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르 - 죽음으로 완성된 노부부의 사랑 영화
이 영화를 보면
죽음을 피해갈 수 없는 인간이라면 누구나 비슷한 과정을 거치지 않을까
하는 생각과 함께 여러 장면들이 오버랩되어 머릿속을 뒤숭숭하게 하였다고한다.
‘아무르’라는 영화다.
음악가 출신의 80대 노부부의 사랑을 다룬 작품이다.
평화로운 노후를 보내던 그들의 일상은
어느 날 아내가 갑자기 발작을 일으켜 반신불수가 되면서 하루아침에 달라진다.
‘아무르’는 사랑이라는 말이다.
영화의 줄거리는. 우리들이 앞으로 펼쳐질 현실들이다.
피할 수 없는 죽음 앞에 다가오는 고통 속에 노부부의 애정이 진하게 녹아있다.
자기 몸도 잘 가누지 못한 노인이 반신불수에 치매기 있는 노인을 돌보는데,
약속을 지키기 위해 입원도 시키지 않고 요양원에 보내지도 않고
자식에게도 의지 않고 간병에 온 마음과 몸을 다한다.
시간의 흐름과 함께 육체적 피곤과 심리적 고통이 더 힘들어 보여
안타깝고 마음이 아팠다.
이 사랑을 아름답다고 하기엔 너무 애처로웠다.
‘이건 아닌데...다른 방법을 찾아야 할 것 같은데...’
영화 속 현실에서 반발하는 마음이 영화 속 스토리에 쇼킹하게 반영되었나?
‘사랑’이란 이해가 안 되는 행동도 쉽게 이해하게 만든다.
만약 내가 반신불수에 치매가 있는 병자라면..
첫째, 요양원으로 간다.
둘째, 안락사를 요구한다.
이 영화를 보고서 내가 내린 답은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지
가족 모두에게 어두움을 주고 싶진 않다.
만약 둘 중 한 사람이 치매에 걸리면 무조건 요양원으로 보내고
남은 가족 생활마저 흔들리게 하진 말자고 약속해야겠다.
차마 안락사 얘기는 하지 못할것 아닌가.
이 영화 시청을 권하고 싶다.
너무 무겁고 마음 아픈 내용이지만, 현실 속에서 피할 순 없으니까.
이런 일이 있을 수도 있다는 것에 대비해야한다는 생각하여본다.
급격하게 노령화되고 있는 한국의 현실이란 것이 정도는 다를 수 있지만,
이 영화 속 노후의 고통과 외로움에서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도시화와 함께 급격히 핵가족화 돼버린 우리 사회도 점점 가족간의 유대가 멀어져 간다.
곤경에 빠졌을 때 큰 의지가 되어줘야 할 가족이란 연대는 오히려 불화의 소용돌이에
빠지기가 십상인 것이 현실이다.
아! 세상은 왜 이렇게 굴러가는 것일까!
아내에게서 가끔은 고약해도 정말 착한 남편이라는 평을 듣는 '조르즈',
음악가로 고상한 이미지를 잃고 싶지 않은 아내 '안느'...
그들에게 남은 '사랑의 결말'이란 것이 존엄하지도 아름답지도 못한
외로운 동반사일 수밖에 없다니 말이다.
영화 아무르(Amour, Love)

프랑스
드라마
2012.12.19 개봉
127분
감독:미카엘 하네케
출연:장-루이 트린티냥, 엠마누엘 리바, 이자벨 위페르, 알렉상드르 타로
< 아무르 > 의 이야기는
시작부를 제외한 거의 모두가 한 아파트 안에서 진행된다.
은퇴한 음악교수 안느(에마뉘엘 리바)와 조르주(장 루이 트랭티냥)는
이제 80대의 노부부가 되었는데, 그에 걸맞게 느리지만 우아한 삶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던 중 안느에게 갑자기 마비증세가 생기면서 부부의 삶은 흔들린다.
수술 뒤 반신불수가 된 안느를 조르주는 헌신적으로 돌보지만
그 역시 위태로워 보이긴 마찬가지다.
< 하얀리본 > 으로 2009년 칸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은 마하엘 하네케의 신작으로,
이번 영화 역시 올해 칸영화제에서 황금종려를 낚아채며
'2012년 하반기의 최고 기대작'으로 언급되었던 작품이다.
역시 명불허전이다.
하네케 특유의 잔혹성을 제외시켰음에도 불구하고 이야기는 폐부를 찌르는
날카로움과 냉철함을 무기로 관객을 장악한다.
감독은 자신과 30년간 함께한 아내에게 바치는 영화라고 설명하는데,
사랑의 정서뿐 아니라 특유의 우아함이 영화에 배어 있다.






배경음악: 슈베르트의 Impromptus Op. 90 n.3,(os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