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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 전문 안내산악회 산행 계획에 따라 '석개재 → 낙엽송 군락지 → 암봉 → 면산 → 구랄산 → 느진목 → 토산령 → 덕거리봉 갈림길 → 태백고원자연휴양림 매표소'의 10km 구간을 5시간 동안 달릴 예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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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강원도 삼척시 가곡면과 강원도 태백시 동점동 그리고 경상북도 봉화군 석포면과의 경계에 있는 산.
[개설] 면산(綿山)은 북쪽으로는 강원도 태백시의 백병산[1,260.6m], 남서쪽으로는 강원도 태백시와 경상북도 봉화군의 경계인 삼방산[1,176.7m], 그리고 남동쪽으로는 강원도 삼척시 가곡면과 경상북도 봉화군 석포면을 연결하는 석개재 등과 연결되는 산이다. 해발고도는 1,245.2m이다. 면산의 주봉은 두리봉이며, 삼척탄전의 일부를 이룬다.
[명칭 유래] 예전에는 지금의 삼방산을 면산이라고 칭했다. 전쟁이 나면 이곳으로 숨어들어 난(亂)을 면(免)했다 하여 일컬어진 이름이다. 그러나 일제강점기 일본인들이 이곳을 측량하여 낙동정맥 상의 두리봉[지금의 면산]에 솜 연(綿) 자를 써서 면산이라 표기한 이후로 기존의 면산(免山)은 삼방산이 되었다고 한다. 조선총독부가 1918년에 완성한 지도인 『근세 한국 오만 분지일 지형도』에서는 면산(綿山)으로 표기되어 있다. 또한 삼척 지역에서 이곳을 바라보면 멀리 보인다고 해서보인다 해서 ‘먼산’이라 하다가 이후 말이 변해 ‘면산’이 되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자연환경] 면산의 주봉은 두리봉이며, 생긴 모양이 둥글둥글하게 생겨서 붙여진 지명이다. 면산 일대는 고생대 평안누층군에 해당하며, 이른바 삼척 탄전의 일부를 이루는 곳이다. 서쪽 사면인 강원도 태백시 동점동에는 대한석탄공사 장성광업소와 강원 탄광이 위치한다. 지질 특성상 토산을 이루고 있어 산세가 둥근 형태를 띠고 있다. 면산은 남해로 흘러드는 낙동강과 동해로 들어가는 가곡천의 분수령에 해당한다. 서사면과 남사면의 수계들은 낙동강의 지류 하천을 이루며, 동사면과 북사면의 수계들은 가곡천으로 유입된다.
[현황] 면산 동쪽 계곡에는 1980년대까지만 해도 아연 광산과 크고 작은 탄광이 있었던 폐광 지역을 산림청이 휴양림으로 조성한 ‘가곡 자연휴양림’이 있다. 가곡 자연휴양림은 면산에서 발원한 계곡물로 인해 크고 작은 소(沼)와 폭포가 있어 물놀이하기에 좋은 조건을 가지고 있다. 계곡에는 1급수에만 산다는 산천어 서식장이 따로 있어 산천어를 볼 수 있고, 동시에 계곡을 따라 이어지는 자연휴양림 내의 도로(道路)에서는 삼림욕을 할 수 있다. 낙동정맥을 북쪽에서 남쪽으로 종주(縱走)하여 면산의 정상에 오르는 길은 난코스로 알려져 있다. - [출처] 한국학중앙연구원 - 향토문화전자대전
낙동정맥 구랄산(굴암산)
해발 1,071.6m
구랄산은 굴알산(堀謁山)을 편하게 발음하다 "구랄산"으로 되었다고 한다. 이곳은 옛날 심마니들이 쉬어가는 굴이 많이 있어 심마니와 굴과의 관계로 인해 구릴산이라 불리게 되었다 하며, 인근 지역에도 산삼이 많이 자생하였다고 한다.
2024년 7월의 네 번째 일요일인 28일은 오지 전문 안내산악회를 따라, 낙동정맥 상의 천고지인 면산에 오르기로 했다. 확인된 188개의 천고지 중 183번째 산행으로 면산은 낙동정맥 상에 있는 산이라 정맥 종주 팀을 따라나서면 쉽게 오를 수 있는 산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무박 산행이 마음에 안 들었고, 2020년 4월 같은 산악회와 이미 다녀왔다[산행기]. 그리고 백병산은 낙동정맥에서 약간 벗어나 있어, 낙동정맥의 최고봉이라는 타이틀은 약간 문제가 있다. 어쨌든 당시나 지금이나, 천고지라는 게 중요했던 산행이었지, 산행에서 어떠한 좋은 인상도 받지 못해 다시 갈 생각은 없었다. 해서 몇 번 낙동정맥 종주 팀의 통리재~석개재 구간을 신청했다가 취소하기를 반복했다. 낙동정맥은 다른 정맥과는 달리 연이어 계속 진행 중이라 기회가 많았던 이유도 있어, 다른 산행이 눈에 띄면 바로 취소한 것도 있다. 현재 대기업 안내산악회는 16기와 17기를 같이 운영 중이고, 가격으로 승부하는 안내산악회도 지금 진행하는 정맥 산행이 끝나면 진행할 예정이다.
