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병매 (480)
제13장 투옥 14회
“세상에 비밀이 있나요. 벌써 옆방의 월미가 눈치를 챘을지도 모르는데요”
“월미 걱정은 말라구. 그 애는 내 먼 조카뻘이 되고, 또 내가 제 은인이기 때문에 절대로 나한테 해가 돌아올 일은 안한다구. 설사 우리 관계를 알게 된다 하더라도 남한테 발설하지는 않는다니까”
“은인이라니, 무슨 일이 있었나요?”
“팔려가는 것을 내가 거두어서 지금까지 데리고 있으니 은인이지 뭐야. 그런 얘기는 그만하고 김새니까...
자, 어서 날 좀 어떻게 해달라니까”
“마님, 좌우간 나중에 일이 탄로가 나서 마님에게 무슨 화가 미쳐도 난 모릅니다. 날 원망하시지 말아요”
“원망은 무슨 원망, 내가 좋아서 저지른 일인데... 재미없게 그런 나중 일은 지금 생각하는 게 아니라구. 당장은 그저 둘이서 실컷 사랑만 하면 된단 말이야”
“알았어요”
그제야 내왕이는 도리가 없다는 듯이 마음을 굳힌다.
그러나 어찌된 영문인지 그는 자기를 안고 있는 손설아를 몸에서 떼 낸다. 손설아는 그가 하는 대로 가만히 지켜본다. 내왕이는 그만 침상에 가서 옷을 입은 채 그대로 벌렁 드러누워 버린다. 자, 하고 싶은 대로 마음껏 하라는 자세다. 말하자면 어디까지나 수동적인 셈이다.
“히히히...”
손설아는 요염하게 웃으며 침상으로 바싹 다가간다. 이미 내왕이는 욕망이 고개를 쳐들어 옷을 불룩하게 밀어올리고 있다. 그 아랫도리를 손설아는 벗겨낸다. 더위가 다가오고 있는 철이라, 내의는 짧은 잠방이 하나뿐이다. 그것도 홀랑 걷어내 버린다.
창문으로 달빛이 은은히 비쳐들고 있어서 침실 안은 알맞은 박명(薄明)으로 분위기가 그만이다.
그녀는 달빛에 젖어있는 그의 하체에 얼굴을 가져가 애무하기 시작한다. 그러나 입술로가 아니라 코로다. 그녀는 냄새를 좋아하는 듯 코로 여기저기를 애무해 댄다.
내왕이는 이거 별난 여자도 다 있구나 싶으며 지그시 눈을 감고 하는 대로 내맡기고 있다. 간질간질하다.
잠시 후 그녀는 그의 윗도리까지 벗겨 버린다. 그리고 상체도 코로 좀 애무하고 나서, 이번에는 자기의 위아래 옷을 모조리 벗는다. 달빛이 비스듬히 그녀의 풍만한 가슴께를 비춘다.
그녀는 후닥닥 침상으로 오른다. 그리고 그의 알몸위에 무너지며 입술로 입술을 덮친다.
그제야 내왕이도 누운 채 그대로 그녀를 불끈 끌어안으며 입술을 받아들인다.
한참 감미롭고 뜨거운 입맞춤이 계속된 다음, 별안간 내왕이는 몸 위의 그녀를 옆으로 밀어 내려서 뒤집어 눕히고 이번에는 자기가 그녀의 미끈한 알몸을 애무하기 시작한다.
金甁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