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승부는 원점으로 돌아갔다. 이번 시즌 프로당구(PBA) 팀리그 챔피언은 마지막 7차전에서 가려지게 됐다.
26일 오후 9시 30분에 경기도 고양시의 '고양 킨텍스 PBA 스타디움'에서 열린 '웰컴저축은행 PBA 팀리그 2023-24 포스트시즌' 파이널 6차전에서 하나카드가 SK렌터카에 세트스코어 4-1로 승리를 거두고 파이널 전적 3승 3패 동률을 만들었다.
하나카드는 앞서 벌어진 5차전에서 2-4로 패해 2승 3패로 밀려 벼랑 끝에 서게 되면서 6차전에서는 포스트시즌에서 한 번도 꺼낸 적이 없는 오더로 승부수를 띄웠다.
경기에 앞서 발표된 이번 6차전 세트오더는 정규리그에서 NH농협카드나 에스와이 등을 상대할 때의 라인업이었다. 파이널 5차전까지 오면서 전패를 당한 1세트 남자복식에서 이기겠다는 포석이 깔려 있었다.
포스트시즌 1세트에 응우옌꾸옥응우옌(베트남)과 호흡을 맞춰 왔던 주장 김병호가 7세트로 내려가고 대신 5세트 단식전에 나오던 신정주를 끌어 올렸다. 그리고 전반부의 열세를 극복하기 위해 응우옌꾸옥응우옌을 3세트로 올렸다.
5세트 전력에 SK렌터카가 주장 강동궁을 계속 내보냈기 때문에 정규리그에서 강동궁에게 2승 1패를 기록한 초클루를 5세트로 내려 승부수를 띄웠다.
하나카드 주장 김병호는 이러한 포지션 변경에 대해 "만약을 대비해 선수들과 의논해 준비했던 카드"라고 설명했다. 하나카드의 마지막 전략은 대부분 맞아떨어졌고, 결과적으로 성공적이었다.
1세트 남자단식에서 '불패'를 자랑하던 SK렌터카의 강동궁-에디 레펀스(벨기에)가 파이널 들어서 처음으로 하나카드에 잡힌 것.
SK렌터카는 포스트시즌에서 앞서 열린 파이널 5차전까지 1세트 승부에서 무려 8승 1패의 승률을 기록 중이었다. 하나카드는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에서는 4승 2패로 괜찮았지만, 파이널에서 5연패를 당하며 4승 7패를 기록했다.
1세트 남자단식이 무너지면서 2세트와 3세트 승부도 계속 어려웠다. 전반부 4세트까지 한 번도 리드를 하지 못하고 1-3이나 2-2로 끌려가는 분위기였다.
세트스코어 2-4로 진 2차전은 3세트까지 내주며 3-0으로 어려운 승부를 이어갔고, 4차전은 아예 0-4로 졌다. 5차전은 겨우 2-2를 만들었지만 5, 6세트가 동시에 무너져 중요한 순간에 패배를 당했다.
하나카드는 강동궁이 버티고 있는 5세트도 문제였다. 2승 2패로 신정주가 비교적 잘 맞섰지만, 1차전과 2차전을 이긴 뒤 3차전과 5차전에서는 점수의 절반도 치지 못하고 패하고 말았다.
결국, 1세트와 3세트, 5세트 등 초반과 중반 승부처의 남자 선수 출전 세트에서 변화가 필요했고, 벼랑 끝에서 과감하게 오더를 바꾸는 전략으로 승리를 쟁취했다.
반면에 SK렌터카는 전반부가 좋았기 때문에 굳이 라인업을 바꾸는 모험을 할 필요는 없었다. 다만, SK렌터카 전력의 핵심인 1세트 승부를 지키지 못한 것이 6차전을 패한 결정타가 됐다.
SK렌터카는 정규리그 4라운드 하나카드전에서 강동궁-레펀스로 응우옌꾸옥응우옌-신정주에게 6이닝 만에 11:7로 승리한 바 있다. 5라운드에서는 초클루-신정주가 나왔지만, 강동궁과 레펀스에게 11:8(6이닝)로 패했다.
두 경기 모두 강동궁이 8점을 치며 분전한 승부였다. 강동궁-레펀스는 정규리그 1라운드에서 응우옌꾸옥응우옌-초클루에게 패했고, 2라운드에서는 응오딘나이-레펀스가 나와 응우옌꾸옥응우옌-신정주에게 졌다.
그리고 3라운드에서 두 팀이 같은 선수로 다시 맞붙어 이번에는 SK렌터카가 이겼다. 이후 4라운드와 5라운드 모두 SK렌터카가 1세트를 따냈다.
이번 6차전에서는 1세트의 결과가 달라지면서 2세트와 3세트 승부도 변화가 생겼다. 2세트를 하나카드가 승리해 반대로 이번에는 하나카드가 2-0의 리드를 잡았다.
3세트는 레펀스가 응우옌에게 6이닝 만에 15:6으로 승리했고, 하나카드가 '절대 강세'를 보인 4세트 혼합복식은 초클루-사카이가 또 한 번 축포를 터트렸다. 혼합복식전 파이널 전적은 5승 1패가 됐다.
1, 2세트와 4세트를 하나카드가 이기면서 5세트에서 마무리할 기회를 얻었다. 강동궁을 상대한 초클루는 5이닝 동안 11:2로 승리하며 승부를 세트스코어 4-1로 마감했다.
나머지 6세트에서는 김가영 대 강지은, 7세트는 김병호 대 응오딘나이의 대결이 벌어질 예정이었다.
풀세트까지 가면 변수가 많기 때문에 물러설 곳이 없는 하나카드로서는 그 이전에 승부를 마치는 것이 7차전으로 가는 가장 안전한 전략이었는데, 1세트와 2세트의 연승과 4세트 승리, 그리고 5세트에 마무리를 하면서 결국 승부를 마지막 날로 이어가게 됐다.
정규리그에서 SK렌터카는 1라운드부터 하나카드에 4연승을 거두다가 마지막 5라운드만 세트스코어 3-4로 졌다. 정규리그에서 딱 한 차례 벌인 두 팀 간의 풀세트 경기였다.
베트남 두 선수가 대결해 응우옌꾸옥응우옌이 응오딘나이를 이겼고, 포스트시즌 파이널 3차전에서도 두 선수의 승부로 하나카드가 마지막에 웃었다.
과연 마지막 승부 7차전에서는 풀세트 승부가 벌어질지 아니면 그 이전에 우승이 가려질지도 주목된다.
라인업을 바꾼 하나카드가 7차전에서 어떤 카드를 낼 것인지, 아직 한 차례도 오더를 바꾸는 모험을 하지 않았던 SK렌터카는 6차전처럼 1세트를 졌을 때 나머지 세트가 무너지지 않을 필승 전략을 가져올지도 시선이 집중된다.
두 팀은 27일 오후 8시 30분에 프로당구 PBA 팀리그 '시즌 우승'을 결정하는 최종 승부를 벌인다.
(사진=고양/이용휘 기자)
출처 : 더빌리어즈 https://www.thebilliards.kr/news/articleView.html?idxno=2446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