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와 오디션열풍이 예체능 계열 입시를 ‘바늘구멍’으로 만들고 있다. 22일 교육기업 진학사에 따르면 문과 수험생들이 희망하는 계열 1위는 예체능계열이다. 이미 수백 대 1에 달하는 실용음악과, 연극영화과 등 인기 예체능학과의 올해 입학 경쟁은 수그러들기는커녕 지난해보다 더 치열해질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진학사가 10월 4일부터 15일까지 12일간 자사 회원 2893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문과수험생들의 경우 제시된 10개 계열 가운데 예체능계열을 희망하는 비율이 24%(409명)로 가장 높았다. 특히 등급이 낮아질수록 예체능계열을 선택한 비율이 많았다. 지난해 1위를 차지했던 사회계열은 올해 2위(22%, 389명)로 밀려났다.
실제로 2014학년도 수시1차 결과 경쟁률 최상위 10개 학과 가운데 8개 학과가 연예인 관련 학과였다. 한양대(에리카) 실용음악학과 보컬전공은 무려 471.4대 1을 기록했다. 그 밖에 단국대 일반전형 생활음악과보컬전공(293.25대 1), 호원대 일반전형 실용음악학부 보컬전공(279.8대 1), 경희대 실기우수자 포스트모던음악학과 보컬전공(245대 1) 등이 살인적인 경쟁률을 기록했다.
전문대도 마찬가지다. 지난해의 경우 전문대 실용음악과 경쟁률은 평균 444.2대 1에 달했다. 올해 수시 1차의 경우 명지전문대 실용음악과 가창전공은 7명 모집에 2840명이 지원해 경쟁률이 405.71대 1에 달했다. 한양여자대 실용음악과 가창(대중음악)전공 역시 1명 모집에 384명이 몰려 384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이 올해 예체능계열 입시는 4년제 대학과 전문대를 막론하고 어느 때보다 치열할 것으로 예상하는 이유다.
다만 예체능계열 진학에 대한 수험생과 학부모간 현저한 인식차를 보였다. 문과계열 자녀를 둔 학부모의 경우 자녀들이 진학하길 희망하는 계열은 사회계열이 18%(321명)로 가장 많았다. 사범계열이 15%(254명)로 뒤를 이었고 예체능은 14%(246명)로 3 순위 였다. 학생들의 경우 사범계열 희망자는 6%로 6위에 불과했다.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김희동 소장은 "학생들과 달리 학부모의 경우 안정성 등의 이유로 사범계열을 선호하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이과수험생들은 건축학, 컴퓨터 공학 등이 주요학과인 공과계열을 희망하는 비율이 43%(494명)로 가장 많았고, 기초과학 분야를 다루는 자연과학계열(21%, 240명)이 뒤를 이었다. 보건계열도 15%(169명명)나 돼 높은 선호도를 보였다. 이과자녀를 둔 학부모는 공과계열이 36%(417명), 보건 계열이 20%(230명)로 높았다. 학부모의 경우 역시 취업률을 이유로 보건 계열을 선호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부모와 달리 학생들은 학과 선택에 취업률과 직업 안정성 보다는 적성이나 관심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학과 선택 이유를 물었을 때 문이과 전체 학생들은 △'적성에 맞고 평소 관심 있는 학과이기 때문’(83%, 2407명)이라는 응답이 △‘취업에 유리하기 때문’(12%, 351명)이라는 답변을 압도했다. 학부모들은 반대로 적성(43%, 1242명))이라고 답한 비율과 취업(39%,1142명)이라고 답한 비율간에 서로 큰 차이가 없었다. 학부모들은 학생들에 비해 취업이라는 현실적인 요소를 더 중시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주목할만한 것은 전문대에 대한 학생들의 인식이 많이 개선된 것으로 드러났다는 점이다. 취업률이 높고, 미래 유망한 학과가 설치돼 있다면 전문대 지원을 고려할 의향이 있는지 물었을 때 ‘심각하게 고민하게 될 것 같다’는 응답이 25%(733명)로 가장 많았고, ‘소신을 갖고 지원하겠다’가 23%(674명)로 그 뒤를 이었다. 2012년 같은 질문을 했을 때에는 ‘4년제 외에는 생각해 본적 없다’는 응답이 26%(248명)로 가장 많았다. 당시 ‘소신을 갖고 지원하겠다’는 대답은 18%(171명)에 불과했다.
이 같은 결과에 대해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이재진 수석 연구원은 “취업난이 지속되면서 전문대에 대한 인식이 개선됐을 것”이라며 “그 밖에도 2009년 교육과정 변화에 따라 창의적 체험활동 시간이 늘면서 학생들이 진로직업을 탐색할 기회가 많아진 영향도 있어 보인다”라고 분석했다.
지난 9월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2013 전문대학 엑스포는 전문대에 대한 사회적인 인식개선을 보여준 행사였다. 당시 행사장에는 학생들로 발디딜틈이 없었으며, 서남수 교육부 장관도 방문해 전문대학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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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류와 오디션열풍에 문과학생들도 예체능계열을 희망학과로 가장 선호했다.(자료=진학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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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험생과 학부모간 인식차는 여전히 컸다. 특히 문과 예체능계열에서 현저한 인식차를 보였다. (자료=진학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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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당수 수험생들은 전문대학에 대해 긍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자료=진학사) |
한국대학신문 2013.1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