와중에 늘 그렇듯이 6월 초 애용하는 안내산악회 게시판에서 새로운 산행 계획을 확인하다가, 오지 전문 안내산악회가 7월 말 계획한 면산 산행을 발견하고 바로 신청했다. 물론 산행 계획과 코스를 검토했고, 내가 원하는 딱 그 코스라는 걸 확인했으니, 더는 바랄 게 없었다. 비록 마음에 들지 않는 코스라도, 무박 산행이 아니라는 것만으로도 무조건 따라나설 생각이었지만. 다만, 면산 산행 계획을 발견한 시점이 카페 주인장이 막 게시판에 공지한 직후라 신청자가 나를 포함 세 명에 불과했다. 해서, 신청 상황을 계속 주시해야 했다. 그리고 6월 8일 게시한 후 7월 15일 간신히 성원을 채웠다. 그런데, 그 신청자 중 일곱이 토요일 이미 출발이 확정된 산행 신청자로, 목요 오지팀 선수도 다섯이나 된다. 문제는 토요일 산행 후 일요일 산행을 연이어 하는 게 쉽지 않아, 대게 둘 중 하나를 선택하게 되는데, 분위기상 만원으로 대기자까지 있는 토요일 곡성 봉두산을 선택할 확률이 높아 보인다.
그중 한 명은 이미 취소했고, 남은 여섯 중 목요 오지팀 주요 선수 셋은 토·일 연속 산행을 할 확률이 높지만, 나머지 셋은 확신이 없다. 만약 그들 셋이 다 취소한다면, 산행 자체가 연기되거나 취소될 상황이다. 해서 다른 산꾼이 신청하기를 비는 한편, 일요일 산행이 가능한 등산방 선수 중 생각이 있는 친구에게 산행을 권해, 한 친구가 신청했다. 그리고 다른 산꾼 몇도 신청해 현재는 셋이 취소해도 간신히 성원을 넘기는 수준이나, 돌발 취소자가 없으리라는 보장이 없어, 더 많은 신청자가 들어오기를 비는 중이다. 기상청 중기예보에 의하면 비록 종일 흐리기는 하나, 비 소식은 없어, 산행 준비는 평소와 같이 한다. 그리고 지도로 확인한바 날머리 주변에 식당이 몇 개 있어, 하산주는 그 중 문을 연 집에서 마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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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시 10분 강남 신사역 4번 출구에서 출발하는 버스라, 다른 때보다 더 늦은 시각에 알람을 맞춰 놨음에도, 4시 반경 저절로 눈이 떠져, 어쩔 수 없이 아지트로 나와 볼일을 보며 밤새 변화가 있는지 확인했다. 산행 계획이나, 신청자는 변동 없이, 31인승 버스에 인솔 대장 포함 21명으로, 두 번째 자리를 제외하고 전부가 단독 석을 차지해, 결과적으로 2인석 중 하나를 신청한 산꾼이 승자다! 그리고 중소 안내산악회의 특징 중 하나인, 시간 계획이 없어 그저 추측해 보건대, 들머리인 석개재에 11시경 도착해 대략 5시간 산행한다고 했을 때, 산행 시간 중 기온은 28~30℃, 바람은 4~5m/s로 다소 강하고, 내내 햇살이 내리쬔다는 예보다. 거기에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는 '좋음'이라, 전망대가 있다면 조망을 기대할 만하다. 바람이 강해 생각보다 덥지는 않겠지만, 폭염특보 발표 중이라, 더위 먹지 않게 조심해야 한다. 이후 끓인 누룽지로 아침을 먹고, 얼린 보리차 650mL와 500mL 생수 한 병, 두 쪽 낸 오이 하나를 별도로 챙긴 배낭을 둘러메고 5시 58분경 집을 나섰다.
버스로, 연서시장으로 향해 친구 거 포함 김밥 두 줄을 사 주머니에 넣고, 역으로 내려가, 6시 19분 연신내역발 오금행 열차를 타고, 6시 51분경 신사역에 도착했다. 역시 일요일이라 세 개나 있는 김밥집은 다 문을 닫았다. 그중 틈새 상품으로 김밥을 파는 즉석 빵집은 몇 시에 문을 여는지는 모르나, 일요일이라 쉬는 게 아니라, 늦게 문을 연다. 물론 산행 후 귀가할 때 발견한 사실이다. 어쨌든 4번 출구로 나가 토요일 같은 산악회와 곡성 봉두산 우중 산행을 다녀온 목요방 산꾼들과 인사를 나누고 혹시 친구가 먼저 도착하지 않았을지 주변을 둘러봤으나, 없는 게 아직 도착 전인 듯하다. 이후 7시경 친구가 도착하고, 평소보다 늦은 7시 9분경 시청에서 출발한 산악회 버스가 도착했다. 평소라면 배낭을 짐칸에 넣겠지만, 친구의 옆자리가 비어, 들고 타 거기에 뒀다. 그리고 등산화를 벗고 슬리퍼로 갈아 신은 후 가장 편한 자세로 앉아, 죽전에서 나머지 승객을 태우는 거까지 보고 잠이 들었다.
