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편 95편 1~11절]
1 이는 모세가 요단 저쪽 숩 맞은편의 아라바 광야 곧 바란과 도벨과 라반과 하세롯과 디사합 사이에서 이스라엘 무리에게 선포한 말씀이니라 2 호렙 산에서 세일 산을 지나 가데스 바네아까지 열 하룻길이었더라 3 마흔째 해 열한째 달 그 달 첫째 날에 모세가 이스라엘 자손에게 여호와께서 그들을 위하여 자기에게 주신 명령을 다 알렸으니 4그 때는 모세가 헤스본에 거주하는 아모리 왕 시혼을 쳐죽이고 에드레이에서 아스다롯에 거주하는 바산 왕 옥을 쳐죽인 후라 5모세가 요단 저쪽 모압 땅에서 이 율법을 설명하기 시작하였더라 일렀으되 6 우리 하나님 여호와께서 호렙 산에서 우리에게 말씀하여 이르시기를 너희가 이 산에 거주한 지 오래니 7 방향을 돌려 행진하여 아모리 족속의 산지로 가고 그 근방 곳곳으로 가고 아라바와 산지와 평지와 네겝과 해변과 가나안 족속의 땅과 레바논과 큰 강 유브라데까지 가라 8 내가 너희의 조상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에게 맹세하여 그들과 그들의 후손에게 주리라 한 땅이 너희 앞에 있으니 들어가서 그 땅을 차지할지니라 9 그 때에 내가 너희에게 말하여 이르기를 나는 홀로 너희의 짐을 질 수 없도다 10 너희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너희를 번성하게 하셨으므로 너희가 오늘날 하늘의 별 같이 많거니와 11 너희 조상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너희를 현재보다 천 배나 많게 하시며 너희에게 허락하신 것과 같이 너희에게 복 주시기를 원하노라 12 그런즉 나 홀로 어찌 능히 너희의 괴로운 일과 너희의 힘겨운 일과 너희의 다투는 일을 담당할 수 있으랴 13 너희의 각 지파에서 지혜와 지식이 있는 인정 받는 자들을 택하라 내가 그들을 세워 너희 수령을 삼으리라 한즉 14 너희가 내게 대답하여 이르기를 당신의 말씀대로 하는 것이 좋다 하기에 15 내가 너희 지파의 수령으로 지혜가 있고 인정 받는 자들을 취하여 너희의 수령을 삼되 곧 각 지파를 따라 천부장과 백부장과 오십부장과 십부장과 조장을 삼고 16 내가 그 때에 너희의 재판장들에게 명하여 이르기를 너희가 너희의 형제 중에서 송사를 들을 때에 쌍방간에 공정히 판결할 것이며 그들 중에 있는 타국인에게도 그리 할 것이라 17 재판은 하나님께 속한 것인즉 너희는 재판할 때에 외모를 보지 말고 귀천을 차별 없이 듣고 사람의 낯을 두려워하지 말 것이며 스스로 결단하기 어려운 일이 있거든 내게로 돌리라 내가 들으리라 하였고 18 내가 너희의 행할 모든 일을 그 때에 너희에게 다 명령하였느니라
[설교] 오늘부터 신명기를 묵상합니다. 신명기는 모세오경 중 마지막 다섯 번째 책입니다. 신명기는 창세기부터 민수기까지, 앞선 네 권의 책들을 모두 정리한 책입니다. 그만큼 신명기는 구약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합니다. 신명기는 모세가 광야생활 40년을 마치며, 모압 땅에서 했던 설교입니다. 그래서 종종 신명기를 일컬어 ‘모세의 고별설교’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모세가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남긴 마지막 설교인 것입니다. 그리고 이 ‘설교’의 특징은 흔히 말하는 ‘율법’으로 이해될 수 있습니다. 구약에서 말하는 율법이 무엇인지, 가장 잘 정리한 책이 바로 신명기인 것입니다. 물론 신명기는 결코 딱딱한 법조문이 아닙니다. 율법이라고 하면 대개 사람들은 딱딱한 법조문을 떠올립니다. 그러나 신명기를 보십시오.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오히려 신명기를 가장 잘 나타내는 말은 율법보다는 ‘언약’입니다. 하나님께서 자기 백성들을 단지 법으로만 다스리시는 게 아니라, 오히려 더 ‘인격적’으로 다스리시는 것입니다. 이때 인격적이라는 말이 바로 언약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언약을 주셔서, 그 언약을 통하여 우리를 다스리신다/교제하신다!’ 이것이 바로 신명기에 담긴 설교의 특징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바로 이러한 점들을 생각하며, 오늘 말씀을 묵상해야 합니다. 오늘 본문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뉩니다. 신명기의 첫 시작인 만큼, 1~8절까지는 서문에 해당합니다. 이어진 9~18절까지는 모세가 자신과 함께 사역할 재판장들을 세우는 장면입니다. 하나씩 살펴봅시다. 첫째로, 1~8절까지 서문입니다. 신명기는 앞서도 말씀드렸듯이 모세의 설교입니다. 때문에 1절에서는 이렇게 말씀합니다. “이는 모세가 요단 저쪽 숩 맞은편의 아라바 광야에서 이스라엘 무리에게 선포한 말씀이니라.” 