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속으로
ㅡ벼가 시들도록 가물어도 잡초는 시들지 않잖아. 사람도 마찬가지란다.
어머니는 그렇게 말했던가. 역시 오타마가 싫은 것이다.
오나쓰가 죽자 조촐한 장례식이 끝나기도 전에 오타마는 잇페이를 따라다녔다. 오쓰기 앞에서도 뻔뻔스럽게 새언니 행세를 하기 시작했다. 마을에서 잇페이에게 어울릴 만한 아가씨는 오타마 외에도 있지만 고사쿠 씨네 집은 소작인 공동주택에서 오쓰기네 바로 옆이기 때문에 가깝고 친하다. 따라서 오타마는 잇페이의 색시가 될 거라고 멋대로 착각한 듯하다. 오나쓰와 혼담이 오갈 때는 혼자서 뾰로통해져 화를 내더니 방해꾼인 오나쓰가 사라지자 손바닥을 뒤집은 것처럼 기분이 좋아진 모양이다. 그래서 오늘도 이렇게 오쓰기에게 달라붙어 장난을 치고 있는 것이다.
ㅡ본문 [미망의 여관]중에서(p. 42)
후사고로는 생각했다. 같은 푸성귀밥이라도 밥집이나 요릿집에서 밥공기에 담아 먹는 경우와 도시락으로 먹는 경우는 다르다. 도시락에서 우선해야 하는 것은 냄새가 아니라 겉모습이다.
푸성귀는 먼저 소금에 데쳐 변색을 막고 나무 도시락 통을 열었을 때 좋은 향이 확 나는 반찬을 궁리해야 한다.
그래서 두부 산초된장구이를 생각하게 되었다. 두부의 물기를 완전히 빼고 먹기 쉬운 크기로 잘라 꼬치에 꿴 후, 산초나무 순을 으깨어 넣은 된장을 발라서 굽고 마무리로 산초 가루를 뿌린다. 여기에 데친 채소와 채소절임, 제철 생선구이를 한 조각 곁들이면 후사고로의 푸성귀밥 도시락이 완성된다.
ㅡ본문 [식객 히다루가미]중에서(p.278)
첫댓글 깜짝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