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의 날’ 시계,
글로벌 재앙에 가까워지다!
'운명의 날’ 시계,
글로벌 재앙에 가까워지다!
©Getty Images
2025년, 핵과학자회
(Bulletin of the Atomic Scientists)는
또다시 심각한 경고를 발표했다. 하지만
'운명의 날' 시계란 무엇이며,
이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1947년 과학자들이 개발한 이 시계는 인류가 자초한
대재앙 가능성을 추적하는 지표로 활용된다.
핵무기의 개발과 기후 변화의 가속화는 시계의 바늘을
점점 더 자정(세계 종말)으로 가까이 이동시키는 주요 요인이다.
냉전이 끝난 후 시계는 자정까지 17분이 남아 있었으나,
최근 몇 년 동안 우리는 ‘분’이 아니라 ‘초’를 세는 상황에 이르렀다.
2024년, 핵과학자회는 시계를 90초 전으로 유지했으며,
이는 당시 역사상 가장 위태로운 상태였다.
그리고 2025년 1월 28일, 핵과학자회는 역사상 처음으로
'운명의 날' 시계를 89초 전으로 조정했다. 이는 인류가
상징적 대재앙에 가장 가까이 다가간 순간이다.
핵과학자회 과학안보위원회 의장인 다니엘 홀츠(Daniel Holz)는
"올해 시계 조정에 영향을 미친 핵 위험, 기후 변화, 생물학적
과학의 오남용 가능성, 그리고 인공지능(AI)과 같은 새로운
기술들의 부정적 효과는 2024년에도 존재했다.
그러나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충분한 진전이
이루어지지 않았으며, 오히려 더욱 심각한 영향을
초래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미국, 중국, 러시아가
진지한 대화를 통해 재앙을 막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도대체 '운명의 날' 시계는 무엇이며, 어떻게 인류가
종말에 가까워지고 있는지 알아보자.
'운명의 날' 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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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의 날 시계는 인위적인 글로벌 재앙의
가능성을 나타내는 상징적 시계이다
미국 핵과학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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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의 날 시계(Doomsday Clock)’는
1947년 핵과학자회가 만들었다.
이 단체는 1945년, 맨해튼 프로젝트에서
첫 핵무기 개발에 참여했던 알베르트 아인슈타인과
시카고대학교 과학자들에 의해 처음 설립되었다.
'글로벌 재앙'을 향한 은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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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계는 인류와 지구에 대한 위협을 전달하기 위해
종말(자정)의 개념과 핵폭발(카운트다운)이라는
현대적 관용구를 핵의 위협이나 다양한 환경 재앙으로부터
지구를 지키고자 하는 과학자들의 의지를 은유적으로 담고 있다.
'운명의 날' 시계, 누가 설정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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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는 매년 핵과학자회의 과학안보위원회가 조정한다.
1947년 첫 설정 당시 시계는 자정까지 7분이 남아 있었으나,
이후 핵무기, 기후 변화, 인공지능 등 다양한 요인에 따라
조정되었다. 시계가 다시 뒤로 돌아가는 것은 인류가
직면했던 가장 위협적이고 재앙적인 순간들을
다시 되돌아보는 것과 같다.
1949년:
자정 3분 전 (23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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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9년 8월 29일, 소련이 첫 핵실험(RDS-1)을
성공하며 핵군비 경쟁이 시작되었다.
1953년:
자정 2분 전 (23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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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2년 11월, 미국이 첫 수소폭탄 실험(아이비 작전)을 진행했고,
소련이 1953년 8월 이에 대응하며 핵위협이 심화되었다.
이때 시계는 자정까지 가장 가까운 상태였으며,
이는 2018년과 2020년에 재차 반복되었다.
1960년:
자정 7분 전 (23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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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6년 수에즈 위기(사진), 1958년 제2차 대만 해협 위기,
1958년 레바논 위기 등 일련의 지역 분쟁에도 불구하고
핵무기의 위험성에 대한 과학적 협력과 대중의 이해가
높아지면서 1960년에 시계를 5분 뒤로 돌릴 수 있었다.