여기서 ‘선포한 말씀’이란 표현이 바로 흔히 말하는 ‘설교’라는 뜻입니다. 모세가 요단 저쪽 숩 맞은편의 아라바 광야에서 이스라엘 무리에게 설교했다는 것입니다. 이때 이 설교는 언제 전해졌을까요? 3절입니다. “마흔째 해 열한째 달 그 달 첫째 날에 모세가 이스라엘 자손에게 여호와께서 그들을 위하여 자기에게 주신 명령을 다 알렸으니.” 이 말씀과 같이 지금 시점은 언제입니까? 모세와 이스라엘 백성들이 광야생활을 한지, 어느덧 40년째입니다. 사실상 이제 이 길고도 긴 광야생활을 끝마치며 마지막 고별 설교를 한 것입니다. 그리고 이때 이 설교의 첫 서두는 다시금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에게 주신 약속을 상기시킴으로써 시작합니다. 본문 6~8절까지 내용입니다. 여기서 모세는 가장 먼저 운을 떼며, 약속을 상기시킵니다. 8절, “내가 너희의 조상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에게 맹세하여 그들과 그들의 후손에게 주리라 한 땅이 너희 앞에 있으니 들어가서 그 땅을 차지할지니라.” 이 말씀과 같이 모세의 설교는 단순히 마침표를 찍는데 있지 않습니다. ‘그동안 고생했다! 이제 그만하자!’ 이렇게 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광야생활 이후 그 너머로 향해가는 것입니다. 그래서 모세가 이 설교의 서두에서 또한 한 가지 더 말씀하는 게 있습니다. 그것이 무엇이냐 했을 때, 바로 사람을 세우는 것입니다. 자신과 함께 백성들 사이에서 재판을 감당할 재판장들을 세우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본문의 두 번째 부분입니다. 본문 9~18절까지 내용이지요. 보통의 경우 ‘고별 설교’라고 하면 어떻습니까? 사람을 세우기보다는 오히려 사람을 기립니다. 새로운 사람을 세워 새로운 사람을 키우기보다, 이전 시대를 풍미했던 옛 사람을 기리는 것입니다. 그러나 신명기는 어떻습니까? 모세가 나와서 자신을 기리거나 혹은 자신과 함께 했던 옛 동료들을 기리거나?! 이런 게 없습니다. 오히려 무엇을 합니까? 앞으로도 계속 백성들 가운데서 재판을 감당할 새로운 재판장들에 관하여 말씀합니다. 지금껏 광야에서 40년 동안 해오던 대로가 아니라, 앞으로 이제 가나안 땅에 들어가서 어떻게 할 것이냐를 말씀하는 것입니다. 과거를 돌이켜보며 과거에만 머무는 게 아니라, 과거를 돌이켜보며 앞으로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모세의 ‘고별 설교’의 특징입니다. 자꾸만 과거에 머물러 있지 말고, 하나님께서 약속하신 그 길로 향해 나아가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러한 발걸음을 위해 꼭 필요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들이 누구냐 했을 때, 바로 재판장들입니다. 재판장은 말 그대로 백성들을 법으로 다스리는 사람입니다. 특별히 여기서 법이란 주로 백성들의 실제적인 삶을 다스리는 법입니다. 요즘으로 치면 민법, 상법, 형법, 민사소송법 등을 가리킵니다. 우리는 보통 구약의 율법이라고 하면 주로 제의법을 떠올립니다. 하나님께 제사를 드릴 때 어떻게 해야 하느냐? 이런 법들만 생각합니다. 그러나 신명기는 어떻습니까? 제의법뿐 아니라 실제로 백성들의 삶에 꼭 필요한 법들이 담겨 있습니다. ‘백성들 사이에 다툼이 일어났을 때 어떻게 해야 할까?’ ‘백성들 사이에 사고가 발생했을 때 어떻게 해야 할까?’ 등. 우리 일상에 꼭 필요한 법들이 담겨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러한 법들이 온전히 하나님의 공의를 따라 다스려지기 위해서는 반드시 의로운 재판장들이 필요합니다. 앞으로 가나안 땅에 들어가서도, 계속해서 우리 삶에는 여러 일들이 일어날 것입니다. 이때 이 일들을 어떻게 해결해야 하느냐?! 바로 의로운 재판장들이 나타나서, 이 일들을 해결해주는 것입니다. 따라서 성도 여러분, 우리는 오늘 말씀을 통해 신명기가 얼마나 진취적이고 또한 능동적인 말씀인지를 잘 생각해보십시오. 모세는 자신의 사역을 끝마칠 때쯤, 이 설교를 통하여 이제 자신을 기리는 게 아니라, 오히려 더 나은 세계, 더 나은 소망을 향하여 나아가게끔 하였습니다. 그러니 우리는 이 사실을 기억하며, 우리 역시 늘 언제나 삶에서 믿음의 진취성을 잃지 말아야겠습니다. 특별히 오늘은 올 한해의 첫 시작입니다. 올 한해를 시작하며 무엇보다 이 말씀이 우리의 가슴에 깊이 새겨지길 바랍니다. 그래서 올 한해도 각자가 무엇을 하든지, 언제나 우리 주님의 약속을 기억하며, 끝까지 믿음의 경주를 달려가길 바랍니다. 이러한 은혜가 오늘 하루 우리 모두의 삶 가운데 충만하길 바랍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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