실내등이 들어와 잠에서 깨니, 버스가 휴게소로 들어간다. 그리고 인솔 대장이 충주휴게소에서 20분간 휴식한다고 공지해, 버스에서 내려 화장실로 가며 앞을 보니, 삼족오다! 그럼 천등산 휴게소일 텐데? 해서 건물 위를 보니, 천등산 휴게소가 맞다. 휴게소는 오랜만에 비가 내리지 않는 휴일이라, 그런지, 여성용 화장실은 물로 남성용 화장실까지 줄을 서서 일을 봐야 할 정도로 붐볐다. 그럼에도, 막히지 않고 여기까지 왔다는 게 신기할 정도다. 줄 서서 볼일을 보고 버스로 돌아가 자리를 보니, 대장이 미리 배포한 지도가 놓여 있다. 해서 그걸 기록으로 남기고 조금 있으니, 대장이 승객을 확인하고 기사에 출발하라고 한 후 지도를 보며 이번 산행 코스와 주의 사항에 관해 설명을 시작했다. 익히 아는 얘기라, 주의해서 듣지 않았는데, 소요 시간에 관해 얘기할 때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 5시간 정도로 생각했는데, 6시간 30분으로, 11시 10분 들머리 도착 예정이라, 마감은 17시 50분이다.
대장의 얘기에 따르면, 폭염특보가 발효 중이고, 기온이 30℃를 넘어 서두르지 말고 천천히 여유 있게 산행할 수 있도록 시간을 대폭 늘렸다고 했다. 뭐 주당이야 소요 시간이 많으면, 하산주 시간도 많아지는 거라 반대할 이유가 없다. 물론 일찍 하산하면 서울로 일찍 출발한다는 말을 몇 번이나 강조했다. 이후 실내등이 꺼지고 다시 취침 분위기나, 충분히 잠을 잔 후라 억지로 잠을 청하기보다 책을 보기로 하고 책을 읽으며, 가 버스가 힘겹게 고개를 오르는 걸 느끼는 순간 책 읽던 걸 중단 후, 등산화로 갈아 신고 끈을 조였다. 그리고 바람막이를 벗어, 배낭에 넣고, 서울에서 출발할 때 심장이 아프다며 약을 바르던 친구에게 괜찮은지 물었다. 약을 바른 후 좋아져 산행에는 문제가 없단다. 그럼 됐다. 그런데, 얘가 심장도 안 좋았나? 예정보다 이른 10시 43분 들머리인 석개재에 도착했으나, 마감은 10분 줄인 17시 40분으로 정정했다. 고로 소요 시간은 7시간이 조금 안 된다! 인솔 대장 작성 코스 소개 기준 12km 거리에 7시간이라, 이 산악회에서는 보기 힘든 소요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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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차한 버스에서 내리며, 등산 앱의 '기록 시작'을 누른 후 주변을 둘러봤다. 진행 방향은 강원 삼척, 반대는 경북 봉화로 각 지역의 대표적인 오지다. 주변 관찰이 끝나고, 두 앱으로 석개재의 높이를 확인했다. 878m~896m, 내가 알고 있는 디지털삼척문화대전의 '석개재[石塏峙]는 해발고도 1,009.3m로….'와는 100m 이상 차이가 있다. 버스에서 인솔 대장이 얘기한 900m가 더 정확하다. 이 차이는 어디서 발생하는 걸까? 어쨌든 오늘의 목표인 면산의 높이가 1,245.2m니 GPS 기준 고도차는 349m~367m로 지난 목요일 오른 평창의 백운계곡 주차장과 흥룡봉의 고도차 427m~452m보다 평균 82m가량 낮다. 말인즉 천고지라고 1,000m를 올라가는 산은 한국에서는 드물다. 하다못해 높이 1,708m인 설악산 대청봉도 한계령에서 시작하면 고작 780m가 조금 넘게 올라갈 뿐이다. 앱으로 고도차를 확인한 후, 빠른 산꾼은 이미 산행을 시작한 계단으로 가,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을 하고 있는 친구가 오기를 기다리다가, 그 모습을 보니 건강에 문제는 없어 보여, 먼저 산행을 시작했다.
