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bora Donnini / 번역 김호열 신부
“가난한 이들을 위한 섬김, 교육, 난민들에 대한 관심, 인권보호.” 프란치스코 교황은 11월 7일 바티칸에서 ‘예수회 사회정의 및 환경 사무국(Segretariato per la Giustizia sociale e l'Ecologia della Compagnia di Gesù, 이하 SJES)’ 회의에 참석한 200여 명의 예방을 받았다. 교황은 연설에서 소외된 이들을 위한 그들 사명에 맞갖은 “창의적 헌신”의 길을 계속 이어나가라고 주문했다. 1965년부터 1983년까지 총장을 역임한 페드로 아루페 신부의 뜻에 따라 탄생한 SJES는 지난 11월 4일 월요일부터 8일 금요일까지 로마에서 모임을 진행했다. 이번 모임은 SJES 탄생 50주년을 맞아 사무국의 사회 사도직 사업을 재확인하고자 열렸다.
다양성을 없애는 세계화 속에서의 창의적 헌신
교황이 권고한 핵심은 “우리 시대의 십자가에 못 박힌 이들”을 섬기면서 그리스도를 따르라는 것이다. 여기엔 많은 불의한 상황을 가리켜 ‘국지적으로 자행되고 있는 제3차 세계대전’이라고 교황이 수차례 정의했던 상황도 포함된다. 곧, △인신매매와 외국인 혐오 표현 △국가적 관심사에 대한 이기적 추구와 교황이 기하학적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말하는 국가 간 불평등 및 국가 내 불평등 △나쁜 영향을 미치는 인류 공동의 집에 대한 착취 등 가장 가난한 이들에 대한 착취에 대한 것들이다.
교황은 이러한 상황 안에서 예수님을 구체적으로 “따르기” 위해서는 우선 희생자들과 함께해야 하며, 또 아돌포 니콜라스 전임총장이 예수회를 위해 크게 원했던 악을 가려내는 것과 사도적 창의성과 사도적 깊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교황은 “우리의 응답”이 여기서 멈출 수는 없다고 말했다. 교황이 바라는 것은 진정한 “문화적 혁명”, 그리고 시선의 변화와 태도의 변화다.
사회적 악들이 종종 분열과 죽음의 잠재력을 가지고 사회구조들 내에 뿌리 내리기 때문에, 소외된 이들의 삶에 영향을 끼치는 결정들의 진원지인 공개 대화에 참여함으로써, 구조들을 변화시키는 느린 작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교황은 본질적으로 어제와 오늘의 예수회원들이 행해왔고 또 앞으로 행할 여러 분야에서 사회 봉사의 창의적 노력을 촉구했다. 이는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에서 항상 쇄신이 필요한 창의적 노력을 뜻한다. 아울러 교황은 결단력을 가지고 “오늘날 우리의 사도직을 식별하면서” 교회를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또 점점 더 세계화된 세상에서 가장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다른 교회 및 시민 단체와의 네트워크를 맺고 지속적으로 협력하라고 당부했다. 교황은 진정한 세계화란 각자의 특성을 유지하면서 우리를 일치시키는 다자적 세계화여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문화적·종교적·개인적 정체성을 무효화하는 “획일적인” 세계화가 이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각자의 미래를 창조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
교황은 지난 2015년 볼리비아에서 있었던 사회단체들과의 만남을 언급하면서, 변화란 가난한 이들 자신들에게서 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보잘것없는 사람들이 직접 계획을 주도할 때라야, 세계 시장에서 버림 받은 사람들을 위한 진정한 “사회적 시인들”, 일자리 창출자들, 주택 건설자들, 식량 생산자들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사회 사도직은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한 것입니까? 그렇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먼저 프로세스를 장려하고 희망을 불어 넣어 주기 위한 것입니다. 사람과 지역 사회가 성장할 수 있도록 하고, 자신의 권리들을 인식하게 하고, 자신들의 역량을 펼치게 하고, 자신들의 미래를 건설하도록 돕는 프로세스 말입니다.”
“가야 할 길은 미래를 열고 대안을 만들어내는 그리스도인의 희망을 심어주는 일입니다. 현대의 한 작가가 말하는 것처럼 미래를 만나는 것입니다.”
