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11. 2. 목요일
제대하기 싫었다
고작 1박 2일 만에 제대하라니요
24000 원의 깔끔한 VIP군인숙소.
네~~~
24만 원 아니고 2만 4천 원입니다
거기에 밤새도록 공군이 지켜주기까지 하니 안전이 최고죠
9홀 두 번 도는 코스도 이제 완벽히 이해하니 더 재밌다
남자들은 과한 도전정신으로 오비내기 일쑤다
안전하게 하라구요~~~
오늘도 열일하는 모노레일 위의 카트가 여전히 귀엽다
앞 조가 좀 느리면 우린 쉬면 되지 하며 여유 부린다
남편 장갑도 드라이버 채도 휴식시간이다
장갑이 꾀죄죄하군요
마지막 홀 그린 주변이 이렇게 멋진 걸 오늘에서야 봤네
저 꼭대기의 그린까지 힘껏 쳐야 공이 올라간다
어젠 파를 해서 신났는데
오늘은 공이 옆으로 튀어내려와 보기를 했다
마지막 홀에선 아쉬움 뚝뚝 떨구며
나 벌써 제대하기 싫은데~~~
4킬로 이상의 활주로 옆에 조성된 골프장이라서 비행기가 뜨고 내리는 소리가 강렬하다
또 비행기 뜨기 전 새를 쫓기 위한 공포탄소리가 수시로 울린다
그러니까 이곳에서의 라운드는 대포소리, 비행기 이착륙소리, 등등을 다 이겨내는 멘털이 필요하다
열심히 근무하는 병사들을 보면서 절로 애국심이 생기는 기분이다
고교 때 배웠던 군가가 생각난다
'부모형제 나를 믿고 단잠을 이룬다"
신분증 돌려받으며 부대를 나섰는데
우리 차를 가로막는 요란한 소리의 기차 건널목 차단기.
참 오랜만에 만난 기차건널목.
그리고 바로 앞에서 지나가는 기차.
모두가 어린 시절,
그 어느 시간 들을 와르르 소환하며 가슴이 일렁이게 한다
참 잘 놀고 갑니다
가을 한 페이지가 고소한 햇살에 잘 익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