일단 계단 정상에 올라서자, 능선 즉 낙동정맥은 완만한 경사의 산책로 수준으로 바뀐다. 대략 5분 정도 유유자적 북진하자, 서서히 경사가 가팔라지기 시작해 막판에는 깔딱이다. 동영상을 촬영하며 가쁜 숨을 몰아쉬며 오르니, 정상 부근 나뭇가지에 온갖 산악회의 리본이 매달려 바람에 날리고 있다. 뭔가 있다. 해서 주변 나무를 둘러보니, 역시 예상대로 반쪽이 날아가 정확히는 알 수 없으나, 남은 부분만으로 추측건대 우리의 '준·희'가 만들어 매단 '낙동정맥 1,009.3m' 명패다. 고로 디지털삼척문화대전에서 언급한 석개재는 여기다! 그럼, 우리가 버스에서 내린 강원과 경북의 지방도가 통과하는 고개는? 어쨌든 우리가 알고 있는 석개재에서 첫 번째 무명봉과의 고도차는 112m로 인솔 대장이 시작이 힘들다고 한 말을 이해할 수 있었다. 정상에 올라섰으니, 고개로 내려가는 게 인생이자 산행이라, 반대편 고개로 내려가며 보니 울창한 숲 사이로 봉우리가 보이는 게 정황상 면산이라 기록으로 남기며 갔다.
지금 가고 있는 이 능선은 대간꾼 즉 낙동정맥을 종주하는 대간꾼이 아니면 찾지 않는 길이지만, 예상외로 상태가 좋다. 하긴 백두대간 종주 후 다음으로 찾는 게 낙동정맥이라, 대간 다음으로 많이들 찾는 정맥이라 그럴 수도 있다. 다만, 등산로는 좋은데, 숲이 너무 울창해 곳곳에서 진행을 방해한다. 숲이 울창하다는 건, 시야를 방해하고 있다는 거라, 그저 앞만 보고 가야 했다. 고로 속도는 빨라졌다. 그저 앞만 보며 기복을 몇 개 넘었다. 와중에 우리가 아는 석개재보다 더 고도가 낮아 보이는 고개도 지났다. 물론 그 고개로 내려갈 때는 속으로 엄청나게 투덜거렸다. 그렇게 가니, 당연히 오늘의 목표 면산이 가까워지고, 숲이 시야를 방해하기는 하나, 가끔 정상의 모습을 보여줄 때는 그걸 사진으로 담았다. 물론 이정표가 없는 낙동정맥의 오지라, 가끔 현 위치와 목표까지 남은 거리를 예측하기 위해 앱을 확인했다. 산길샘의 네이버 지도는 온라인이라, 통신 불통 지역에는 지도를 내려받지 못해 별 의미가 없다. 해서 모든 지도를 저장해 사용하는 산경표와 같이 사용해야 낭패를 피할 수 있다.
면산 직전의 고개라 생각되는 곳에서 본격적인 면산을 향해 오르며 보니, 선두 넷이 10여 미터 앞에서 가고 있어, 바로 그 뒤를 쫓아가 급경사의 능선을 따라 올라갔다. 그런데, 등산로는 전면에 보이는 암벽을 우회하고 있다. 선두의 뒤를 따라 그 암벽을 왼쪽으로 우회하며, 오른쪽으로 나타나는 바위를 유심히 살펴보고 기록으로도 남겼다. 그리고 능선에 올라서 뒤를 돌아보니, 그냥 바위가 아니라 암봉이다. 그때 산악회 코스 계획에 면산 직전 '암봉'이 있었던 게 기억났다. 그 암봉이다. 그럼, 그냥 지나칠 수 없어, 선두야 가든 말든, 뒤로 돌아 동영상을 촬영하며 암봉 정상으로 갔다. 그리고 그 정상에 올라서자, 뒤와 왼쪽은 숲이 시야를 방해하나, 앞과 오른쪽은 그나마 보이는 게 있어 그 모든 걸 기록으로 남겼다. 바로 앞에 보이는 능선 위의 봉우리가 면산이다. 그런데, 어느 게 정상인지는 가봐야 알 거 같다. 그리고 오른쪽이 삼척의 육백산, 응봉산 능선이다. 물론 그 뒤는 동해!
암봉에서 해야 할 일을 끝내고, 다시 등산로로 돌아가기 위해 아래를 내려다보니, 일행 몇이 지난다. 그리고 그중에는 친구도 있다. 생각보다 빠르다. 그 모습을 지켜보고, 사진으로도 찍었는데, 나무에 가려 안 보인다. 어쨌든 다시 동영상을 찍으며 암봉에서 내려가, 그들의 뒤를 따라가다가, 몇을 추월하고, 친구 뒤에 바로 붙어서 상태를 살펴봤다. 지극히 정상인 게, 그 친구가 괜찮다고 했던 말을 믿어도 좋을 거 같다. 그런데, 암봉 정상에서 봤듯이 이번 산행 최고봉인 면산을 향해 오르고 있다. 말인즉 깔딱이라, 그 친구를 포함 몇이 중간에서 쉬는 동안 그들을 추월해 위로 갔다. 가는 중 가끔 지도도 확인하고, 왼쪽 울창한 숲 사이로 보이는 정상도 기록으로 남겼다. 그리고 가쁜 숨을 몰아쉬다가, 가던 길을 멈추고 호흡을 고르기도 하며 깔딱에 올라서자, 완만한 경상의 능선이다. 현재 시각 12시 21분! 그러자 뒤에서 누군가 불러 돌아보니, 인솔 대장이 여기서 점심을 먹고 가 잔다. 그런데, 능선 어디에도 서넛이 앉을 만한 공간이 없어, 계속 위로 갔다. 사실 앱의 지도로 확인한 바에 의하면 정상이 멀지 않고, 정상 부근이 평탄해 쉴만한 곳이 있을 듯했다.
