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사흘 뒤인 25일은 우리 민족 최대 명절인 설날이에요. 해마다 (설쇠러, 설세러, 설쉬러) 고향에 가는 귀성객이 수천만 명에 이르러 '민족 대이동'이라는 말을 쓰지요. 일부 지역에서는 여전히 마을 사람들이 모두 모여 어르신들께 (세배, 새배)를 드리기도 합니다.
위 문장의 괄호 안에 들어갈 말을 골라 보세요. 정답은 '설쇠러'와 '세배'인데, 명절에만 쓰는 말이어서인지 의외로 틀리는 사람이 많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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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림=정서용
'설쇠다'는 '새해를 맞이하여 설을 지내다'라는 뜻이에요. 예를 들면 '우리는 시골 할아버지 댁으로 설쇠러 가요'와 같이 써요. '설쇠다'는 '설을 쇠다'로도 쓰는데, '쇠다'는 '명절, 생일, 기념일 같은 날을 맞이하여 지내다'라는 뜻을 가진 순우리말이에요. 예를 들면 '생일을 쇠다, 환갑을 쇠다'와 같이 씁니다.
설 명절에 집안에서 친척, 친지에 대한 신년 인사는 '세배'로 드리지요. '세배(歲拜)'는 '섣달 그믐이나 정초에 웃어른께 인사로 하는 절'을 뜻하며, 비슷한 말로 세알(歲謁)이 있어요. '새배'라고 잘못 쓰기도 하는데, 이는 아마도 새해에 하는 인사이니 '세'를 '새'로 오해한 것이 아닌가 싶어요. 세배와 관련된 말로, 섣달 그믐이나 정초에 웃어른께 세배하려고 온 손님을 '세배객', 섣달 그믐이나 정초에 웃어른께 세배하러 다니는 사람을 '세배꾼', 섣달 그믐날 저녁에 그해를 보내는 인사로 웃어른께 하는 절을 '묵은세배'라고 한다는 것도 알아두세요.
세배와 관련한 예의도 알아볼까요? 국립국어원에 따르면 세배는 그 자체로 인사이기 때문에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같은 말을 따로 할 필요가 없어요. 세배를 받은 어른의 덕담 후에 상대 처지에 맞게 인사하는 것이 좋답니다.
〈예시〉―설쇠고 나면 금방 봄기운이 느껴질 거야.
―시골에서 할머니가 오셔서 이번에는 큰아빠 집에서 설쇨 준비를 한대요.
―작년 설날 받은 세뱃돈이 꽤 많아 한동안 용돈을 받지 못했다.
―90세가 넘으신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계시니 설날에 서른 명 가까이 되는 세배객이 찾아온다.
―오만 원권 지폐가 나오면서부터 세뱃값으로 지출하는 돈이 늘었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