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령의 감화 감동

[마디사이]

                                                 성령의 감화 감동

우리 세대의 ‘감동과 재미’에 대해 한번쯤 생각해 보고자 한다.

‘태극기 휘날리며’, ‘실미도’, ‘친구’, ‘웰컴 투 동막골’, ‘쉬리’, ‘공동경비구역 JSA', 그리고 최근의 ‘왕의 남자’.

물론 영화제목들이다. 그것도 역대 한국영화 흥행순위에서 손가락 안에 드는 영화제목들이다. 최근의 왕의 남자는 영화를 본 천만명이 훨씬 넘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줌으로 한국영화 최대 흥행기록을 세웠다고 한다.

그런데 나는 이들 영화를 보기 위해 극장에 가지 못했다. 개봉후 인기가 치솟으며 매회 매진되고 있다는 광고를 볼때는 많이 보고 싶었지만 사실, 시간이나 여건이 영화 한 편 제대로 볼 기회가 그리 쉽게 생기지 않았기 때문이다. 내가 영 문화시민은 못되는 모양이다. 영화는 예술이기도 하지만 상당한 부문은 문화인데, 우리나라 인구중 4명중에 한 명 꼴, 영화를 볼 수 있는 나이만 통계해 본다면 거의 모든 사람이 관람한 영화를 한 편도 보러 가지 않았으니 말이다.

회사에선 때때로 주말과 휴일에 그즈음 흥행하는 영화를 보고 온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그 영화의 스토리를 짐작할 수 있다. 지금까지도 그렇듯이 앞으로 흥행할 영화는 극장에서 보기보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상상하게 될 것 같다. 지금까지 한국영화의 최대의 관객을 불러들인 작품도 적어도 나에게만은 흥행에 실패한 듯 하다.

그런데 흥행에 성공한 영화들의 공통점은 사람들을 감동시킨다는 것이다. 그와 동시에 때때로 재미를 선사하고 영상과 음향을 통해 영화의 시작부터 끝까지 사람들을 매료시킨다. 그 즐거움과 뿌듯함을 위해 시간과 돈을 아깝지 않게 써가며 관람하는 사람들은 매번 그러했듯이 또 다른 영화를 기다린다.

내가 아는 그리스도안의 한 형제는 한국영화 흥행순위에서 손가락 안에 드는 영화를 만든 제작진중에 한명이었다. 영화제목만 말해도 누구나 잘 아는 영화였는데, 그 영화를 준비하는 과정과 제작내용을 짧게나마 들은 적이 있다. 그 때는 점심을 먹고 난 자리라 편하게 얘기를 주고 받았지만, 그 내용은 상당히 치열한 현실을 내포하고 있었다.

영화 제작자에 있어 흥행에 성공하느냐 실패하느냐의 차이는 다시 영화를 만들 수 있는냐 없느냐 기로에 서게 만든다. 성공한 감독과 제작자에겐 언제든지 영화를 제작할 기회가 주어지지만 만일 손익분기점만큼의 수입이 나오질 않을 만큼 영화가 실패하면 그 다음부터는 투자자와 배급자를 찾아다니며 구걸이라도 해야할 입장이 된다는 것이다.

보이지 않는 은막의 뒤편에는 완전 프로의 세계가 존재하고 있었다. 영화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관객에게 감동과 재미를 줄 수 있어야만 했다.

그래야만 관객들이 그 영화를 보기 위해 극장에 돈을 지불하기 때문이다. 관객들에게 감동을 주기 위한 장면들을 만들기 위해서는 많은 비용이 들었다.

그래서 치밀한 시나리오 준비를 위해 상당한 금액을 지불해야만 하고, 세트장과 배우, 음향을 위해서도 적지 않은 돈을 써야만 했다.

오늘날은 감동과 재미를 선사하는 곳에는 돈도 몰리는 세대임에 틀림이 없는 것 같다.

