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참 겨울 같더니
지난 주말부터
하늘은 온통 구름으로 덮이고
사방 천지가 운무에 휩싸여 시야가 막히는
그런 날들이 주말까지 이어졌다.
날씨가 변덕을 부리던 말던
오창에서
서오창에서는
충혼탑에도 올라보고
잊고 싶은 역사
월남전 참전기념비도 살펴보고
출근해서는
여전히 오창저수지
운무속에 흐릿한 풍경을 감상하면서
멀리까지 걸어다녔다.
한 주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니
간간히 만남과 산책을 공유한
용인의 벗이 부른다.
토요일 오전 기흥저수지
한 바퀴 돌아보자고
계속되는 운무 속에서
미완의 호수둘레길을 함께 걸었다.
보행거리, 보폭수가 만오천이 넘었다.
점심으로
누룽지백숙도 대접받고
헤어지면서
다음에는 이 원수 갚아야지
이제 용인에서 걸어볼 만한 곳 다 찾아 본 듯 싶으니
안성으로 발길을 돌리자고
작별일성을 던지고
집으로 가는 전철에 몸을 실었다.
운무 속에 앞이 뿌연 세상을 보면서
한주가 마무리 되고
음력으로
한해의 마지막 주를 근무하기 위해서
일요일 아침에 서둘러 내려가기로
창밖을 내다보니 눈발이 날린다.
이거 영 아니네
안전운전이 걱정된다.
잠시 생각에 잠겼다.
안전하게 고속도로로 오창까지 곧바로 갈까?
아니면 안성을 거쳐 배티성지를 둘러보고 갈까?
잠시 망설이다
내비에 진천 배티성지를 눌렀다.
>> 기흥저수지
눈발이 간간히 내리지만
다행히 도로에 눈이 녹아서 운전하기에 큰 어려움 없었다.
성지에 도착해서
주변을 살펴보니
순례하기는 어렵고
미사나 참석하고 가는 것으로
아직 기회가 많으니
날씨 좋은 날 다시 찾기로 털어버렸다.
>> 배티성지성당
운무 속에 한주가 사라지고
하고픈 일도 마무리 못하였고
그래도
오창저수지는 나를 반겨주었다.
얼어붙은 빙판 위로 눈이 살짝 쌓여서
늘 보던 그림이지만
더 새로워 보였다.
같은 모양
같은 자리에 있지만
계절은
날씨는 그 모습을 바꿔준다.
새롭게
포근하게
설을 앞두고
사라져가는 한 해
다시는 잡을 수 없지만
가는 해
가는 것이고
오는 해
힘껏 잡아보자!
카페 게시글
미주알 고주알
운무 속에 한주가 소리 없이 사라지고
烏竹
추천 0
조회 50
23.01.18 09:39
댓글 2
다음검색
첫댓글 건강하시고, 새해(음력으로)에도 행복하십시요~^^
예 감사합니다. 새해에는 모쪼록 건강 잘 챙기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