완만한 경사의 능선으로 50여 미터를 가니, 다시 깔딱이다. 산세 상 정상에 오르는 마지막 깔딱이다. 해서 다시 가쁜 숨을 몰아쉬다가 가끔 멈춰 호흡도 고르며 급경사를 오르자 다시 완만한 경사의 능선이다. 아니, 거의 평지 수준이다. 이 동네 다른 고지대는 밭을 일구었는데, 여기는 왜 그냥 뒀는지 궁금할 정도다. 낙동정맥은 진행 방향 언덕으로 올라가지 않고, 오른쪽으로 방향을 튼다. 하지만 어떠한 이정표나 표지가 없어, 아래를 유심히 살피며 가야 쓸데없는 알바를 면할 수 있다. 물론 정상까지 가는 동안 기복이 없었던 건 아니나, 그저 완만한 능선 위 언덕 몇 개를 오르내리는 거라, 산책로 수준이다. 그렇게 평지 수준의 능선을 따라가다가, 정상이 멀지 않아 보여, 앱으로 확인했다. 맞다! 해서 그 순간부터 동영상을 촬영하며 가는데, 지금까지는 보지 못했던 조리대가 진행을 방해한다. 당연히 그걸 뚫고 계속 앞으로 가니, 저 앞, 머리 위 나뭇가지에 잔뜩 매달린 산악회 리본이다. 정상이다. 정상이 아니라도 낙동정맥에서 중요한 이정표다!
12시 36분 예상대로 면산 정상에 도착했다. 정상 또한 꽤 넓은 평지로 정상석과 봉우리 소개, 이정표 등이 있다. 먼저 정상석을 기록으로 남긴 후 점심을 같이 먹기 위해 친구가 오기를 기다리는 동안, 비바람에 시달려 군데군데 지워진 와중에 햇살까지 방해하는 글을 읽어봤다.
낙동정맥 면산[免山](두리봉)
해발 1245, 2m
삼척시 상사미리에서 이곳을 바라보면 멀리 보인다 하여 먼산이라 하다가 이후 말이 변해 "면산"이라는 "설(說)"이 있고, 또한 옛날 난리 때 이산으로 피신하여 화를 "면(免)"했다고 해서 "면산"이라는 설도 있다. 면산의 주봉인 이곳은 두리봉이며 생긴 모양이 두루뭉술하게 생겨서 붙여졌다.
이란다! 이후 이정표를 기록으로 남기며 유심히 살펴봤다. ‘삼방산 삼거리’로 우회전은 휴양림, 표시는 없으나 분위기상 직전은 삼방산이다. 그런데, 선두가 바닥에 깐 방향 지시는 직진이다. 이런 것들을 관찰하며 시간을 보내다가, 혹시나 하고 왔던 길을 되돌아가 보기도 했으나, 감감무소식이다. 통신 불통 지역이라 전화할 수도 없다. 5분이 넘게 기다려도 안 오는 거로 봐서는 길목에서 인솔 대장을 만나 주저앉은 듯했다. 사실 이런 때를 대비해 버스에서 내리기 전 내가 준비한 연서시장표 김밥을 친구에게 줬다. 추측이 맞다면 더 기다려봐야 의미가 없어 막 도착한 일행에게 부탁해 인증을 남긴 후 배낭에서 김밥을 꺼내 손에 들고, 정상을 떠났다.
이정표를 지나는 순간 고민이 생겼다. 이정표에 의하면 우리가 가야 할 휴양림은 우회전이나, 직진 방향에는 어떠한 표시도 없지만, ‘삼방산 삼거리’니 당연히 삼방산이다. 문제는 선두가 바닥에 깐 방향 지시는 길이 아주 좋은 직진이다. 이성은 휴양림 방향으로 우회전하라고 하나, 감성이 지시하는 대로, 김밥을 먹으며 선두를 따라 직진했다. 그리고 조금 내려가자, 선두가 바로 앞에 있다. 분위기로 봐서 정상 조금 아래에서 지금까지 점심을 먹은 듯했다. 그런데 앞서가던 선두가 갑자기 멈추더니, 우왕좌왕한다. 그리고 직진 방향에는 뭔지는 모르겠지만 건물처럼 보이는 게 있다. 여차하면 정상으로 돌아가기 위해 멈춰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는데, 우회전한다. 하지만 바로 우회전하지 않고, 위에서 지켜본 대로 그들의 발자취를 따라 직진해 내려갔다. 사실 앞에 건물처럼 보이는 게 뭔지 궁금했다. 중장비까지 동원해 갑판 공사 중이다. 그리고 바닥에는 선두가 오른쪽으로 방향 지시를 깔았다. 이거 느낌이 싸한 게 나중에 쟁점이 될 거 같았다.
