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대통령이 건드리지 말아야 할 것을 거론” 김의겸…“경솔 발언 질책하고 싶다”
2023. 6. 12.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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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의겸 더불어민주당 의원 “대통령께서 그런 경솔한 발언을 먼저 했나 질책하고 싶다”
김의겸 더불어민주당 의원. 연합뉴스
한국 정부의 대미(對美) 밀착 기조를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 싱하이밍 주한중국대사의 ‘베팅’ 발언 등으로 인한 한중관계 경색의 근본 원인이 ‘대만 문제’를 거론한 윤석열 대통령에게 있다는 취지로 김의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2일 주장했다.
김 의원은 이날 오전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애초 이 문제 발단은 윤석열 대통령이 굉장히 건드리지 말아야 될 문제를 거론한 데서부터 비롯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양국 관계가 악화되고 통제되지 않는 데 대해 대단히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우리나라와 중국이 서로 현명하게 자제력을 발휘해 현명한 길을 선택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 의원의 이같은 주장은 지난 4월 로이터통신 인터뷰에서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갈등과 이를 둘러싼 국제사회 긴장에 대해 윤 대통령이 내놓았던 발언과 맞닿아 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4월말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로이터통신이 같은달 중순 공개했던 인터뷰에서 양안 갈등 등에 관해 “이런 긴장은 힘으로 현상을 바꾸려는 시도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며 “우리는 국제사회와 함께 힘에 의한 현상변경에 절대 반대한다는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대만 문제는 단순히 중국과 대만간 문제가 아니라 북한 문제처럼 역내를 넘어선 전세계적인 문제라고 볼 수밖에 없다”던 윤 대통령 인터뷰에는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 가능성을 시사한 내용 등도 포함됐었다.
무력에 의한 대만해협 현상변경에 반대한다는 윤 대통령 발언에 중국 외교장관은 “대만 문제에서 불장난하는 자는 반드시 스스로 불에 타 죽을 것”이라는 강경 메시지를 냈고, 이재명 민주당 대표도 “윤석열 정권 출범 후 한중관계가 악화일로인 상황에서 대만 문제를 직설적으로 거론하는 것은 양국 관계의 악화에 기름을 붓는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국민의힘은 윤 대통령의 ‘힘에 의한 대만해협 현상변경 반대’ 발언을 비판한 민주당과 이 대표를 향해 “중국 심기경호가 우선인가”라며 역공을 펼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을 향한 중국 정부의 파상공세 속, 중국과의 뜨거운 현안인 대만 문제에 대해 과거 문구를 답습하되 중국을 특정하지 않는 방식으로 ‘현상변경 강력 반대’를 천명하는 것으로 한미정상회담은 마무리됐다.
중국의 대만 무력 통일 시도를 강하게 견제하는 내용을 담되, 중국의 반발 여지는 줄이는 형식을 택했다는 해석이 일부에서 나왔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가 지난 8일 서울 성북구 중국대사관저에서 싱하이밍 주한중국대사를 만나고 있다. 연합뉴스
이러한 점들을 종합한 듯 김 의원은 “우리 국민은 대만 문제에 대해서 그렇게 깊게 이게 얼마나 예민하고 위험한 문제인지를 피부로 절감하고 있지는 못한다”며 “하지만 중국 입장에서는 이 대만 문제는 자신들이 포기할 수 없는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이어진 ‘윤석열 정부가 대만문제를 건드렸기 때문에 싱하이밍 대사가 거칠게 말하는 게 어느 정도 용인되는 측면이 있다는 것인가’라는 취지 진행자 질문에는 “중국이 잘했다고 두둔하고 싶지는 않다”면서도, “왜 그렇게 위험이 되고 우리 국익에 저해가 되는 일을 한 나라와 국민 안전을 책임지는 대통령께서 그런 경솔한 발언을 먼저 했느냐고 질책하고 싶다”고 말했다.
싱하이밍 대사의 발언을 듣고 있던 이 대표가 ‘굴종 외교’ 했다는 비판에는 “초청 받아 이야기를 들으러 간 것 아니겠나”라며 “일단 충분히 이야기를 듣고 중국 정부가 어떤 입장인지 얘기를 듣고 나와서 거기에 대해 의사소통하는 역할을 해야 하는 것”이라는 말과 함께 도리어 자리를 이 대표가 자리를 박차고 나오는 건 더욱 적절하지 않다고 반응했다.
싱하이밍 대사의 발언이 옳다고 볼 수 없지만 그보다는 윤 대통령에게 근본적 원인이 있다는 의미로 해석돼 김 의원 이날 주장은 여야 갈등의 또 다른 불씨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싱하이밍 대사는 지난 8일 서울 성북구 중국대사관저에서 이 대표를 만나 한중관계에 관해 ‘잘 되지 않을 이유’가 하나도 없다면서, “중국 정부는 항상 한국과의 관계를 매우 중시하고 있다. 한중관계를 발전시키려 하고 있고 이를 위해 굉장히 심혈을 기울였다”고 부각했다.
싱하이밍 대사는 어려움에 부딪힌 현재의 한중관계에 가슴 아프다면서도, “솔직히 그 책임은 중국에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리고는 “중국이 한국의 핵심 관심 사항을 존중하는 동시에 한국도 중국의 핵심 관심 사항을 존중해주면 고맙겠다”며 “대만 문제는 중국 핵심 이익 중의 핵심이고 한중관계의 기초이기도 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