지금껏 영화이야기만 했는데......, 텔레비전을 통해서도 가슴 뭉클한 기업 상품 광고, 웃음과 재미가 넘치는 오락프로그램, 슬픔과 감동이 있는 드라마, 어려운 이웃에게 집을 지어주고, 눈을 뜨게 해주고, 못쓰는 다리를 걷게 해주며 우리를 감동시킨다.

하지만 텔레비전도 많은 사람들의 감동과 웃음과 눈물의 시청율을 통해 얻고자 하는 것이 있다.

그런데 감동과 재미를 말함에 있어 빠질 수 없는 것이 있다.

매주 수 많은 교회당에서 하나님께 드린다는 예배다. 하나님의 말씀이라며 들려주는 목사님들의 설교와 청중들의 귀를 즐겁게 해 줄 찬양이 예배의 중심에 있다. 청중들은 그러한 찬양과 설교를 들으며 마음에 은혜를 받는다.

유명한 목사님들 중에는 설교내용이 녹화되어 기독교방송국에서 텔레비전을 통해 방영되기도 한다. 청중들은 목사님들의 설교에서 들리는 여러 예화들을 들을때면 배꼽 빠지듯이 웃다가도 감동으로 아멘하며 눈물을 흘리기도 한다. 모든 순서의 마지막인 축도에서도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와 하나님의 사랑과 성령님의 감화 감동의 역사하심이......”로 마무리 된다.

최근에는 그 감동이라는게 목사님들에게나 청중들에게 지대한 관심이 된 듯 하다. 목사님들은 매 주일 대예배의 설교때 청중들을 감동케 하는 찬양과  설교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어떤 분은 목회의 성패는 주일 대예배의 찬양과 설교에 달려 있다며 이를 위한 준비와 기도를 참으로 목숨 걸고 하신다는 분도 계신다. 그런데 청중들에게 감동을 주기 위한 장면들을 만들기 위해서는 많은 비용이 드는 것이 현실이다.

그래서 매 주 설교를 위한 감동적이고 재미난 예화 준비를 위해 상당한 금액을 지불해야 하고, 성가대 지휘자와 반주자, 음향을 위해서도 적지 않은 돈을 써야만 한다.

하지만 그렇게 준비한 찬양과 설교를 했는데도 무감동, 무반응의 청중을 볼 때면 목회에 회의와 비애까지 느끼기 십상이다. 이러다가 찬양 좋고, 설교 잘하는 교회로 청중들이 빠져나갈까 전전긍긍이다.

보이지 않는 강대상의 뒤편에는 완전 프로의 세계가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한편으로는 감동적인 설교를 듣지 못한 청중들은 목사님들의 무능을 지적하기도 하고, 심하면 ‘내가 해도 너보다는 낫겠다’는 마음을 품기도 한다. 어떤 때는 목사님보다 훌륭하게 말씀을 전하는 평신도가 등장하기도 한다.

청중들의 이러한 불평과 도전에 대해 어떤 목사님들 중에 “목사는 전문가다. 비전문가인 평신도가 설교한다는 것은 의사면허도 없는 사람이 칼을 들고 나도 한번 째보자라고 하는 것과 같다.”, “목사는 프로다. 그러니 아마추어와는 비교해서는 안된다. 프로선수는 조금만 실수해도 비난이 쏟아진다. 동네 축구에서는 조금만 잘해도 칭찬을 하지만, 프로선수는 웬만큼 잘해서는 칭찬을 받지 못한다.

그러나 아마추어는 아무리 잘해도 실력 없는 프로선수를 따라갈 수 없다. 목사는 프로이기 때문에 언제나 감동을 줄 수는 없다. 그러나 평신도는 조금만 잘해도 대단한 감동을 줄 수 있다. 프로와 아마추어의 차이는 유료와 무료의 차이이기도 하다. 목회자에 대해 불평하지 말고 당신이 직접 신학을 해서 목회를 경험해 봐라!”고 질타하는 글을 읽은 적이 있다. 

프로의식을 가지신 목사님 말씀은 영화 제작자의 심정과 일치한다. 한국 최고의 흥행수입을 올린 감독과 영화사라고 해서 매번 그러한 흥행을 기록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 말이다.