건물이 아니라, 갑판 공사 중장비와 자재라는 것과 우회전하라는 바닥에 깔린 방향 지시를 확인하고, 선두를 따라가면서 앱의 지도를 봤다. 예상이 맞다. 삼방산 방향으로 가다가 방향을 틀었다. 소위 얘기하는 알바했다. 정상에서 방향 지시를 따라 내려와 바닥에 깔린 우회전 방향 지시를 못 보고 길이 좋은 삼방산 방향으로 계속 직진하는 등산객이 없기를 빌 뿐이다. 그런데 뒤를 따라가며 보니, 계속 선두가 우왕좌왕이라, 지켜보고 있을 수만 없어, 내가 선두에 섰다. 다들 온라인 지도를 사용하는 앱이라 통신 불통 지역에서 앱은 무용지물이라, 우왕좌왕하는 거다. 수시로 지도를 확인하며 선두에서 전진해 12시 56분 낙동정맥에 다시 들어섰다. 여기서야 길을 잃을 염려가 없지만, 환경은 석개재에서 면산에 이르는 구간과 같아 보이는 게 없으니 그저 앞만 보고 가니, 당연히 속도가 빨랐지만, 기온은 높으나, 울창한 숲이 만드는 그늘과 강한 바람 덕에 큰 더위를 느끼지 않았다. 그럼에도 갈증은 심하게 나, 수시로 물을 마시고 가져간 오이도 꺼내 먹으며 갔다.
정맥을 따라 북진해 기복을 몇 개 지나자, 경사가 심해 직진하지 못하고 갈지를 쓰는 급경사 내리막이다. 분위기로 봐서 구랄산이 멀지 않다. 조심조심, 상황에 따라서는 뛰어서 경사를 내려가자, 울창한 숲 사이로 봉우리가 보인다. 그런데, 숲에 가려 잘 보이지는 않으나, 한국 지형을 동고서저형이라 하는데, 이 구간이 정확히 그랬다. 동쪽인 오른쪽은 급경사를 넘은 절벽이고, 서쪽인 왼쪽은 그나마 완만했다. 동쪽에 비해 완만하다는 거지, 다른 지역이라면 깔딱이라 부를 경사다. 인솔 대장이 면산에서 구랄산까지 네 개의 기복이 있다고 했는데, 그보다 좀 많은 듯했다. 몇 개의 기복을 지나자, 앞에 봉우리가 가로막고 있고 그 뒤에 또 봉우리가 있다. 감정적으로야 앞이 구랄산이길 바라지만, 이성은 뒤가 구랄산이라 얘기한다. 어쨌든 앞에 있는 봉우리를 향해 가쁜 숨을 몰아쉬며 올라갔다. 하지만 무명봉이다.
그나마 다행은 울창한 숲 사이로 구랄산이라 생각되는 봉우리가 보이고, 그사이에 다른 봉우리는 안 보인다는 거다. 숲이 너무 울창해 보이지 않는 걸 수도 있지만! 이럴 때 필요한 게 지도라, 핸드폰을 꺼내 확인했다. 등고선으로 보면 현 무명봉 정상과 구랄산 사이에 또 다른 봉우리는 없다. 다만 구랄산까지 올려야 할 고도가 만만치 않아 보이는 게 걱정이다. 이번 산행 최대의 고비가 될 듯하다. 무명봉을 떠나, 고개로 내려가 구랄산을 향해 가자, 다시 땅에 나무를 박은 계단이다. 현재는 아니지만, 과거에는 지자체든 산림청이든 등산로에 꽤 신경을 쓴 듯했다. 예상대로 이번 산행 최고의 깔딱을 동영상을 촬영하며 올라, 1시 42분경 정상에 도착했다. 이 산 또한 해발 1,071.6m로 천고지다! 고로 이번 산행에서 면산, 구랄산의 두 천고지에 올랐다. 역시 정상에는 면산과 같이 정상석과 산 소개가 있는데, 명칭의 유래에 관한 거다. 그리고 정상 조금 아래에는 높다란 송신 철탑이 서 있다. 먼저 정상석을 기록으로 남기고, 각자 인증을 남긴 후, 선두 조 남성의 단체 사진도 찍었다.
