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대전지역 공립유치원 증설과 관련, 대전시의회 교육위원회 의원들은 대부분 중립적인 입장을 표명했다.
굳이 공립유치원만이 아니라 공‧사립 유치원의 증설에는 공감하지만 과정상의 문제점을 들어 좀 더 살펴봐야 한다는 유보적인 의견이 높아 의결과정에서의 난항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공립유치원 증설을 찬성하고 있는 대다수의 학부모나 교육단체들의 입장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굿모닝충청이 대전시의회 교육위원회 소속 7명의 의원들에 공립유치원 증설에 대해 질의한 결과, 찬성 1명에 중립 4, 회피 2명으로 조사됐다.
다만 의원들은 교과부가 대전시교육청에 공립유치원 34개 학급 증설을 인가해주면서도 교사 정원은 고작 6명만 늘려줌으로써 교육의 질을 떨어트릴 수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뜻을 같이했다.
우선 공립유치원 찬성 의견은 이희재 의원이 냈다. 이 의원은 “어려운 가정의 어린이들을 위해 공교육 차원에서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상 원아 수는 4만6000여명인데, 공·사립유치원과 어린이집에 다 보내도 4700여명이 남는다”며 “150만 시민 입장에서 생각해보는 답이 나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교육위원회 위원장인 최진동의원과 김창규, 안필응, 김인식 의원은 중립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최진동 위원장은 “위원장이라 입장을 표명할 수는 없다. 다만 사립유치원과 공립유치원 양자의 입장을 들어보면 이해가 된다”고 말문을 연 뒤 “딱 잘라 말하기 힘들다”고 선을 그었다.
김창규 의원은 “저소득층 학부모를 생각하면 공립유치원의 부족을 해소해야 하고, 사립유치원의 경우 원아 수는 존립에 대한 문제라 어떻게 조화롭게 결론 낼 수 있을지 진지한 논의가 필요하다”며 “일방적으로 한쪽 입장이 돼선 안 된다”고 밝혔다.
그는 “여러 각도에서 생각해봐야 하고, 섣불리 단순하게 판단해서 결론을 내릴 수는 없다. 이달 안으로 의원들 생각이 결정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안필응 의원은 중립적 입장이라면서도 “무조건적인 증설은 반대한다. 세금이 투입되는 사업인 만큼 민간 유치원이 피해를 봐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민관이 상생하는 방안으로 정책이 추진돼야 한다”며 “교과부 정책일지라도 지역특성에 맞도록 재조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인식 의원은 “공립유치원 34개 학급 증설을 전면적으로 반대하는 것 아니다”며 “다만, 어린이집 원아 수가 빠져 정확한 통계자료라고 보기 힘들다”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학급을 34개 늘리면서도 교사정원은 6명밖에 늘려주지 않은 교과부에 대한 성토도 이어졌다.
김인식 의원은 “34개 학급 증설에 교원은 6명 밖에 확보 못했다. 나머지 28명은 기간제 교사 쓴다는 계획인데, 이런 문제는 고민해야 한다. 교과부 탁상행정의 표본”이라고 지적했다.
이희재 의원은 “공립유치원을 증설함에도 교사가 6명밖에 인가가 나지 않아 걸린다”라고 말했다.
최진동 위원장은 이와 관련 “교과부에서 교원 수급과 관련해 17일까지 답을 주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동건 의원과 강영자 의원은 답변을 회피했다.
김 의원은 “말하기 곤란하다”며 입장표명을 하지 않았고, 강 의원은 “개인적으로 얘기하기 어렵다. 상의해서 같은 목소리 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말을 아꼈다.
한편 지난 5일 대전시의회 제205회 제2차 정례회가 시작돼 시청과 교육청 등에 대한 2012년도 행정사무감사에 들어갔으며 공립유치원 증설 여부는 21-22일 실시되는 예산안 심사 이후인 23일 결정될 예정이다. 여기서 의결이 되면 다음달 5일 예결산특별위원회 심사에 들어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