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는 결국 북한을 선택했다. 남한을 포기하지 않았으되, 두 개의 코리아와의 관계에서 무게중심을 북한에 놓았다. 우크라이나 전쟁 28개월째, 윤석열 정부 출범 25개월째 구현된 현실이다. 19일 북러 정상회담은 러시아의 전략적 선택이 사실상 끝났음을 웅변한다. 특히 윤석열 정부 들어 한러 관계는 급전직하한 반면에 북러 관계는 수직상승했다.
24년 만에 방북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9일 평양 금수산 영빈관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2024.6.19. TASS 연합뉴스
어긋나기 시작한 것은 두 개의 층위로 나누어 볼 필요가 있다. 한러 간 양자 관계의 층위와 글로벌 안보 환경의 층위가 그것이다. 우크라 전쟁과 윤석열 정부는 각각 독립변수가 아니다. 남한은 우크라 전쟁 뒤 미국이 주도한 대러시아 제재에 참여한 49개국의 일원이 됐다. 분단과 동맹에 포획된 처지에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기획으로 세계가 친러시아, 반러시아로 분열된 상황에서 무작정 '동맹의 망토'를 벗어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러시아는 그 자체를 문제 삼지 않았다. 2022년 3월 남한을 '비우호국' 리스트에 올렸지만, 기회 있을 때마다 관계 회복의 기대를 내비쳤다. 그러나 한러 관계의 부정적 승수효과를 높인 건 윤석열 정부였다.
대러 수출통제(상황허가) 품목을 57개(2022)→798(2023)→1,159개(2024)로 늘렸다. 사업단 교류 및 지자체 간 협력도 작년 초 100% 가까이 중단했다. 서울~모스크바, 서울~블라디보스토크 직항편을 없앴다. 취임 이후 한미 동맹과 한미일 군사협력에 집중한 윤석열 정부는 러시아와 중국을 일관되게 백안시했다. 대통령은 작년 7월 리투아니아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 참석에 이어 키이우를 방문, 러-우 전쟁에서 우크라의 승리를 공개 기원했다. 반러 발언의 정점이었다. 북러 군사협력에 대해서도 지속적으로 비방해 왔다. 오죽하면 러시아 외교부가 "궁금하면 직접 물어보지, 왜 마이크부터 잡느냐'고 꼬집었겠나. 그 결과가 북러 관계의 발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9일 평양 김일성 광장에서 열린 공
글로벌 안보의 층위에서 보면 한러 관계의 '격하'는 더 심각하다. 러시아는 우크라 전쟁 뒤 "미국이 동아시아에서 '지정학적 실험'을 하고 있고, 그 실험의 첫 번째 희생이 남한이 될 수 있다"는 경고를 되풀이했다. 윤 정부는 한미 동맹과 한미일 군사협력 강화가 안보의 보증수표인 양 여기지만, 러시아, 중국의 안보를 위협한다는 점을 외면한다. 외교적 수단을 외면하는 바이든 행정부의 군사주의에 적극적, 맹목적으로 편승한다.
첫댓글 아 진짜 존나 머리아픔 어떤용산돼지땜에 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