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의 시 / 이외수
세상은 저물어
길을 지운다
나무들 한겹씩
마음을 비우고
초연히 겨울로 떠나는 모습
독약같은 사랑도 문을 닫는다
인간사 모두가 고해이거늘
바람도 어디로 가지고
내 등을 떠미는가
상처 깊은 눈물도 은혜로운데
아직도 지울 수 없는 이름들 ....
서쪽 하늘에 걸려
젖은 별빛으로
흔들리는 11월
[출처] 11월 시모음- 좋은시 가을시 모음8편|작성자 캘리랑
11월 /오세영
https://www.youtube.com/watch?v=j2KmXG0jYxM
하늘 높고 맑다
햇살은 노리끼
바람 한점 없다
깊어가는 가을
안개 자욱
요즘엔 아침마다 안개가 인다
이런 날은 날씨가 맑다
가꾼 곡식 거두어들이기 딱 좋은 날씨
톡 보내고 인터넷에서 동방한의원을 찾아 보았다
각 지역마다 동방한의원이 있는데 광주엔 나오질 않는다
광주엔 의료재단 동방의원이 산수동에 있다고 뜬다
분명 어제 말한 분이 동방 한의원이라고 했는데...
혹 동방의원을 동방 한의원이라 했을까?
동생에게 전화
동생이 산수동 산장 올라가는 근처에 근무한다
오늘 근무하고 있다길래 근처에 동방한의원이 있는지 알아봐 달라고
잠시후 동생 전화
동방 한의원이 아니라 동방 의원이란다
통증 클리닠이라며 아프면 오늘 와서 진료 받고 점심 같이 하자고
오늘은 크게 아프지 않으며 할 일이 있어 다음에 가겠다고
인터넷에서 동방의원에 다녀 온 후기를 읽어 보니 골프치다 다친 허리 통증을 집중적으로 잘 치료한다고
엑스레이를 찍어 상태를 보고 전기치료와 기계로 허리늘리기를 하고 의사샘이 직접 도수 치료로 비뚤어진 허리뼈를 맞추어 주면 통증이 사라진단다
도수치료는 불과 5분여밖에 안되는데 효과 100점이라고
운동방법도 가르쳐 준단다
그러나 치료비가 꽤나 많이 나온단다
내가 들어본 말과 비슷
시간내어 한번 치료 받아 보아야겠다
아침밥 한술 먹고 나가 하우스 옆 물길 내잔다
밥을 데워 무채지 넣어 비볐다
참기름 한방울 치니 고소한 냄새가 입맛을 돋운다
맛있게 한술 잘 먹었다
요즘에 밥을 잘 먹어서일까?
몸무게가 불었다
나이들어 몸무게가 늘어나는 건 좋은게 아닌데...
동물 먼저 챙겨주기
암탉이 대여섯마리라 알을 퐁퐁 낳으면 좋으련만 그렇질 못한다
모이가 부실해 그럴까?
솔밭에 풀어주니 그리 부족한 건 아닐건데
알도 잘 낳지 않으니 새 닭만 남기고 묵은닭은 처리해버릴까?
묵은 닭도 이제 일년정도 밖에 안되니 오래 된 건 아닌데...
