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한 역사] 침대
20만년 전 '풀' 침대… 밑엔 벌레가 싫어하는 식물 태운 재 깔았대요
입력 : 2021.07.27 03:30 조선일보
침대
▲ 1590~1600년 만들어진 나무 침대예요. 길이가 3.38m에 달해요. 영국 웨어라는 지역의 여관에서 ‘손님 끌기용’으로 사용된 것으로 추정해요. /빅토리아앨버트 뮤지엄
최근 골판지로 만든 도쿄올림픽 선수촌 침대가 화제가 됐어요. 200㎏까지 무게를 견디고, 재생 가능한 친환경 침대라고 해요. 하지만 일부 선수가 앉기만 해도 푹 꺼진다며 안정성에 문제를 제기했고, 일반인들 사이에서도 논란이 됐어요. 그만큼 침대에 대한 사람들 관심이 높다는 뜻일 거예요. 침대는 언제부터 인류와 함께했을까요?
지난해 남아프리카공화국 레봄보 산맥에 있는 동굴에서 최소 20만년 전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풀 침대가 발견됐어요. 해충이 싫어하는 식물을 태운 잿더미를 밑에 깔고 그 위에 다시 식물을 깐 흔적이었어요. 연구진은 잿더미가 기어오르는 벌레를 막아줬다고 봤어요.
고대 이집트에선 파라오와 귀족들이 나무로 만든 침대를 사용했어요. 침대 위에는 원통형 목받침을 올려뒀는데, 귀부인의 머리 모양이 자는 동안 흐트러지지 않게 해줬대요. 그리스 로마 지역에서도 침대가 발달했어요. 고대 그리스 신화에 악당 프로크루스테스가 집에 들어온 손님을 침대에 눕히고 침대보다 키가 크면 다리나 머리를 자르고, 작으면 사지를 늘려서 죽게 한 이야기가 나와요. 이 시기 사람들에게 침대는 수면뿐 아니라 독서나 식사 공간이기도 했대요.
중세 유럽 영주의 저택에도 침대가 있었는데, 간이 침대 여러 개를 쭉 늘어놓은 방에서 영주와 친척, 하인들이 다 함께 잠을 잤대요. 14세기 이후엔 나무 상자 같은 틀 안에 나뭇잎 등을 채워넣고 가죽으로 덮거나, 벤치 위에 새 깃털이나 동물 털을 채워 넣은 가죽 매트리스를 올려두고 썼대요. 이때부터 침대 공간이 사적 공간이라는 인식이 생겨나 침대 옆 천장에 커튼을 설치해 옆 사람에게 보이지 않게 했대요.
이후 침대는 금속 틀을 사용하고 가죽 대신 비단을 사용한 매트리스가 등장하는 등 발전을 거쳤어요. 특히 17세기 바로크 시대 왕실에선 비싼 재료를 이용해 화려하게 침대를 꾸미곤 했죠. 침대가 귀족들의 신분 과시용 가구가 된 거예요.
침대 하면 떠오르는 스프링 든 매트리스는 1800년대 중·후반 개발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누가 개발했는지 정확한 기록은 확인되지 않아요. 이후 침대 회사 시몬스는 1925년 각각의 스프링을 천으로 감싼 '포켓 스프링'을 만드는 기계를 개발했는데, 포켓 스프링 매트리스는 지금까지 널리 이용되고 있어요.
우리나라에선 조선 후기에 온돌 난방 문화가 모든 계층에 퍼지기 전까지는 침상을 썼어요. 조선 시대 왕들도 16세기 중반까지 침상에서 잤다고 합니다.
김현철 서울 영동고 역사 교사
21세기 영어교육연구회 / ㈜ 파우스트 칼리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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