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오래전 일이었던... 것처럼 느껴지는 기지개 학교.
길지만 너무 빨리 지나갔던 겨울 방학 끝에 전교생이 모여 새로운 동생들과(올해는 헌 동생들이 새 동생들이 됐지만ㅎㅎ) 새 학년을 처음 맞이하는 무등의 전통, 기지개학교가 있었지요. 그리고 그 전통에 따라 아침 열기를 하고 무등에 대한 전설을 들려주는 시간이 또 빠짐없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 전설 시리즈는 올해가 마지막일 것이고 내년부터는 새로운 시리즈가(시즌 2?) 펼쳐지게 되겠지요...두구두구두구~
아주 아득하고 먼 옛날 옛적에, 호랑이의 때에, 무등이란 마을이 있었어요. 그 마을에는 큰 가족이 살았는데, 이 가족은 서로 부모·형제 인 사람들도 있었지만 그렇지 않고 친척도 아니지만 서로가 가족이 된 마을이었어요. 그리고 마을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살았어요. 거기에는 까불까불하며 떠드는 사람, 멍하게 조용한 사람, 투덜투덜 징징거리는 사람, 그 어떤 일에도 낄낄 깔깔 웃어대는 사람, 생각만 하고 몸은 안 움직이는 사람, 생각은 안 하고 몸만 움직이는 사람, 등 여러 사람이 있었어요.
그런데 이런 다양한 마을 사람들에게는 한결같이 같은 점이 있었어요 - 모두 마음속 깊은 곳에는 환하고 따뜻한 빛이 빛나고 있었어요. 그래서인지 마을 사람들이 가끔은 서로 다투기도 하고 서로 짓궂은 짓을 했다 해도 늘 마을은 밝게 빛났어요. 그뿐만 아니라 이 마을은 신성한 울타리로 둘러싸여 있어 바깥세상의 어두움이 쉽게 침입할 수가 없었어요. 그래서 과거에는 사나운 사자가 마을을 위협하기도 하고, 사악한 용이 쳐들어오기도 하고, 거대한 물귀신이 난장판을 벌이기도 하고, 또 사람들이 숨쉬기 힘들게 하려는 공중에 떠다니는 악귀들도 나타나곤 했어도, 매번 어려운 위기를 이겨내곤 했어요.
그런데 이 모든 위기는 사람들 마음이 밝아지는 것을 싫어하는 어둠의 왕의 짓이었어요. 이 어둠의 왕은 사람들의 마음이 밝을수록 자기의 힘이 약해진다는 것이 두려워 어떻게든 사람들을 어두움에 빠뜨리려 했어요. 어둠의 왕은 온갖 꾀를 부리고 속임수를 써서 세상을 갈수록 어둡게 했어요. 그러나 세상에는 아직 무등마을같이 밝은 마음을 가진 사람들의 마을들이 여전히 남아있었어요. 그래서 어둠의 왕은 오랜 세월 동안 키운 세력으로 결국 온 세상을 어둠으로 뒤덮기로 했던 것이에요. 무등 마을이 많은 위기에 부딪히게 된 것도 사실 이런 이유이었지요. 간사한 어둠의 왕은 어떻게든 사람들의 약점을 찾아내 가며 갈수록 사람들 마음을 어둡게 하고 자신의 힘을 키워갔어요. 그가 쓰는 중요한 방법은 가짜로 반짝이는 것을 사람들에게 주며 밝게 빛나는 것이라고 착각하게 만드는 것이었어요. 실제로는 어두움이었는데. 그러므로 사람들은 점점 진짜 빛이, 진짜 밝고 따뜻한 것이 무엇인지 몰라보게 되고 점점 자신의 빛을 잃어갔어요. 어느새 어둠의 왕의 힘은 너무나 강해졌고 신성한 무등마을 울타리도 그의 힘을 막아내는 것이 어려워졌어요. 이를 지켜보았던 무등 마을 사람들을 지켜주는 산신령이 무등마을을 도와주려고 마을의 어르신들을 불렀어요,
“어둠의 왕의 힘은 너무나 강해졌고 너희 마을을 보호하는 신성한 울타리마저도 더는 오래 버티지 못할 것이다. 여기서 서쪽으로 10리를 못 가서 한 밝은 터가 있다. 너희는 거기에 마을을 새로 꾸려 앞으로 힘을 길러야 할 것이다. 그러나 가기 전 꼭 지금 사는 곳에 숨겨진 두 가지 지혜의 말씀을 찾아가야 하느니라. 하나는 옛날에 너희 마을 옆을 지나가는 냇물에서 온갖 때 묻음과 더러움을 씻어내는 곳, 그 자리는 이제 알아볼 수 없게 됐으나 아직은 그 자리를 알리는 비석이 있는데 그 비석에 새겨져 있다. 이것은 너희 선조들이 지켰던 것이다. 두 번째는 지혜의 말씀이 적혀진 조각들이 너희 마을 안에 흩어져 있는 것을 모아야 할 것이다. 그 조각들이 어디에 있는지 알려면 언덕 위 내 보금자리인 할아버지 나무를 마주 보고 있는 정자에 단서를 발견할 것이다. 이 말씀은 너희가 앞으로 지켜내야 할 것이다.
