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내무부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 9년 동안 매년 처리되고 있는
부모 초청 비자의 수보다 훨씬 더 많은 수의 신청이 접수되고 있다.
프렘딥 싱 단디왈 씨와 그의 형은 인도에 계신 부모님을 아들레이드에서 모시려는 생각을 항상 가지고 있었다.
그의 부모님이 60대 초반이던 2016년 10월 단디왈 씨는 기여제 부모 초청 비자를 신청했다.
기여제 부모 영주비자, 서브클래스143을 2016년 10월에 신청했는데
당시에는 대기 기간이 너무 길지 않았기 때문에 몇 년 안에 비자 승인이 나기를 희망했고
내무부 웹사이트에서도 처리 기간이 12개월에서 24개월로 나와 있었다.
5년 반이 지났지만 형제는 여전히 그들이 신청한 비자가 처리되기를 기다리고 있다.
멜버른에 거주하는 이란 출신의 로야 살라마티 씨 역시 비슷한 경험을 하고 있다.
2017년 그녀와 그녀의 오빠도 테헤란에 살고 있는 나이든 부모를 위해 기여제 부모비자를 신청했다.
하지만 비자는 아직 처리되지 않고 있다.
단디왈 씨와 살라마티 씨만 이런 경험을 하는 것이 아니다.
4월 30일 기준 12만3000건 이상의 부모비자 신청서가 내무부의 처리를 기다리고 있다.
멜버른에 거주하는 마리아나 조르다나 씨는
밀린 비자 처리를 요구하는 ‘Clear Parent Visa Backlog’ 캠페인을 최근 시작했다.
조르다나 씨는 현 처리 수준으로는 새로운 비자 신청이 승인되는데 19년가량이 걸릴 것으로 추산한다.
“신청자 대부분은 비자 승인까지 2년에서 3년이 걸릴 것이라는 말을 들었는데 현실적으로는 그렇지 않다.”
내무부에 따르면 3만3000달러에서 거의 4만8000달러 사이의 비용이 드는 기여제 부모비자 신청이
최종 처리 과정에 이르기까지 최소 65개월이 걸릴 가능성이 크다.
조르다나 씨는 승인 시점의 부모 나이를 걱정한다.
“부모 대부분의 연령이 60세 또는 65세 때 비자 신청이 들어가는데
비자가 승인되는 시점에 부모가 75세에서 80세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으로
얼마나 많은 부모가 그 나이에 살아계실지, 호주로 오실 수는 있는지에 대해 우려된다.”
내무부는 성명을 통해 코로나19 팬데믹이 비자 처리가 밀리고 있는 이유 중 하나라고 밝혔다.
성명서에서 내무부는 팬데믹으로 인한 생체인식 정보 수집, 영어 시험 센터 및 서면 신청 센터 등에
지속적으로 가해진 지장들이 있어왔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단디왈 씨와 살라마티 씨의 경우를 보면
장기간의 비자 처리 기간 이슈는 팬데믹 훨씬 전부터 시작돼 온 것으로 보인다.
‘#ClearParentVisaBacklog’ 캠페인 측이 제공한 자료와 내무부가 확인한 수치에 따르면
지난 9년 동안 매년 처리되고 있는 부모비자의 수보다 훨씬 더 많은 수의 부모비자 신청서가 접수되고 있다.
예를 들어 2013-14회계 연도에 내부무는 최소 2만6000건의 비자 신청을 접수받았지만
승인된 비자 건수는 9000건가량에 불과하다.
2020-21회계 연도에는 비자 신청 건수는 1만4000건 이상인데 반해 승인 건수는 약 5000건이었다.
부모비자 처리가 밀리고 있는 원인은 무엇일까?
전 이민부 사무차장 아불 라이지 씨에 따르면 노령인구를 둘러싼 우려가 하나의 요인이다.
라이지 씨는 존 하워드 정부하에 1996년부터 노령인구 비율 증가 속도를 늦추기 위해
도입된 부모비자 발급 한도는 현재까지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호주는 미국, 캐나다, 뉴질랜드와 같이 유사한 국가들과 비교해 가장 엄격한 부모 이주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라이지 씨는 이는 복잡한 이슈인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어려운 정책이라는데 의심의 여지가 없고
그 목적은 보건, 노인요양 및 노인연금 시스템에 드는 비용에 지장을 초래하지 않는
가능한 방식으로 부모가 해외에 거주하는 자녀를 방문하도록 허가하는 것이 돼야 하지만
그 같은 목적을 달성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