1963년:
자정 12분 전 (23시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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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3년 8월 5일, 미·영·소 3국이 ‘
부분핵실험금지조약(PTBT)’을 체결하면서
시계는 23시 48분으로 조정되었다.
1968년:
자정 7분 전(23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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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대 후반, 미국의 베트남 전쟁 개입 강화,
1965년 인도-파키스탄 전쟁,
1967년 6일 전쟁 등의 요인으로 시계는
다시 자정으로 가까워졌다. 이 시기,
프랑스와 중국도 핵개발에 합류했다.
1969년:
자정 10분 전(23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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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이스라엘, 파키스탄을 제외한 전 세계 모든 국가가
핵확산금지조약에 서명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 조약은
스위스 제네바에 본부를 둔 유엔 후원 기구인
18개국 군축위원회에서 협상되었다. 1
1968년 7월 1일에 서명되었고
1970년 3월 5일에 발효되었다.
1972년:
자정 12분 전 (23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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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2년, 미국과 소련이 ‘제1차 전략무기제한협정(SALT I)’과
‘탄도탄요격미사일조약(ABM)’을 체결하며
시계는 12분 전으로 조정되었다.
1974년:
자정 9분 전(23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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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의 핵무기 실험과 중요한 SALT II 회담 중단은
시계를 앞당긴 사건이 되었다.
1974년 5월 18일, 인도가 첫 핵실험을
진행하면서 시계는 다시 자정에 가까워졌다.
1980년:
자정 7분 전 (23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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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9년 12월, 소련의 아프가니스탄 침공으로 미국 상원이
‘제2차 전략무기제한협정(SALT II)’ 비준을 거부했다.
1981년:
자정 4분 전 (23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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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소련 간의 긴장이 고조되면서 핵 공멸의 위험이 고조되고,
미국이 1980년 하계 올림픽에서 철수하고, 이란 인질 사태(사진)가
전 세계의 헤드라인을 장식하고, 이란-이라크 분쟁이 계속되고,
폴란드에 계엄령이 선포되고, 남아프리카의 인종차별이 새로운
차원의 잔인성을 드러내고, 전 세계에서 광범위한 인권 침해가
목격되는 등 세계가 혼란에 빠졌다.
1984년:
자정 3분 전 (23시 57분)
©Getty Images
미국과 소련 간의 긴장이 더욱 고조된 것은
서유럽에 퍼싱 II 중거리 탄도 미사일과
순항 미사일이 배치된 것이 그 예다.
한편 현재 진행 중인 소련-아프간 전쟁은
냉전을 격화시키는 역할을 할 뿐이다.
그리고 소련은 1984년 로스앤젤레스
하계 올림픽 보이콧을 발표한다.
사진은 영국이 미국 핵 순항 미사일을
영국 영토에 배치하는 것에 반대하는
핵 군축 캠페인(CND)의 시위에 등장한
'크루즈 거부'라고 적힌 현수막이다.
1988년:
자정 6분 전 (23시간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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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년 12월 8일, 레이건과 고르바초프가
‘중거리핵전력조약(INF)’을 체결하면서
냉전 해빙이 시작되었고,
1988년 시계는 3분 뒤로 조정되었다.
1990년:
자정 10분 전 (23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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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 11월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고
철의 장막이 무너지면서
독일 통일과 함께 냉전 종식의 시작을 알린다.
1991년:
자정 17분 전 (23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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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년 12월 26일, 소련이 공식적으로 해체되면서
'운명의 날 시계'는 자정에서 17분 전으로 되돌려졌다.
이는 시계가 생겨난 이래 가장 '안전한 상태'로
평가된 순간이었다.
1995년:
자정 14분 전 (23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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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소련 붕괴 이후 핵무기 확산과 핵 과학자들의
유출에 대한 우려가 커졌으며, 다양한 조약이
체결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 군사비 지출은
여전히 냉전 수준을 유지했다.