돈을 지불하고 감동을 얻을 수 있는 세대, 돈을 벌기 위해 감동을 연출하는 세대를 사는 우리들에겐 익숙한 거래관계가 된 듯 해서 씁쓸하다.

성경에 나오는 그리스도인들은 도대체 어떤 감동으로 살았는지 사뭇 궁금해진다.

개역한글 성경에서 ‘감동’이라는 단어가 있는 성경구절은 모두 30구절에 불과하다. 그 중 신약성경에는 8구절이 있다. 디모데후서 3장 16절을 제외하고는 모두 성령에 감동된 것에 대한 구절이다.

그런데 그 구절에서의 ‘감동’이라는 단어는 ‘인도하심’ 혹은 ‘이끌리어’라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지, 결코 웃음이나 눈물같은 감정적인 현상을 경험하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

“가라사대 그러면 다윗이 성령에 감동하여 어찌 그리스도를 주라 칭하여 말하되(마 22:43)

다윗이 성령에 감동하여 친히 말하되 주께서 내 주께 이르시되 내가 네 원수를 네 발 아래 둘 때까지 내 우편에 앉았으라 하셨도다 하였느니라(막 12:36)

성령의 감동으로 성전에 들어가매 마침 부모가 율법의 전례대로 행하고자 하여 그 아기 예수를 데리고 오는지라(눅 2:27)

제자들을 찾아 거기서 이레를 머물더니 그 제자들이 성령의 감동으로 바울더러 예루살렘에 들어가지 말라 하더라(행 21:4)

모든 성경은 하나님의 감동으로 된 것으로 교훈과 책망과 바르게 함과 의로 교육하기에 유익하니(딤후 3:16)

예언은 언제든지 사람의 뜻으로 낸 것이 아니요 오직 성령의 감동하심을 입은 사람들이 하나님께 받아 말한 것임이니라(벧후 1:21)

주의 날에 내가 성령에 감동하여 내 뒤에서 나는 나팔 소리 같은 큰 음성을 들으니(계 1:10)

내가 곧 성령에 감동하였더니 보라 하늘에 보좌를 베풀었고 그 보좌 위에 앉으신 이가 있는데(계 4:2)”

심지어 ‘감화’라는 단어는 딱 두 구절 나오는데 그 중 신약의 고린도후서 6장 6절은 명백히 성령의 은사 혹은 성령의 열매를 말씀하는 것이다.

“깨끗함과 지식과 오래 참음과 자비함과 성령의 감화와 거짓이 없는 사랑과(고후 6:6)”

아니! 그렇다면 지금까지 설교 말씀을 통해 받은 성령의 감화 감동은 무엇이란 말인가? 목사님들이 죽을 힘을 다해 준비한 설교에 배꼽 빠지게 웃기도 했고, 가슴 따뜻한 말씀도 들었고, 뭉클한 눈물도 흘렸는데 말이다.

더군다나 지금까지 하나님께 드렸던 그러한 감동적인 예배로 인해 마음과 정성을 다한 십일조와 감사헌금을 드렸고, 매주 대예배를 빠지지 않으려는 노력으로 주일성수를 해왔는데 말이다. 도대체 성경에서 말하는 예배는 도대체 뭐란 말인가?

어쩌면 지금까지 성령님께서는 예배에서 철저하게 소외되어 계셨던 것 같다. 우리를 끊임없이 인도하시고 이끄시기를 원하시지만 우리들은 이미 오래전에 청중이 되어버려 좇아 가기보다는 앉아서 듣기만을 원한다. 성령의 은사와 열매를 구하기 보다는 세상의 초등학문에서 습득한 지식과 가르침을 더 즐거워 한다.

유대인은 표적을 구하고 헬라인은 지혜를 찾으나 우리는 십자가에 못 박힌 그리스도를 전하니 유대인에게는 거리끼는 것이요 이방인에게는 미련한 것이로되 오직 부르심을 입은 자들에게는 유대인이나 헬라인이나 그리스도는 하나님의 능력이요 하나님의 지혜니라(고전 1:22~24)

그 당시 종교라면 유대인만큼 하나님께 철저하게 제사하고 십일조를 드리며 경배했던 민족이 없었으며, 헬라인만큼 뛰어난 정치와 철학, 그리고 무엇보다 문화를 보유한 민족은 없었다.

