를 보면 늘
이제 이 세상 사람이 아닌
울 언니 생각이 난다.
나이가 같은 것도 있지만
성격도 참 비슷한 면이 많이 있다.
마루에 붉게 대롱거리는 백열등 아래서
둥근 밥상 위에서 열심히 공부하던 그녀의 기억이
어린 내 기억속에서 아직도 생생하다
아버지 빚보증으로 가세가 기울고
아들 위주로 공부시켰던 엄마는
중학교 진학을 못하게 했다.
담임 선생님의 집요한 설득으로
엄마는 떨어지면 끝이라는 조건으로 한걸음 물러서셨다.
합격자 발표날
다락에 놓여진 큼지막한 라디오를
고개를 푹 숙이고 기도하듯 듣고 있던 언니...
자신이 번호를 듣고서도
고개를 들지 않던 그녀..
어린 내 마음에 무언가 모를 슬픔이 일었었다.
자주색 골덴 상의에 검정 주름치마, 그리고 베레모..
새 교복이라면 참 예쁜 교복이었을텐데
3년이나 입어서 색이 바랠대로 바랜
자주색 골덴은 차라리 칙칙한 분홍이 되어있었다.
그 교복을 입학식날 입으라니
얼마나 싫고 친구들 보기 부끄러웠을까!
수향언냐의 글을 읽으니
나도 40년의 타임머신을 탄 듯
오늘따라 먼저 간 그녀의 생각이
간절해 진다.
카페 게시글
시끌벅적 주막
Re: 수향언니
풀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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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7.10 13:17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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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그렇구나, 누군가를 통해 나를 들여다 보는 일, 가슴이 아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