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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영화 감독인 마이클 만이란 분이 계십니다
마이클 만 감독은 굳이 긴 설명이 필요 없는 분이고
위에 올린 작품들 뿐 아니라 많은
명작을 제작한 거장입니다.
이 글에선 감독님이 제작한 한 영화와
우리나라 영화 배급과 관련된 흑역사를 써보겠습니다.
1995년 12월 15일 미국에선 영화 '히트' 가 개봉합니다
마이클 만 감독 작품이며
알 파치노, 로버트 드니로, 발 킬머 같은
유명 배우들이 출연했던 영화입니다
작품성과 더불어
이 영화의 현금 트럭씬과
총격전 씬은 아주 유명하며
여러 작품에 오마주 됩니다.
(영화 다크 나이트 은행씬)
(GTA5 현금 트럭 씬)
미국에서 개봉 후 이 영화는 우리나라에도 수입됩니다
지금은 없어진 삼성영상사업단에서 수입
(삼성영상사업단이 없어진 후
관계자들이 모여 만든 게 CJ ENM 입니다)
1996년 8월 10일 한국에도 개봉합니다
유명 감독의 작품이고 한국에서 수입해 개봉하는 건
놀라울 게 없지만 문제가 발생합니다.
본래 이 영화는 171분 분량입니다
당시 수입사였던 삼성 영상단이
오스카 픽처스라는 이름으로
영화 심의를 신청합니다.
이 때 삼성 영상단이 심의를 신청한
히트는 2시간 8분 짜리였습니다
원본에서 32분 가까이가
잘려나간 삭제판 이었습니다
(엔딩 크레딧을 제외하고 32분, 엔드 크레딧도 삭제)
(96년 8/3일 조선 일보 기사)
이렇게 심의 신청한 히트는 7월 24일
통과되고 8월 10일 개봉합니다.
이 사건이 말이 많았던 것은
당시 이 편집 문제를 PC통신 유저들과
영화계 관계자들이 강력 항의했고
이에 삭제본이 아닌 원본으로 개봉하겠다 약속했으나
결국 삭제시킨 2시간 8분 분량 버전이
극장에 걸리게 되었습니다.
(비난 여론에 앞에서 달래고 적당한 시점에 뒤통수)
그럼 당시 32분 분량을 왜 편집시켰냐에 대한 이유론
그저 상영 회차를 늘리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96년 8월 씨네21 제67호/김혜리)
그 당시 영화를 감상한 팬들 중엔
원본이 걸린 줄 알고 봤다
32분 삭제본인 것을 알고 실망하거나
분노했던 분들도 많았다고 합니다.
일부 서울 쪽 영화관은 저런 비난을 의식해
원본 영상을 입수해 건 것도 있다고 함
분명 심각한 원작 훼손이고
유명한 영화평론가 김혜리씨가
씨네21에 삭제 사건에 대한
글을 기고하기도 했습니다.
당시 영화 히트는 관객수(서울기준)
41만 2천명 이상 동원하며 성공합니다
당시 사태에 흥행이 성공해 더 문제가 있다고 본 사람들도 있음
이후 비디오도 출시되었는 데 이 비디오판은
극장과 같은 32분 삭제 버전으로 아쉬움을 샀습니다.
(이후 2000년대 DVD가 나와서야 원본 버전 출시)
이 삭제 사건이 마이클 만 감독이나 스탭,
배우들에게 전해졌는 지는 모르겠습니다
만약 그 사실을 알았다면 심각한
문제가 될 법한 사안입니다.
흑역사는 영화 히트 삭제 사건 하나가 아닙니다
프랑스의 뤽 베송 감독입니다
레옹, 제5원소, 그랑블루, 니키타 등 으로
유명한 감독님 입니다
이분도 긴 설명은 필요 없을 것이며 이분 작품 중 하나인
제5원소와 관련 된 흑역사가 있습니다.
이 영화 배급을 맡은 것도 삼성 영상사업단 입니다
제5원소는 뤽 베송 감독의 대표적인 히트작으로
당연히 우리나라에도 수입이 되었습니다
삼성 영상단이 당시 530만 달러
약 42억에 가까운 돈을 써
수입한 것으로 화제였던 작품입니다.
수입한 건 좋은 데 여기서 또
히트와 같이 삭제 사태가 벌어집니다
(97년 7월 21일 동아일보 기사)
당시 제5원소 개봉 관련 해 뤽 베송
감독이 17일날 방한합니다
방한 후 기자들과 회견을 했는 데
여기서 일이 벌어집니다
당시 회견 진행 중 한 기자가
영화에서 8분 분량이 삭제된 걸 아냐고 물었고
이 부분은 8분으로 알려졌으나
14분을 삭제했다고 하는 기사와 자료들도 있음
이걸 당시 통역해야 하나
삼성 영상단 관계자의 제지로 못합니다
그 상황에서 기자들과 관계자들 간의
실랑이가 벌어지고
결국 통역이 제지당해 전달이 안되자
다른 기자가 직접 영어로 질문합니다
이걸 몰랐던 뤽 베송 감독은 현장에서 얘길 듣고
불쾌감에 바로 기자회견과 일정을 취소하고
(97년 8/8일 동아일보 기사)
나가버렸고 이후 손해배상 얘기까지
나올 정도로 심각해 집니다.
이 때 뤽 베송 감독이 기자에게 듣고
'그걸 알게 되어 기쁘다' 라고 말을 했다고 합니다
이 사건은 히트 때와 달리
국제 망신까지 당한 경우입니다
국내에서도 욕을 먹고 외국에까지 얘기가 알려지자
삼성 영상단은 뤽 베송 감독을 달래고
감독의 다른 미개봉 작품을
개봉하겠다는 조건을 걸며 사과했다고 합니다.
이후 삼성 영상단이 무삭제판을
다시 개봉하겠다며 재심의를 요청했지만
(97년 8/8일 한겨레 신문 기사)
당시 심의 규정상 이미 공개된 작품은
심의 받은 날짜부터 1년 이내로 재심의 불가가
떴고 결국 원본 무삭제판은 상영을 무산됐다고 합니다.
이 부분은 자료가 다른 게 무산됐다는 기사도 있고
원본을 입수해 상영했다는 기사도 있어 아시는 분이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당시 삼성 영상단은 선정적인 장면을
자른 것이라 답변했으나
영화계는 결국 러닝타임을 줄여
상영 횟수를 늘리려는 거라고
히트 때와 비슷한 반응을 했다고 합니다.
※ 영화 히트와, 제5원소 삭제 사건이 유명하지만
당시 한국 영화 배급에선 긴 작품의 경우
러닝타임 단축이나 상영횟수를 늘리기 위해
작품의 내용을 삭제하거나 엔딩 크레딧을
없애는 것은 흔한 관행이었다고 합니다
당시 영화를 보셨던 분들 말씀이 삭제하는 경우도 많았고
엔딩 크레딧 빠지고 광고가 나오는 것도 있었다고 합니다.
※ 삼성 영상사업단은 이후 영화 쪽 사업을 정리했습니다
사업 정리 전 마지막으로 삼성 영상단이 담당한 작품이 바로 한국 영화사의 기준점이 된 '쉬리' 입니다.
쉬리는 통계마다 약간 차이가 있으나
600만 이상을 동원해 역사를 썼고
철수하는 삼성 영상단 관계자들이
아쉬워했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첫댓글 헐 작년인가 재작년에 오티티로 히트 재밌게 봤는데 그것도 잘린 건가...?
지멋대로였네
하..아니 상영회차 늘린다고 영화 자르는 게 진짜 돈에 미친거같아서 진저리남
붕신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