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고성군 거류산 유담둘레길 트레킹>
거류산의 이름이 탄생한 설화가 재미있다.밥을 하다 말고 밖으로 나가보니 산이 움직이며 걸어가기에 아낙이 깜짝 놀라 큰소리로 “산이 걸어간다”고 고함을 쳤다. 그 소리에 산은 걸음을 멈추고는 더 움직이지 않았다. 이후 걸어가던 산이라 한 데서 ‘걸어 산’이라 불렸다가 거류산(巨流山·572m)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2020년 거류산을 한 바퀴 도는 17.6㎞의 유담둘레길이 완공됐다. 총 7코스로 1코스 ‘숲이 좋은 길’(2.3㎞), 2코스 ‘치유의 길’(3.4㎞), 3코스 ‘충의 길’(2.5㎞), 4코스 ‘아름도담 길’(3.1㎞), 5코스 ‘바람의 계곡’(2.6㎞), 6코스 ‘마실 길’(1.9㎞), 7코스 ‘거류산성 길’(1.8㎞)이며, 거류산 정상을 갔다 오는 순환코스(7.7㎞)도 따로 조성돼 있다.
오늘은 이 코스를 모두 둘러보는 것이었는데 2코스에서 이어나가지 못하는 7코스를 제외하는 대신 4코스 아름도담길에서 거북바위와 거류산 정상을 찍고 거북바위 아래 갈림길에서 무등정으로 바로 내려가는 코스를 선택하여 엄홍길기념관을 원점회귀하는 코스로 오늘 트레킹 거리는 총 17.8km로 유담둘레길 총 연장길이와 비슷한 거리로 다녀왔다.
아쉬운 점은 둘레길을 조성하려면 우선 둘레길 트랙이 만들어진 후에 그 트랙을 따라 길이 조성되어야 하는데 구간별로 짜깁기하듯 둘레길이 만들어진 것같은 느낌이다. 대표적인 예가 7코스 거류산성길과 정상 순환코스이다. 이와함께 임도를 최대한 활용해서인지 불필요하게 정상에서 거의 마을에 가깝게 임도를 걸어 내려서서 다시 코스를 진행하는 것이 겨울과 초봄, 늦가을에는 그나마 이용하는 사람들이 짜증없이 가능하겠지만 제5코스 바람의 계곡 구간은 이용객들이 거의 없어 등산로를 제대로 이용한 흔적이 없는 것도 아쉬웠다.
이와함께 유담둘레길에서 갈라지는 코스의 코스번호도 너무 혼동스러워 이를 이해하는데 전문가도 힘들지경이었으며, 유담둘레길을 이용하면서도 유담이라는 의미도 모르는채 둘레길을 걷는 것도 고성군에서 유담이라는 의미가 무엇인지 제대로 안내할 필요가 있는 것도 아쉬운 점이었다. 이야기가 있는 둘레길이라는 짧은 소개는 있는데 거류산에 존재하는 재미있고 신기한 유래와 전설을 찾아 길을 걷는다는 테마가 너무 빈약한 것 같아 아쉬웠다.
결국 오늘 유담둘레길은 지금까지 거류산 산행 중 가장 조망이 좋아 즐거웠으면서도 유담둘레길을 걸으며 유담의 의미에 비해 빈약한 이야기거리로 길을 걷다보니 완주를 한 후에 그냥 빈약한 이야기거리로 길을 걷는 유담둘레길을 걸었구나 하는 정도로만 느낌을 받고 온 길이었다.
오늘 걸은 궤적. 총 거리 17.8km, 소요시간 7시간 정도
엄홍길기념관(전시관) 주차장에 주차를 한 후 원점회귀를 위하여 둘레길을 걷는다.
주차장에 설치된 유담둘레길 코스 소개.
이정표의 문제점은 아래 19번 번호가 1, 2, 3번으로 나가다가 느닷없이 나타난다는 점이다. 이런 경우가 하도 많아 어떤 의도인지 갸우뚱이다.
유담둘레길을 걷다보면 정상을 오르면서 보는 조망을 제외하면 이런 조망코너가 크게 많지 않다는 점이다. 또한 조망할 수 있는 곳에 쉼터도 제대로
없어 조망을 보며 쉬어가기가 마땅찮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그냥 즐기기로 한다. 스트레스 받으며 걸을 필요는 없다. 이미 산전수전 다겪은 우리들
아니던가.^^ 이 편백숲길은 2코스 치유의 숲길인데 지그재그로 만들어 피톤치드를 만끽하며 걸을 수 있도록 되어 있었다.
제3코스 충의길에 있는 마애약사여래좌상 가는 길의 둘레길. 지난 해에는 이런 돌탑이 없었는데 올해는 정교하게 조성되어 있어 기분 좋았다.
간간히 나타나는 조망터에서 바라보는 마동교 풍경. 날씨가 춥지만 너무 조망은 너무 좋아 바다색이 완전 코발트색으로 눈을 시원하게 해준다.
마애약사여래좌상. 마애불이 희미하게 남아있어 자세히 보아야하지만 그래도 비교적 잘 볼 수 있어 섬세한 표현이 강한 인상으로 남아있다.
마애불 앞에도 고성군에서 조릿대를 제거하여 시야 확보가 잘되어 마동교를 한 눈에 시원하게 볼 수 있었다.
그런데, 충의길이라고 표현하였는데 왜 이 길이 충의길로 명명되었는지는 이해를 잘 못하겠다. 그런 흔적도, 소개도 별로 없는게 스토리가 빈약하다.
제4코슺아름도담길이 약간 변형되어 있는데 그래서 이 구간에서 정상을 다녀오기로 한다. 정상 가는 길에 거북바위 주변에서 바라본 당동만 조망
거류산 정상에서 인증샷을 한 후 거북바위의 머리에 해장하는 곳에서 점심을 해결한 후 제4코스를 약간 변형하여 진행하였다.
점심을 들면서 바라본 당동만 조망. 이런 조망을 보며 즐기는 만찬이 어찌 맛이 없을쏜가. 곡차도 절로 술술 넘어간다.
역시 점심장소에서 바라본 고성만과 사량도 방향 조망. 바다가 햇살에 눈부신 윤슬을 반짝반짝 빛나게 하고 있다.
무등정. 임도에 있는 정자로 이 곳에서도 당동만을 조망할 수 있다. 여기서 5구간 시작구간까지 임도를 타고 감서리 마을방향으로 쭈욱 내려간다.
5구간에서는 감서리와 당동리에서 오르는 등산로와 접하는 구간으로 장의사 도로길까지는 거의 사람발길이 없다. 공개된 트랙도 없어 순수 개척구간이다
5구간 바람의 계곡 구간이 끝나면 장의사입구에서 부터 엄홍길전시관까지는 6구간 마실길이다. 기쁘게도 붉은대극이 얼굴내민 것을 볼 수 있었다.
오늘 가장 인상이 많이 남는 마동교와 인공호수 마동호의 모습. 간척으로 메꾸어진 인위적인 것이기는 하나 풍경은 정말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