물과 모이를 주고 닭장 문은 열어주었다
집사람과 같이 하우스 옆에 물길을 내었다
내가 삽으로 파면서 골을 내면 집사람이 작은 삽으로 흙을 퍼 올리며 주변을 다듬는다
일하는 걸 보면 나보다 훨씬 낫다
그래서 이 큰 집을 휘며 사는 거지
20여미터의 물길을 내는데 꽤 힘이든다
아직도 일이 몸에 익지 않아 그리 힘든 일이 아니어도 내겐 벅차다
하우스 양옆으로 물길을 내주었으니 겨울에 눈녹은 물이 안으로 스며들지는 않겠다
집사람이 솔이 옆 목련나무 가지를 좀 잘라버리잔다
가지가 너무 우거져 뒤쪽으로 햇빛이 들지 않는다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 나뭇가지를 잘랐다
큰 가지가 꺾여져 내려올 때 하우스를 덮칠까 조심하면서 잘라냈다
큰 가지를 자르고 나니 햇빛이 들어 와 주변이 훤해진다
목련나무 가지를 막 이사와서 잘랐다
10여년 사이에 가지가 많이 뻗어 버렸다
다음엔 일년마다 잘라주어야겠다
좀더 자르자는 것을 톱이 들지 않으니 톱날을 사다가 다시 자르자고
어느새 10시
집사람이 오후엔 노래교실 나간다고 해서 그럼 지금 가서 파크볼이나 치고 오자고
칠 수 있으면 매일 파크볼을 쳐보는게 좋겠다
파크장 가는 길에 황룡농협 들러 닭과 개사료 톱날을 샀다
병아리 후기 사료 한포와 암탉들에게 먹이려고 산란용 사료도 샀다
이걸 먹고 알이나 잘 낳았으면 좋겠다
파크장에 가니 생각보다 사람들이 많지 않다
우린 비구장에서 몇바퀴 돌고 에이구장으로 가자고
막 치고 나가려는데 여자분이 같이 치자고
장성 클럽인데 파크볼을 친지가 5년 넘었단다
구력이 있어서인지 꽤 잘 친다
난 아직도 오비에서 벗어나질 못한다
그래도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는 느낌
방향과 힘조절이 예전보다 나아지고 있다
간혹 먼거리에서도 홀로 집어 넣는다
어떤 경우에도 집어 넣을 수 있게 부지런히 노력해야겠다
다들 치는 볼인데 나라고 못칠까?
같이 치신분이 한씨라니 더 반갑다
그 분은 북하로 귀촌해 사신다고
시골 사는 이야길 재미있게 잘도 한다
그래도 80 넘으면 도시로 나가려 생각한단다
우리와 같은 생각이다
비구장 세바퀴 돌고 아웃
파크볼 치며 걷는데 발이 약간 저릴뿐 아프지 않다
오늘 아침에 일했기 때문에 허리와 고관절이 아프리라 생각했는데 다행이다
어제 침맞은 덕분일까?
이렇게만 아프지 않아도 좋겠다
에이구장으로 옮겨 커피한잔
집사람은 허리가 무척 아프단다
그래도 한바퀴 돌아보자고
첫홀에서 오비를 내 버렸다
왜 볼의 중심을 맞추지 못할까?
채의 중심과 볼의 중심이 맞으면 힘이 덜들어가도 볼이 멀리 바르게 간다
채와 볼의 중심을 잘 맞추는게 관건인 것 같다
한바퀴를 돌고 난 뒤 집사람은 허리가 넘 아프다며 아웃
구장에 볼치는 팀이 없어 볼 두 개를 가지고 6홀까지 돌았다
오비를 한번 냈지만 이글도 잡았다
조금씩조금씩 이렇게 실력이 늘어가면 되겠다
축령산 국밥집에 가 점심이나 먹고 가자니 노래교실 가려면 시간이 없다기에 집으로
식은밥과 돼지고기 데워 점심 한술
난 여기에 막걸리 한잔
땀을 흘려 한잔이 땡긴다
집사람은 노래교실 가고 난 낮잠 한숨
일어나니 3시가 훌쩍
사 온 사료를 닭장에 가지고 가 정리
사료를 드니 고관절이 아파온다
볼 칠 때도 괜찮았는데...
