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전 달리기라고는 학교체력장 말고는 해본적도 없는 제가,
얼마전 중앙일보 국제마라톤에 10km를 신청해버렸습니다..
신청해놓고서도 사실 완주할 자신은 없었죠..
마라톤이란것은 그저 나와는 상관없는 별세계의 얘기라고만 생각했으니까..
연습을 시작한지는 한달하고 반 정도..
첨엔 그저 다이어트를 위해 연습을 시작했습니다..
여자에다, 남들보다 무게도 많이 나가고, 운동신경도 둔하고, 고등학교 졸업이후 운동이라곤 해본적도 없이 맨날 술에 기름기가득한 음식에 집에서 뒹굴거리기만 했던 터라 역시나 힘들었습니다..
처음엔 1km도 못뛰었죠.. 한 800미터 정도를 숨을 헐떡거리며 겨우 뛰었습니다..
그치만 그뒤로 꾸준히 조금씩 늘면서 3km를 뛸수 있게 되었지만 더이상 늘진 않더군요..
그러다 011에서 주최하는 해피런닝마라톤에 참가해서 걷다 뛰다 거의 탈진상태로 달려서 8km를 1시간 10분만에 완주하게 되었습니다..
너무 감동적인 순간이였죠..
잘 뛰는 사람들한테야 우습겠지만, 저로서는 정말 엄청난걸 이루는 순간이였답니다..
그날을 계기로 이젠 다이어트를 위해 달리는게 아니라, 정말 달리고 싶어서 달리게되는 상태에 이르렀죠..
그치만 그때 이후로 술자리도 자꾸 생기고 연습을 못하다 보니, 실력이 다시 줄어드는듯했습니다..
이틀전 직장내 달리기모임에서 올림픽공원을 뛰었을때도 5.6km밖에 뛰질 못했죠.. 그것도 겨우겨우..
자꾸 10km완주 목표가 멀어져가는것 같아 넘 안타까웠습니다..
그러나 오늘..
그냥 아무생각없이 늘 하던대로 달리기연습을 시작했습니다.
오늘따라 몸도 가볍고, 발도 가볍고 왠지 기분이 좋더군요..
도중에 걷지않고 5km달리기에 도전하자는 마음으로 달리기를 시작했는데,
왠일인지 하나도 힘들지 않았습니다..
5km를 달리고 났는데도 여전히 달릴수 있을것 같은 기분에 계속 달렸죠..
아무생각없이 석촌호수를 계속 뛰었습니다..
3바퀴(7.5km)를 지나면서 이대로 10km를 완주해보자는 맘이 생겼고.. 여전히 계속 달렸답니다..
8.5km가 지나면서 옆구리통증때문에 걸어야 했지만,
결국 10km를 다 뛰었답니다..
넘 기뻤어요~~ 태어나서 첨으로 내의지로 10km를 뛰다니..
그치만 시간은 1시간 24분..
헉.. 넘 늦죠..
중앙하프마라톤에서 1시간 30분내로 뛰어야 하는데..
거의 꼴찌로 뛰게 되겠네요..
그치만 전 요즘 제자신에게 너무 놀라면서도 감동하면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그렇게 운동을 싫어하던 내가 아무도 시키지 않은 달리기를 매일 하는거며, 달릴때의 그 힘든 고통속의 묘한 즐거움에 조금씩 중독되어가는거 같습니다.. ^^;
마라톤은 중독성이 강해서 한번 중독되면 옆에서 아무리 뜯어말려도 달리러 나간다죠.. 그래서 요즘 남편을 마라톤에 뺏긴 주부들이 많다던데 ^^;
저두 이제 점점 중독상태로 접어드는것 같습니다..
님들도 꼭 마라톤에 도전해 보세요~
세상이 달라진답니다..
하루하루가 활기차지고, 행복해지고,투지가 불끈불끈 솟는 매일매일을 느끼시게 될꺼에요..
물론 몸매도 이뻐지구요..
전 무게는 4키로밖에 안빠졌지만,
몸매는 정말 많이 달라졌답니다..
예전에 지금보다 훨씬 덜나갈때 입던 옷들도 헐렁할 정도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