다음은 토산령으로 하산이다. 다만, 한국 산이 다 그렇듯 쉽지 않은 기복이 도사리고 있을 거다. 해서 일단 차가운 보리차로 목을 축인 후 토산령으로 본격적인 산행을 시작했다. 물론 토산령까지의 남은 거리와 기복을 보기 위해 가끔 앱을 확인했으나, 통신 불통 지역이라 네이버 지도는 무용지물이고, 산경표에 의지해 가야 했는데, 그것도 낙동정맥을 굵게 표현하는 바람에 세밀한 등고선을 확인할 수 없어 아쉬웠다. 어쨌든 해발 1.071m의 구랄산에서 고개로 내려가는 거라, 전형적인 동고서저의 지형을 감상하며 고개에 도착해 토산령이 아닐지 확인했으나, 이제 고작 반 정도 왔을 뿐이다. 그리고 2시 3분 고개에 도착하자, 땅에 나무를 박은 계단이다. 말인즉 다시 올라가야 한다는 거다. 거리상 저 봉우리를 넘어 내려가면 토산령인 건 알겠는데, 얼마나 올라가야 하는지는 숲에 가려 안 보여, 높지 않기를 속으로 빌 뿐이다.
허기와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남은 오이 한쪽을 먹으며 계단을 올라 정상에 도착하니, 이정표다. 혹시 갈림길인가 해서 주변을 둘러봤으나, 갈림길은 아니다. 그런데, 왜 여기다 이정표를 세웠을까? 무언가 중요한 지점이라는 건데, 다시 주변을 아무리 찾아봐도 눈에 띄는 건 없다. 어쨌든 그 이정표에 의하면 토산령까지 남은 거리는 0.4km, 즉 400m로 여기서 내려가면 토산령이라는 거다. 백병산까지는 6.7km! 2시 6분 이정표가 있는 정상을 떠나, 고개를 향해 내려가, 2시 13분 토산령에 도착했다. 쉼터 고개인 토산령에는 선두가 면산이나 구랄산처럼 정상석, 이정표, 소개 글을 배경으로 인증을 찍고 있다. 그 글에는 토산령의 유래에 관해
낙동정맥 토산령[兎山嶺]
해발 950mm
이곳은 신리재로 이어지는 도로가 나기 전에 삼척시 풍곡리 주민들이 태백시 철암으로 넘나들던 주요 산길이었다. 지금은 사람이 다니지 않는 작은 오솔길이 되었으나 옛날에는 큰길이었다. 당시 이곳에 유난히 토끼들이 많았다고 해서 "토산령"이라 불렸다.
라고 알려준다. 그런데, 토산령의 높이가 950mm에 불과한가?
마지막으로 앱의 지도로 현 위치를 확인하고, 좌회전해 휴양림을 향해 내려가는데, 길이 지금까지 낙동정맥과는 달리, 방해물이 많아 진행이 쉽지 않다. 와중에 그 길조차 중간에 없어지거나, 다른 곳으로 향한다. 낙동정맥 종주꾼 대부분은 수도권 기준 무박으로 통리재에서 시작해 석개재에서 끝내거나, 아니면 그 반대로 진행하니 중간에서 내려가는 일이 없다. 그렇다고 등산객이 찾는 산도 아니라, 접속 구간 토산령의 길 상태는 그야말로 최악이라, 주의하지 않으면 길을 잃기 딱 좋다. 중간에 알바를 할 뻔한 몇 번의 고비를 넘기고 그럴 때마다 후미를 위해 방향 지시를 바닥에 깔며 길을 찾아 내려가, 2시 22분 휴양림 임도가 보이는 곳에 도착하고, 2시 23분 임도에 도착하는 거로 사실상 산행은 끝났다. 그런데, 울창한 숲에서 벗어나, 임도에 들어서자, 그동안 숲이 막아주던 뜨거운 햇살이 그대로 머리로 내려꽂혀 견디기가 힘들 정도였다. 해서 가능하면 임도 양옆 그늘로 휴양림 입구로 내려가며 친구와 연락하기 위해 수시로 통신 상태를 확인했으나, 휴양림조차 불통이다.
아무리 강한 바람과 그늘이 더위를 막아줬다고 하나, 높은 기온 속 힘든 산행이라, 온몸은 땀으로 흠뻑 젖은 상태라, 어디선가 땀을 씻어야 했다. 물론 휴양림에는 훌륭한 계곡이 있을 거니, 거기서 씻기로 하고, 임도 양옆을 주시하며 가, 2시 42분경 깨끗한 소를 발견하고 계곡으로 내려가, 다들 적당한 장소를 차지하고 낙동정맥에서 흘린 땀을 정맥에서 내려온 계곡으로 돌려보냈다. 물론 옷도 깨끗이 빨아 입고, 2시 52분경 계곡에서 임도로 다시 올라와 개운한 기분으로 입구를 향해 가는데, 생각보다 먼 거리를 유유자적 내려가, 3시 18분 휴양림 정문 밖 매표소 옆에 주차한 산악회 버스가 있는 곳에 도착하는 거로 산행을 마감했다. 공식 마감인 5시 40분보다 2시간 22분이 빠르다!