이놈의 고관절은 무거운것만 들면 바로 아파오니 참
집사람이 노래교실 끝나고 왔다
솔밭에 있는 비닐을 정리하자고
바닥에 깐 비닐을 정리해 버려야 밭을 갈 수 있을 것같다
바닥의 비닐을 걷으려니 풀이 많아 걷어지질 않는다
안되겠다
풀을 예초기로 베어버리고 걷어야겠다
예초기를 가져와 풀을 베었다
질긴 풀은 뿌리까지 집사람은 갈퀴를 가지고 와서 풀을 긁어 낸다
풀을 다 베고 난 뒤 2발 손괭이로 비닐을 걷어 냈다
고관절이 아픈데다 구부리고 일하니 허리까지
난 일을 하지 못하려나 보다
억지로 참아가며 비닐을 긁어 모았다
비닐만 따로 모으기 힘들다
풀과 함께 섞여 있어 모두 불살라 버리는게 좋겠다
솔밭 가운데다 불을 피워 죽은 풀과 함께 비닐도 태워 버렸다
비닐을 태우면 안되는데 따로 정리하기가 넘 힘들어 어쩔 수 없다
노열동생이 올라왔다
하우스에서 딸기모 멀칭했다고
딸기모만 밖으로 나오게 비닐을 씌운단다
쪼그려 일하니 넘 힘들다고
혼자서 고생이 많다
솔밭 가운데를 대충 정리했으니 언제 틈나면 한번 갈아달라 했다
지금 갈아두었다가 봄에 다시 한번 갈면 땅심이 더 좋아진다
그러겠다고
대충 일이 마무리 되어 집사람에게 잔불을 정리하라하고 우린 집으로
베란다에 앉아서 돼지고기 구워 막걸리 한잔
집사람도 불을 다 피우고 올라왔다
같이 한잔씩 나누며 세월의 무상함을 이야기
넘어가는 산그림자 보면서
시월의 마지막 날을 막걸리 한잔으로 보냈다
한달한달 살다보니 어느새 올해도 두 달 밖에 남지 않았다
아니 두달이나 남았다고 해야하지 않을까?
‘이룰 수 없는 꿈은 슬퍼요
나를 울려요’
핸폰에서 나오는 이용의 ‘잊혀진 계절’을 따라 흥얼거려보았다
친구 전화
그렇게 건강하던 친구가 10여일 전부터 기침이 났는데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가 너무 심해져 병원을 찾았더니
한쪽 폐가 망가져 입원했다며 시간이 나면 위로 전화라도 한번 해보라고
어? 그게 무슨 말
그렇게 건강하던 친구가 아무 증상없이 갑자기 폐가 망가질 수도 있나?
와 그럴 수도 있는 우리 나이구나
조심조심 산다고 해도 알 수 없구나
늙어가는 길
큰 어려움 없이 걸어가기를 간절히 바래본다
친구에게 전화
얼마나 힘드냐며 왜 갑자기 그렇게 되었냐고
10여일 전 기침이 나기 시작했는데 어딜 가기로 약속되어 있어서 빨리 나으려고 술을 몽땅 마셔 버렸단다
평소 몸이 좀 아프려는 징조가 보일 때 술을 마셔버리면 그 이튿날 몸이 괜찮아졌단다
이번에도 그럴줄 알고 많이 마셨는데 오히려 그게 독이 되어 병을 키워 버렸다고
기침이 심해져 아들 병원에 가서 엑스레이를 찍어 보니 한쪽 폐에 물이 다 차버렸다고
급성 결핵이라며 지금 물을 빼고 있다고
아이고 우리 나이가 젊지 않은데 젊을 때처럼 행동해 버리다니
젊었을 때 나도 감기가 심하게 들면 소주에 고춧가루 풀어 뚝사발로 두어그릇 마신 뒤 잠자고 나면 감기가 떨어지기도 했었다
젊었던 객기로 그랬던거지
지금은 모든 기능이 하나둘 떨어져 그런 객기는 통하지 않는다
이젠 우리가 조심할 나이라며 잘 치료받아 빨리 낫길 바란다고
조금 무리하면 티가 나는 나이
내 몸을 살살 달래가며 살아가야겠다
큰누님께 전화
어떻게 지내시고 물으니 이번에 매형 생신이었는데 애들이 모두 와서 함께 백수해안도로 구경하고 맛있는 것 드셨단다
참 잘 하셨다
조카들이 시간내어 아버지 생신 함께 쇠었으니 고마운 일이다
항상 내가 생각난다며 틈내어 한번 오란다
한번 찾아뵌다하면서 날짜만 가고 있다
추워지기 전에 누님댁에나 한번 다녀와야겠다
건강하게 잘 지내시라니 전화라도 자주 하란다
그래 전화라도 자주 드려야겠다
개짓는 소리 요란
산짐승이라도 내려오나?
님이여!
눈 마중달이 문을 열었네요
올 일년 남은 시간들
알차고 보람있게 마무리해가야 겠지요
점점 추워지는 날씨
건강 관리 잘하시면서
이달에도 건강 행복 평화가 늘 님과 함께 하시기를...