오늘날로 비유하면 최신 문화와 유행에 뒤떨어지지 않는 최고 학벌의 기독교인과 비견하다고 볼 수 있겠다. 그들에게 십자가는 거리끼는 것이요, 미련한 것으로밖에 여겨지지 않는다.

그러나 성경은 분명하게 말씀하고 계신다.

그러므로 형제들아 내가 하나님의 모든 자비하심으로 너희를 권하노니 너희 몸을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거룩한 산 제사로 드리라 이는 너희의 드릴 영적 예배니라 너희는 이 세대를 본받지 말고 오직 마음을 새롭게 함으로 변화를 받아 하나님의 선하시고 기뻐하시고 온전하신 뜻이 무엇인지 분별하도록 하라(롬 12:1,2)

성령의 감화 감동하심은 우리 몸을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거룩한 산제사로 드리는 것이라고 본다. 결코 마음의 감동과 즐거움에 국한되어 역사하시는 것은 아니다.

내가 비록 현대 문화시민으로서의 자질은 부족해지더라도 성령을 좇아 살아가는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열매는 있어야 할 것 같다.

“이에 유대인들이 경건한 귀부인들과 그 성내 유력자들을 선동하여 바울과 바나바를 핍박케 하여 그 지경에서 쫓아내니 두 사람이 저희를 향하여 발에 티끌을 떨어 버리고 이고니온으로 가거늘 제자들은 기쁨과 성령이 충만하니라(행 13:50~52)”

복음전하다 핍박을 받고 쫓겨나는 상황에서도 기쁨과 성령이 충만했던 제자들을 기억해 보자. 이만한 기쁨과 감동이 이 세상 어디에 또 어디에 있으랴.

[터와뜰]

관객의 입장에서 재밌으니까 흥행이 되는 것이겠죠. 근데 흥행에 성공한 영화의 공통점은 작품성보다 관객의 입소문이라는 게 아이러니하다는 거 아닙니까. 그리고 말초적 자극과 오락성에 길들여지다 보니 예술영화는 아예 거들떠 보지도 않는 양극화 현상이 발생하고 말입니다. 정말 잘 짚으셨습니다. 어쩜 그렇게 한국

[터와뜰]

교회의 현실과 딱 맞아 떨어지는지... 청중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온갖 예화를 동원하는데 여기에 목사의 쇼맨십이 가미되다보니 재밌다고 느낄 테고, 그게 입소문을 타면서 목사의 유명세도 상승하고... 이놈저놈 흥행에 성공하려고 발버둥치자니 제작비 상승하듯 사람이 모이니 교회도 자꾸 외형을 키울 수밖에 없는

[터와뜰]

악순환 가운데 진지하게 말씀의 본질을 가르치는 목사들은 졸지에 따분하고 고리타분해져 버리는 예술 영화마냥 재미에 길들여진 교인들이 아예 귀를 막아버리니... 참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남들 뭐라기 전에 나 한 사람부터 말씀에 바로 서야겠지요. 잘 읽고 갑니다.

[마디사이]

요약 잘해주셨어 고맙습니다. 그리스도인들이 이 세대를 본받지 말고 그리스도를 본받아 살기를 원합니다. 기쁨과 성령이 충만했던 제자들의 얼굴을 오늘날에도 우리 서로의 얼굴에서 발견할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마디사이]

그리고 우리는 성경적인 교회성장과 부흥을 이루는 법을 다시 배워야 할 것 같습니다. 교회성장과 부흥의 동기를 살피고, 그것을 이루는 방법으로 비성경적인 인본주의 사상과 심리학을 이용하는 것을 반대해야 할 것입니다. 성경적인 교회성장과 부흥은 인간의 욕구를 충족시키며 이룰 수 있는 것이 결코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