중요한 것은 지혜의 말씀을 발견 후 그를 깨우쳐야 할 것이다. 그래야만 앞날이 밝을 것이다. 너희 마을 젊은이들을 나에게 보내면 내가 그들을 마주하겠노라”
이렇게 이야기가 끝나고는 우리 아이들이 이 무등 마을 사람들을 돕기위해서 모둠으로 나눠 미션을 수행했습니다:
미션:
1. 때와 더러움을 씻어 냈던 곳의 있는 비석에 적힌 지혜의 말씀 찾기 (기념사진 찍기).
2. 언덕 위에 있는 할아버지 나무를 마주 보는 정자에서 단서 하나 찾기.
3. 감사의 인사로 할아버지 나무와 기념사진 찍기.
4. 무등 마을에 흩어진 지혜의 말씀 조각들 모으기.
보너스 퀴즈:
*언덕 위 정자까지 계단이 몇 개 있을까?
*이 계단은 몇 부분으로 나뉘어 있나?
*각 나눠진 부분에는 계단이 몇 개 있나?
모두 열심히 미션을 마친 후 강당에 모여 지혜의 말씀을 모아보는 시간~
그전에 보너스 퀴즈부터 풀었는데, 여러 답들이 나왔고 다행이 그중에 정답이 있었답니다ㅋ 모격자들 왈, 어떤 친구들은 계단을 세는데 초 집중하느라 올라갈 때도 세고 내려올 때도 다시 셋다는...
그리고 빈칸들이 체워진 첫번째 지혜의 말씀~
그 다음 무등 마을 곳곳에 흩어져 있던(몇몇 아이들은 왜 이렇게 찾기 힘들게 숨겨놨냐고 하소연 했다는..) 두번째 지혜의 말씀 조각들이 모이니...
행정 선생님과 예빈이 언니가 함께 준비해주신 간식을 맛나게 먹은 후 신나게 단체 놀이!
12시가 되면은...
달팽이 놀이~
슝~
힘차게 논 후 밥을 먹고 강강술래와 소문 난 그 기와 밟기로 마무리 했습니다.
이 아늑하고 환상적인 터에서 즐겁게 마지막 기지개를 켰고 내년 기지개를 킬 때는 또 어떤 그림이 그려질지 기대됩니다~~ㅎ
첫댓글 기지개학교때 새로 짠 아이들 모듬사진은 언제나 좋습니다. 각 모듬의 첫번째 사진과 두번째 사진의 느낌의 차이를 비교하는 재미도 있네요.^^
새 학사에서의 무등이야기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사실 모둠들이 지난 몇년째 비슷할뻔 했는데 모 선생님 덕분에 다시 새로 짜졌었네요^^;;;
그리고 저도 기대됩니다~~ ㅎㅎ
너무 즐거운 추억을 선물해주셨어요~ 저도 기와밟기 해보고싶......^^
언젠가는 부모님들 기지개학교를..? ㅋㅋㅋ
무등 마을의 전설과
미션~!!
너무 흥미진진~~ 푹 빠져서 읽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