소외된 이들을 섬기기 위해 부르심 받은 예수회원들
교황은 형제들과 인류 공동의 집이 처한 고통 안에서, 1975년 이래 많은 동료 예수회원들처럼, 마지막 순간까지 목숨을 내어줄 수 있도록 십자가의 신비를 묵상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올해는 엘살바도르 예수회 센트럴아메리카 대학교에서 발생한 예수회 사제들 피살 30주년이 되는 해다. 이 사건은 콜벤바흐 전임총장으로 하여금 예수회원들에게 사회 참여에 적극적으로 나서도록 권고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교황은 “순교자들의 삶과 죽음은 소외된 자들을 향한 우리의 섬김에 대한 격려”라고 말했다.
교황은 연설을 통해 성 이냐시오가 1550년 규칙서에 포함시킨 것처럼 예수회는 수도회 창립 초기부터 가난한 사람들을 섬기도록 부름 받았다는 점을 떠올렸다. 따라서 예수회원들은 “신앙의 보호와 전파, 그리스도인의 삶과 교리 안에서 영혼의 선익”을 위해 헌신했으며, “절망한 이들의 화해”를 비롯해 감옥이나 병원에 있는 사람들을 돕고, 다른 여러 형태의 자선활동을 실천했다. 교황은 이러한 점을 강화하려고 했던 아루페 전임총장의 말을 인용하면서, 이것이 우리 시대까지 내려온 전통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인간의 고통과 접촉을 경험함으로써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과 매우 가까이에 계신 하느님을 볼 수 있으며, 세상으로부터 버림받은 사람들에게 하느님 안에서 “자발적인 친밀감으로 하느님을 닮으려 하는” 열망에 불을 붙일 수 있었다고 말했다. 교황은 이에 관해, 스스로 연설에서 종종 강조했던 ‘쓰고 버리는 문화’를 언급하며 설명했다. 교황은 전임총장 아루페 신부가 기도의 사람이라며, “매일 하느님과 싸운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그에게 있어 신앙을 선포하고 정의를 장려하는 것은, 지금까지 일부 예수회원에게 맡겨진 과제가 모두의 관심사가 되어야 했던 방식으로, 근본적으로 일치된 두 가지의 도전이었다.
가난한 사람들은 그리스도와 만나는 특별한 자리입니다
성 이냐시오에 따르면 (주인을) 섬기는 젊은 하녀는 성가정을 돕는 것이다. 따라서 예수회 창립자 성 이냐시오는 우리 또한 작고 작은 이가 되고, 그들을 섬기고, 그들의 필요에 따라 섬기라고 권고했다. 교황은 “여러분은 가난한 사람들 안에서 그리스도와 만나는 특별한 자리를 찾았다”고 상기하면서, “소외된 하느님에 대한 적극적인 관상은 우리가 소외된 모든 이들의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는 믿는 이들의 삶 안에서의 “귀중한 선물”이라고 말했다. 교황은 “그리스도의 소중한 사람들을 통해 그리스도와 만나는 것이 우리 신앙의 표현”이라고 말했다. 소외된 사람들에 대한 예수회의 이러한 경험은 사실 예수회를 더욱 자비롭고 복음적으로 만들면서 믿음을 강화했다. 이러한 방식으로 개인 및 단체의 변화 및 회심을 경험한 것이다.
우리의 부서진 세상은 다리가 필요합니다
교황은 가장 취약한 이들에게 이러한 친숙함을 제공하는 것을 멈추지 말라고 권고했다. “우리의 부서지고 분열된 세상에서 다리를 세울 필요가 있습니다. 따라서 인간적인 만남은 우리 각자로 하여금 소외된 이들 안에서 우리의 연대를 떠올려주는 형제의 아름다운 얼굴을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교황은 강렬한 이번 연설을 하나의 이미지를 통해 마무리했다. 바로 태국의 난민수용시설에서 버려진 이들을 대상으로 했던 전임총장 아루페 신부의 마지막 말이 적힌 상본이다. “여러분에게 한 가지만 바랍니다. 기도를 소홀히 하지 마십시오.” 교황은 다음과 같이 회상했다. “이 말은 그의 유언이 되었습니다. 그날 그는 태국을 출발해 돌아오던 비행기 안에서 뇌졸중으로 쓰러지셨습니다. 이 상본이 항상 여러분과 함께하길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