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요한님 페북
제가 페이스북에서 정치적(?)인 글을 쓰면 꼭 몇몇 사람이 나타나 비난, 비방, 저주의 댓글을 달곤 합니다.
대관절 어떤 사람이길래, 생면부지의 사람에게 이처럼 험한 욕설과 저주를 아무렇지도 않게 하는가 싶어, 일부러 프로필을 찾아 읽어보면 십중팔구는 프로필 대문에 '오직 예수', '예수님만 사랑할래요' 등의 문구를 버젓이 걸어놓고 있는 것을 정말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솔직히 그때마다 제 얼굴이 화끈거립니다.
프로필에는 '오직 예수'라고 써놓고, 실제로 하는 행동은 남의 담벼락에 가서 저주의 말을 늘어놓는 것이 전부입니다.
부끄럽고 비통한 일입니다.
이런 사람들 때문에 예수님이 욕을 먹고, 전도와 선교의 문이 꽁꽁 닫힌 것이 아니겠습니까?
기독교인들이 정치적으로 좌나 우, 어느 한쪽을 선택하는 것은 아무 문제가 안 됩니다.
당연히 어떤 정치적 입장을 가졌다고 해서 그것이 죄가 되는 것도, 신자로서 결격 사항이 되는 것도 아닙니다.
오히려 모든 그리스도인들은 자신의 신념과 성향에 따라 정치적 입장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으며, 또한 그런 정치적 입장은 충분히 존중받고 보호받아야 합니다.
그것이 민주주의 사회의 가장 큰 덕목입니다.
하지만 자신과 정치적 입장이 다르다고 해서 일방적으로 저주와 비방의 말을 늘어놓고 사는 것은 기독교인으로서 매우 심각한 '귀책' 사유가 됩니다.
이것은 정치적으로 좌나 우나, 모두에게 해당되는 말입니다.
그리스도인으로서 우리 모두 조심해야 할 것입니다.
프로필에 '오직 예수 사랑'을 써놓고, 자신과 정치적 입장이 다른 사람 담벼락에 저주의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다는 것을 마치 무슨 대단한 소명 내지 영적 전쟁을 수행하는 행위라고 생각하는 분들은 깊이 반성해야 합니다.
그것이 그리스도인으로서 온당한 행위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합리적으로 자기 의견을 개진하면 될 일입니다.
기와 말이 나왔으니 한 마디 덧붙이면,
예수님을 사랑하는 것은 예수님을 스토킹하는 것과 엄연히 다릅니다.
언제부터 한국의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하루종일(?) 예수님을 바라보는 것을 최고의 신앙인줄 오해하고 있는데, 그건 신앙이 아니라 스토킹입니다.
진짜로 예수님을 사랑하신다면, 자기 혼자만의 색안경을 쓰고 예수님을 바라보지 말고, 맑은 정신과 깨끗한 눈을 갖고 예수님이 바라보시는 세상을 함께 응시하길 바랍니다.
우리가 오늘날 예수님이 어디를 보고 계시는지, 어떤 사람들을 어떤 시선으로 보고 계시는지, 이 부분을 잘 깨우치고 분별하면, 우리 역시 어디를 봐야 하는지 깨닫는 것이 별로 어렵지 않습니다.
예수님은 병든 사람들, 아픈 사람들, 슬픈 사람들, 억울한 사람들, 외로운 사람들, 괴로운 사람들을 향해 시선을 거의 '고정'하다시피 바라보고 계십니다.
그리고 그들과 함께 울고 탄식하십니다.
반면, 예수님은 불의한 사람들, 교만한 사람들, 거짓말을 밥먹듯 하는 사람들, 권력을 남용하는 사람들, 탐욕스런 사람들을 송곳같은 눈동자로 응시하시면서 심판의 저울에 달아보고 계십니다.
그래서 모름지기 건전한 그리스도인이라면 예수님의 시선을 따라, 혹은 본받아서, 사회적 약자들을 향해 긍휼의 눈길을 기울여야 하는 한편, 불의한 사람들을 감시하고 저항하는 눈길을 잃지 말아야 합니다.
그런데 오히려 거꾸로 사회적 약자를 향해서는 조롱과 멸시의 시선을 아무렇지도 않게 응시하고, 불의한 권력자와 부자를 향해서는 옹호와 지지의 시선을 보내면서, 페북 프로필에는 '오직 예수 사랑'이라고 써놓으면, 그건 예수님을 믿는 것이 아니라 예수를 팔아 종교적 자위 행위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참으로 유감스럽게도 한국 개신교 안에 이런 유의 신자들이 너무 많습니다.
목사들 중에도 너무 많고, 장로, 권사들 중에도 너무 많습니다.
그래서 교회가 중병에 든 것입니다.
병이 너무 깊어, 회생 가능성이 잘 안 보일 정도입니다.
제 말이 무슨 뜻인지는, 앞으로 10년 안에 그 결과를 보게 될 것입니다.
한국 개신교, 당신들 때문에 망했단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