3
휴양림 매표소 옆에 대기 중인 버스에 올라, 등산화와 양말을 벗고, 슬리퍼로 갈아 신었다. 그리고 화장실로 가 다시 머리를 감고 세수한 다음 발도 씻었다. 그사이 산행 대장이자 주당 대장이 버스 기사와 몇 마디 얘기하더니, 식당 차가 아니라 버스로, 식당으로 가기로 했다. 기사 또한 아직 점심 전이라, 타이밍이 잘 맞았다. 해서 뒤에 처진 두 명이 도착하기를 기다려, 3시 35분경 버스를 타고, 식당으로 향했다. 택시는 거리가 너무 짧아 거절, 식당 차는 승용이라 다섯이 타기에는 문제가 있어 두 번 왕복해야 하나, 고민했는데, 버스로 이동하는 거로 문제를 해결했다. 덕분에 버스 기사가 우리의 위치를 알고 있으니, 하산주를 마신 후 휴양림으로 돌아가지 않고, 식당에서 서울로 올라가는 버스를 타면 된다.
3시 40분경 식당에 도착하자, 시원한 방에 자리가 세팅 되어 있고, 식탁에는 주꾸미 불판 구이가 익고 있다. 다들 그 양에 놀라 처음 입을 다물지 못했고, 식탁에 깔린 밑반찬에 두 번째 입을 다물지 못했다. 그중 가장 인기가 좋았던 건, 백김치라 불러야 할지, 동치미라 불러야 할지 애매한 어쨌든 동치미로, 그 시원함에 모두 정신없이 먹은 후, 주인장에게 다시 요청했다. 이후 먼저 소맥으로 무사 산행을 축하한 후 주꾸미 불판 구이를 안주로 각자 좋아하는 술을 마셨다. 와중에 친구가 휴양림에 도착할 즈음에 괜찮은지 전화했다가 깜짝 놀랐다. 심장이 아파, 인솔 대장에게 부탁해 구급차를 불러 병원으로 가는 중이란다. 이게 뭔 소리야! 지금 병원에 따라갈 상황은 아니고, 별일 아니기를 빌 뿐이다. 와중에 일행 중 한 명이 길을 잃어 그를 기다리느라 마감을 20분 넘겼으나, 어쩔 수 없이, 홀로 귀가하기로 하고 버스는 6시가 넘어 휴양림을 떠났다.
6시 6분경 식당 앞에 도착한 버스를 타고 서울로 향해, 7시 49분 치악 휴게소에서 10분간 휴식했다. 그리고 휴게소를 떠난 버스는 9시 50분이 조금 넘어 양재역에 도착해, 거기서 열차를 타고 집으로 향해 10시쯤 도착하는 거로 파란만장했던 천고지 면산 산행을 마감했다.
오지 전문 안내산악회 산행 계획에 따라 '석개재 → 낙엽송 군락지 → 암봉 → 면산 → 구랄산 → 느진목 → 토산령 → 덕거리봉 갈림길 → 태백고원자연휴양림 매표소'의 15.36km(산길샘) 구간을 4시간 35분 동안 달렸다. 이동 4시간 8분 휴식, 27분!
폭염특보가 발효 중이었으나, 울창한 숲이 만드는 그늘과 4~5m/s에 이르는 강한 바람 덕에 인솔 대장이 걱정한 더위 때문에 사고가 나는 일은 없었으나, 친구가 심장이 아파 구급차를 불러야 했고, 한 명의 등산객은 길을 잃어 혼자 서울로 향하는 파란만장한 산행이었다.
천고지 면산에 오르기 위해 무박 낙동정맥 산행을 주저했던 이유 중 하나가 진행 방향에 따라 다르기는 하나, 면산을 통과하는 시점이 새벽 시간이라 주변을 조망할 수 없다는 것도 있었다. 하지만, 시간이야 어떻든 울창한 숲에 가려 암봉 정상을 빼고는 전망대가 없어 뭘 조망할 수 있는 구간이 아니었다. 고로 조망 걱정은 애당초 무의미했다.
계속 새로운 천고지가 등록돼, 현재는 191개로 늘었고, 그중 이번 산행으로 184개에 올랐고, 남은 건 7개다. 해마다 올해에는 끝내야지 하지만, 새로운 천고지가 계속 등록되고, 그동안 오르지 못한 천고지는 산행 기회를 만드는 게 쉽지 않기 때문인데, 그건 해가 바뀐다고 변하는 게 아니라 여전히 기회를 엿보는 중이다. 그나마 다행은 목요방이 오지 전문이라, 남은 7개 중 노목산과 봉복산, 삼척 응봉산, 육백산은 올해 안에 오르기로 계획을 잡았다는 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