1998년:
자정 9분 전 (23시 51분)
©Shutterstock
1998년, 인도와 파키스탄이 지하 핵실험을 실시하면서
시계는 다시 자정을 향해 움직였다.
파키스탄의 차가이-I(Chagai-I) 실험은 라스 코힐스에서,
인도의 포크란-II(Pokhran-II) 실험은 타르 사막에서 진행되었다.
2002년:
자정까지 7분 (23시 53분)
©Shutterstock
2000년대 초반, 전 세계적인 핵 군축 노력이 둔화되었으며,
미국은 전 세계적으로 관리되지 않은 무기급 핵물질의 존재로 인해
핵 테러 가능성을 우려하며 여러 군축 조약을 거부하기 시작한다.
2007년:
자정 5분 전 (23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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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북한이 핵실험을 감행하며
시계는 다시 자정에 가까워졌다.
이와 동시에 이란의 핵 개발 계획이
국제적인 논란이 되었으며,
미국 핵과학자회는 핵전쟁과 함께 기후 변화를
인류에게 가장 큰 위협 요소로 추가했다.
2010년:
자정 6분 전 (23시간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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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15)에서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이 온실가스 배출 책임을 인정하고
지구 온도 상승을 2°C 이하로 제한하기로 합의하면서
시계는 1분 뒤로 조정되었다.
2012년:
자정 5분 전 (23시 55분)
©Getty Images
그러나 이후 세계 각국의 기후 변화 대응이 미흡하고,
핵무기 비축량과 지역적 핵분쟁 가능성, 원자력 안전 문제
등이 대두되면서 시계는 다시 자정을 향해 움직였다
2015년:
자정 3분 전 (23시 57분)
©Getty Images
전 세계 각국 정부가 지구 기후 변화에 대처하지 못하는 데다
미국과 러시아의 핵무기 현대화, 핵폐기물 문제까지 겹치면서
120초의 시간이 더 앞당겨지게 되었다.
2017년:
자정 2.5분 전 (23시 57분 30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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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핵무기 관련 강경 발언,
미국과 러시아 간 핵군비 경쟁 재개 가능성,
기후 변화에 대한 과학적 합의를 거부하는 태도
등이 시계를 90초 앞당겼다.
2018년:
자정 2분 전 (23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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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미국이 2015년 파리기후협약
(Paris Agreement)에서 탈퇴하면서 시계는
1958년 이후 처음으로 자정 2분 전을 기록했다.
2019년:
자정 2분 전 (23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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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에도 기후 변화 대응 부족,
인공지능(AI) 및 합성생물학 등의
악용, 사이버 전쟁 등의 위협으로 인해
시계는 2분 전을 유지했다.
2020년:
자정까지 남은 시간 100초 (23시간 58분 2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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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미국 핵과학자회는
"인류가 직면한 가장 위험한 상황"을
강조하며 최초로 단위를 초(100초)로 변경했다.
2021년~2022년:
자정까지 남은 시간 100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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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과 2022년, 세계 지도자들이 핵전쟁 위험과
기후 변화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점을 지적하며
100초 전 상태를 유지했다
2023년~2025년:
자정까지 남은 시간 89초(23시간 58.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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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핵전쟁 가능성
증가로 인해 시계는 다시 10초 앞당겨져 90초 전이 되었다.
그리고 2025년 1월 28일, 핵과학자회는 역사상 처음으로
'운명의 날' 시계를 89초 전으로 조정했다.
회장 레이첼 브론슨은 "상황이 더욱 긴박해지고 있으며,
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그 여파가 장기화될
위험이 커졌다"고 경고했다. 또한, 중국의 핵무기 확산,
이란의 우라늄 농축 증가, 북한의 미사일 실험,
동물에서 발생할 수 있는 미래 팬데믹,
연구실 실수로 인한 병원체 유출,
인류에 위협이 될 수 있는 '파괴적 기술' 및
악화되는 기후 변화 등이 주요 위협으로 언급되었다.
출처:
(BBC) (CTBTO)
(Bulletin of the Atomic Scientist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