 나무이며 룸비니동산은 부처님의 카빌라국과 마야 왕비의 나라 콜리국의 국경에 있는 완충지입니다.
이 아기가 고타마 싯다르타이며 태어난 동산을 외할머니의 이름인 룸비니를 붙여 룸비니동산이라 부르게 됩니다.
외할머니처럼 편안하게 아기를 낳게 해준 고마움으로 외할머니의 이름을 붙여 불렀습니다.
고타마는‘좋은 황소’를 의미하는 성씨이고 싯다르타는 ‘모든 것을 이루었다’ 뜻입니다.
석가족은 농경민족으로 농사짓는데 중요한 황소를 조상의 성씨로 삼았습니다(우리는 단군 할아버지의 곰을 숭배).
부처님은 다른 종교 창시자와 달리 전혀 부족함이 없는 풍족한 왕실의 가문에서 금수저로 태어났습니다.
천상천하 유아독존 삼계계고 아당안지
天上天下 唯我獨尊 三界皆苦 我當安之
나는 하늘 위와 하늘 아래에서(온 세상) 존엄하다.
부처님이 태어나서 동서남북 사방으로 일곱 걸음을 걸으시며 한 손은 하늘, 다른 손은 땅을 가리키며 한 말씀입니다.
이 세상(욕계, 색계, 무색계)에서 모든 고통을 내가 편안하게 하겠다는 의미입니다.
이 말씀은 부처님뿐 아니라 당시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과 앞으로 태어날 모든 사람에게 하신 말씀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귀하고 존엄하여 자신감과 자존감이 있으므로 이 세상은 물론 하늘나라 어느 신보다 더 칭송받아야 할 게 사람이다.”라는 인간 중심을 말합니다.
불교의 정신은 자비이며 모든 사람은 자신이 주인이라는 인본주의입니다. (자비는 주고받는 사랑뿐 아니라 상대의 슬픔까지 함께 나누는 깊은 사랑)
불교를 믿는 목적은 깨달음을 얻어 부처가 되는 견성성불이며 불교의 마지막 목표는 깨달음입니다.
불교는 다른 종교와 달리 부처님은 신이 아닌 인간입니다.
즉, 인간이 인간을 구원할 수 있는 종교가 불교입니다.
부처님은 법화경에서 아주 오랜 세월 전에 깨달음을 얻었으나 인간도 부처가 될 수 있다는 믿음을 주기 위하여 석가모니 부처님의 몸을 받아 인간이 깨달음으로 가는 길을 방편으로 보인 것이라 하였습니다.
“내가 부처가 된 이후로 지내온 세월은 한량없는 백천만 억 오랜 세월이다.”
自我得佛來 所經諸劫數 無量百千萬億阿僧祗
*방편이란 어떤 일을 할 때 그때그대의 형편에 따라 쉽고 편하게 처리할 수 있는 수단과 방법. (강을 건너갈 때 배, 뗏목, 비행기, 수영)
고려 때 야운 스님이 지은「초발심자경문」에 쓰인 글입니다.
새가 날아가다 쉬려고 할 때
반드시 쉴만한 숲을 잘 선택해야 하고,
사람이 배우려고 할 때는
스승과 친구를 잘 선택해야 한다.
조지장식필택기림 인지구학내선사우
鳥之將息必擇其林 人之求學乃選師友
새가 지친 몸을 쉬려고 날개를 접을 때 장소를 잘 가려 앉고 총을 든 포수가 숨어 있거나 독수리나 올빼미가 있는 나무에 앉지 말라는 말입니다.
피곤한 몸을 쉬려고 아무 곳이나 내려앉으면 피곤을 덜기는커녕 자기 몸조차 지키기 어렵습니다.
배움도 마찬가지입니다.
실력이 모자란 스승을 만나면 제대로 배울 수 없고, 질이 안 좋은 친구를 만나면 나쁜 길로 빠지게 됩니다.
물건을 훔치는 친구를 사귀면 도둑이 되고, 싸움꾼 친구를 가까이하면 깡패가 되기 쉽습니다.
착한 사람을 가까이하면 착한 사람이 되고, 정의로운 사람과 사귀면 자신도 모르게 정의로운 행동을 합니다.
새가 쉬려고 할 때 반드시 쉴만한 숲을 잘 선택하고, 사람이 배울 때는 스승과 친구를 잘 선택해야 합니다.
여러분이 같은 병영에서 같은 군복을 입고 생활합니다.
지금은 옆에 있는 선임과 후임이 보잘것없는 사람으로 보일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여러분 중 나라를 이끌 지도자가 나오고, 외롭고 쓸쓸한 사회를 밝게 이끌어 줄 성직자도 있고, 과학자도 있고 큰 사업가도 나옵니다.
선임과 후임이 외로워하거나 어려울 때 서로 도와주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물은 0℃에서 얼고 0℃에서 얼음이 녹습니다.
같은 0℃지만 물과 얼음의 차이는 비교할 수 없습니다.
100℃ 물은 뜨겁게 끓지만 99℃ 물은 결코 끓을 수 없습니다.
여러분은 차가운 얼음이 아닌 물이 되어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하는 99℃가 아닌 100℃ 물이 되기 바랍니다.
일할 때는 내일이 오지 않을 것처럼 열심히 일하고, 사랑할 때는 온몸을 불태울 것처럼 열정적으로 하기 바랍니다.
여러분 중에 갓 입대한 병사가 있고, 제대가 며칠 안 남은 선임 병사도 있습니다.
봄꽃은 봄에 꽃을 피워야지 급하다고 겨울에 꽃을 피우면 얼어 죽습니다.
제대하고 직장을 잡을 때까지 어떤 고난과 어려움이 온다 해도 고난 끝에 반드시 행복이 온다는 신념을 갖기 바랍니다.
봄꽃은 봄에 피고 가을꽃은 가을에 피어야 합니다.
이제는 100세 시대입니다.
군대 2년이 헛된 세월이 아니라 제대 후 살아갈 80년을 준비하는 기간입니다.
틈틈이 책을 읽고, 지식을 습득하고, 자격증시험도 준비하여 여러분 인생에 좋은 씨앗을 준비하는 기간입니다.
부처님오신날을 맞이하여 모두 사랑하고 사랑받는 날이 되길 바랍니다.
나는 이 세상에서 제일 귀한 꽃이다.
군대 2년은 나를 사랑하고
내 가족을 사랑하고
내 조국을 사랑하는 기간이다.
나는 이 세상에서 제일 귀한 꽃이다.
※호국태안사 부처님오신날 법문(2024년 5월 1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